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S8이 18일 통신3사의 사전 개통행사를 통해 시장 장악을 위한 몸풀기에 돌입했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프리미엄 스마트폰 본연의 경쟁력에 방점을 찍은 성능, 나아가 인공지능 빅스비까지 동원된 갤럭시S8의 존재감은 이미 시장에 진출한 LG G6를 비롯해 기타 다른 경쟁자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분위기는 분명 호조세다. 18일 기준 업계에서는 갤럭시S8의 예약판매 성적이 10만대를 돌파했으며, 이는 갤럭시노트7과 비교해 2.5배에 달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갤럭시S7은 약 20만대를 팔았다. 수치적 관점으로 보면 갤럭시S8의 초반 흥행은 대성공이다.

▲ 갤럭시S8 SK텔레콤 사전 개통 행사.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115만5000원의 최고가 모델인 갤럭시S8 128GB 라인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지점도 고무적이다. 이미 해당 라인업의 물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제품 수급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갤럭시S8의 고무적인 흐름에 경쟁자인 LG전자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MWC 2017을 통해 빠르게 LG G6을 공개한 상태에서 시장 선점 효과에 이은 대반격을 꾀했으나 생각처럼 일이 풀리는 분위기가 아니다. 한화투자증권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LG G6의 흥행 가능성이 낮다"며 투자의견에 '홀드'를 유지하기도 했다. 다만 LG전자는 "갤럭시S8의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다"며 "강력한 마케팅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LG G6의 강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다음달까지 LG 모바일 전용 앱 ‘LG 스마트월드’에 LG G6 특화 콘텐츠를 현재 200여 개에서 300여 개로 50% 이상 늘리고 24비트 이상의 고음질 하이파이 음원도 강력하게 지원하는 등 콘텐츠 공습에도 열중이다.

▲ 붉은 빛이 감도는 갤럭시S8 기기(둘 다 갤럭시S8). 출처=뽐뿌

그러나 '잘 나가는' 갤럭시S8의 꽃길에도 암초는 있다. 일부에서 갤럭시S8 디스플레이에 '붉은 빛'이 강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사쿠라 갤럭시S8", "레드 게이트", "벚꽃 갤럭시S8", 조기대선의 명칭을 따서 "장미대선, 벚꽃대선을 기념하기 위한 갤럭시S8"이라는 별명까지 붙이고 있다.

실제로 뽐뿌를 비롯해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갤럭시S8 디스플레이에 붉은 빛이 감지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주로 디스플레이 테두리에 붉은 빛이 비치거나 화면 전체가 붉다는 지적이다. 이에 불만을 토로하는 네티즌들의 숫자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주로 디스플레의 설계 결함을 비롯해 색상조절칩 결함 가능성, 특정생산라인의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붉은 빛 갤럭시S8. 출처=뽐뿌

물론 이러한 소위 레드 게이트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갤럭시S7을 비롯해 갤럭시노트7, 나아가 시리즈 일부를 비롯해 심지어 아이폰도 소위 '오줌 게이트'라는 이름으로 디스플레이에 노란색이 감도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말 그대로 '일부의 문제'로 치부되며 이슈화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 자체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충격이다. 갤럭시노트7 발화에 의한 단종으로 쓰라린 추억을 안고있는 상황에서, 갤럭시S8 마저 부적절한 논란에 휘말리면 '끝'이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논란을 두고 "셋팅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기본 셋팅 자체가 '따스한 색상'으로 설정된 상태에서 보는 시각이나 주변의 조명에 따라 붉은 빛이 감도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첫 세팅 당시에 보여지는 붉은 빛'에 대해서는 "각각의 셋팅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붉은 빛이 감도는 것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설정을 통해 바로잡으면 된다"고 밝혔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서비스 센터에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 갤럭시S8 KT 사전 개통 행사.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네티즌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당장 커뮤니티와 블로그를 중심으로 '내 갤럭시S8이 벚꽃 갤럭시S8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법'이 퍼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기의 화면을 백색으로 채워 주변의 조명을 끄고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는 방법이 있다. 다이얼 버전에서 *#7353#을 입력한 뒤 8.TSP Dot Mode를 선택하면 된다. 이 방법은 주로 서비스 센터에서 기기에 무제가 있다고 찾아온 고객을 대상으로 제일 먼저 실시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통해 다양한 강점을 소개한 바 있다. 특히 18.5:9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시각적 기능이 매력적이다. QHD+(2960×1440) 슈퍼아몰레드를 적용했으며 엣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베젤리스의 감각을 잡아낸 부분도 흥미롭다. 기기가 약간 커졌지만 내부 디스플레이 면적이 최대한 확보되어 매끈한 디자인적 심미감도 잡아냈기 때문이다.

전면 베젤은 블랙 색상을 적용해 스마트폰 전면부 전체가 디스플레이인 것 같은 일체감을 준다. UHD얼라이언스의 ‘모바일 HDR 프리미엄’ 인증을 모바일 최초로 획득한 상태에서 최고의 화질과 명암비를 제공하는 HDR(High Dynamic Range) 영상 재생을 지원한다.

그 성능에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전문 기관인 미국 디스플레이메이트도 찬사를 보냈다. 디스플레이메이트가 공개한 평가 결과에 따르면 갤럭시 S8은 주요 평가항목인 밝기, 야외 시인성, 색 재현력 등에서 전작인 갤럭시 S7의 디스플레이 성능을 뛰어넘으며 최고 디스플레이의 기준을 다시 한 번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 갤럭시S8 디스플레이 해상도 비교. 출처=디스플레이메이트 자료

디스플레이메이트에 따르면 갤럭시 S8의 최고 밝기(휘도)는 1020cd/㎡로 측정돼 전작인 갤럭시 S7의 855cd/㎡ 대비 19%가 증가했으며, 색 재현력도 최대 113%(DCI-P3 기준)를 달성해 보다 생생한 색 표현이 가능해졌다. 스마트폰 최초로 듀얼엣지 풀스크린 플렉시블 OLED로 베젤을 최소화한 베젤리스 디자인을 구현했으며 화면비율도 과거의 16대 9에서 18.5대 9로 높아졌다.

레이몬드 소네이라 디스플레이메이트 대표는 “삼성의 갤럭시 S8과 갤럭시 S8 플러스의 디스플레이는 가장 뛰어난 최신 기술의 플렉서블 OLED”라며 “하드웨어적 성능의 향상뿐 아니라 다양하고 우수한 신기능들도 탑재됐다”고 총평했다.

이 대목에서 다른 부분도 아닌, 디스플레이에 지적이 나오는 부분은 분명 뼈 아프다.

한편 인공지능 빅스비 버튼을 둘러싼 논란도 슬슬 고개를 들고있어 눈길을 끈다. 갤럭시S8의 측면에 설치된 별도의 빅스비 버튼의 활용도를 두고 삼성전자가 강력한 제한을 걸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OTA(Over the Air) 펌웨어 업데이트 버전을 통해 빅스비를 소위 만능키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자 불거졌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에서 리뷰 프로그램 책임자인 필립 번이 트위터를 통해 알린 사실이다.

▲ 갤럭시S8 빅스비.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미국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빅스비에 애플의 시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지만, 삼성전자가 이를 봉쇄한 것을 두고 '지나친 간섭'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간단한 맵핑으로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굳이 삼성전자가 이를 막아설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삼성전자가 빅스비의 만능키 방법론을 봉쇄한 이유는 무엇일까? 뚜렷한 설명은 없지만 빅스비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 쉽게 말해 고객들이 다른 인공지능이 아닌 말 그대로 빅스비만 사용하도록 유도하고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고객의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며 "차라리 만능키 기능을 처음부터 지원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 후면의 빅스비 전용 버튼이 보인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사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지능형 인터페이스로 스마트폰과 사용자간의 새로운 소통방식을 선보이는 취지다. 이에 갤럭시 S8은 기존 터치식 인터페이스에 빅스비를 통한 지능형 인터페이스가 더해져 사용자가 더욱 쉽고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음성, 터치, 카메라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할 수 있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양한 방식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서 거의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도 실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좌측에는 빅스비 전용 버튼도 있다.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했으며 우선 전화, 메시지, 설정 등 삼성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고, 향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추후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도 공개할 계획이다. 추후 빅스비는 갤럭시 S8을 넘어 다양한 삼성전자 기기에 스며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는 만능키 봉쇄로 철저한 빅스비 생태계 구축을 노리고 나섰고,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원하는 이들이 반발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홈 버튼을 사라지게 만든 갤럭시S8이 측면에 별도의 빅스비 버튼을 만든 것, 그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버튼을 사라지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별도의 버튼을 또 만들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강조했다. 그 정도로 빅스비 생태계 활성화에 삼성전자의 관심이 크다는 뜻이다. 나아가 그는 "당연히 빅스비를 통해 인공지능 생태계를 창출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이미 가능한 기능을 걷어내는 것은 약간 아쉽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부연했다.

사실 빅스비는 떠들썩한 사전 분위기와 달리 막상 뚜겅을 열자 의외로 기능이 낮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인터페이스 수준을 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딥 러닝을 통한 자가학습을 통해 점점 똑똑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다려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 갤럭시S8 컨셉 이미지. 출처=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