▲ 뒤늦게 편의점업에 뛰어든 이마트 위드미의 한 가게 내부 모습. 출처=이마트위드미

‘편의점으로 출근하고, 편의점으로 퇴근한다’라는 뜻의 ‘편출족’과 ‘편퇴족’이라는 신조어가 익숙할 만큼, 우리 사회에서 편의점이 생활밀착형 공간으로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소비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편의점 산업 규모 역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5년 17조2000억원에서 약 18.6% 늘어난 20조4000억원으로 추정됐다. 

편의점 시장의 연간 매출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세븐일레븐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국내 1호점을 선보인 1989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편의점 수도 2015년 말 2만8994개보다 12.5% 늘어난 3만2611개를 기록하며 ‘편의점 3만 시대’가 시작됐다.

지독한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업체들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 강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제치고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어 아직 ‘성장의 문턱’을 넘지 못한 업체로 이마트위드미가 꼽히면서, 시장이 성장 가도를 달리는 상황을 업고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위드미는 지난 2014년 7월 당시, 기존 편의점 시장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로열티, 24시간 영업, 중도해지 위약금 등이 없는 ‘3무 원칙’을 내걸고 출범,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아울러 최근 몇 년 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물론,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스타필드까지 유통업계가 주목할 만 한 성과를 이루면서 ‘정용진표 편의점’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이마트위드미의 연간 매출액은 2015년 1351억원, 지난해 3784억원으로 180.1% 고속 성장했다. 그러나 당기순손실도 2014년 140억원에서 2015년 271억원, 지난해 358억원으로 늘어나 내실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이마트위드미는 지난달 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해까지 780억원을 이마트가 유상증자 형태로 출자해, 이번까지 총 1000억원 가까이 편의점 사업에 지원한 것이다. 이는 3년 내 5000호점 까지 매장을 확대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계획에 맞춰, 외형 확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편의점 빅3로 꼽히는 CU, GS25, 세븐일레븐과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선 업계에서 나란히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CU, GS25는 연간 출점 점포수가 1400여개로 이마트위드미의 출점 수인 연간 700개와 비교해 2배 높은 수준이다. 운영하는 점포수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이마트위드미는 이달 기준 2000호점을 열었다. CU와 GS25의 경우 지난 3월 기준 각각 1만1273개, 1만1223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약 6배에 달하는 격차가 있다. 아울러 편의점 3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포화 상태에 들어가 매장 늘리기가 사업 운영의 주요 대안에서 벗어날 시점이라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CU와 GS25는 올해도 각각 약 1000개 안팎의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위드미의 올해 출점 예상 점포는 약 700개 수준으로 5000점이 되어야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도 수익 보다는 투자의 해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업계 빅3와의 점포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이들 역시 다양한 PB제품과 차별화 서비스를 선보여 현재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상황이라, 이마트위드미가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잡기에는 매출, 점포수, 규모, 상품 구성력, 브랜드 인지도 등 건너야 할 산이 많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사실 업계 4위로 꼽히는 미니스톱의 경우 지난 3월 기준 2300여개 매장을 운영, 점포수 만큼은 이마트 위드미가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왔지만 미니스톱의 작년 매출은 1조1000억원으로 예상돼 약 3배 정도 높다”면서 “또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미니스톱은 CU와 GS25등을 제치고 점포당 매출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아직은 미니스톱과의 경쟁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부터 지켜봐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다점포화 전략...채널 시너지 극대화

그렇다면 이마트위드미의 향후 전략은 무엇일까.

회사는 올해 들어 공항철도 역사 12개점 오픈,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7개점 오픈 등 이달 2000호점을 돌파하며 다점포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아울러 예술의 전당 내 ‘클래식 편의점’, 스타필드코엑스몰 내 ‘미래형 편의점’과 같이 새로운 매장 개발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모델 출점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위드미 관계자는 “새로운 콘셉트 점포들이 당초 목표대비 10~20%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올해들어 이마트위드미 점포당 평균 매출은 전년대비 5.1% 올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세계그룹 내 채널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신세계백화점 외에도 스타필드, 프리미엄아울렛, 이마트 등에도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위드미 관계자는 “향후에도 다양한 유통채널을 보유한 신세계그룹의 장점을 활용하고 입점 상권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매장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새롭게 오픈하는 위드미 점포에 이마트에서 검증 받은 피코크와 노브랜드 전용존을 도입하는 등 PL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마트위드미 내 차별화 상품으로는 노브랜드 180여개, 피코크 110여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체 매출의 3.5%가 이들 상품에서 나왔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피코크, 노브랜드 때문에 내점 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볼 때 구성비는 향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