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한테 알리지 않고 1호 개통을 목표로 기다리기 시작했는데 언론에 알려지면서 연락이 끊겼던 친구도 응원해 줬습니다.” SK텔레콤 1호 개통자 김영범씨(27, 원주)의 말이다.

갤럭시S8 첫 사전개통일. 개통 이벤트가 열리는 종각역 SK텔레콤 직영점에 가기 위해 오전 7시에 집을 나섰다. 곧 비가 쏟아질 듯 하늘이 흐렸다.

종각역을 나서자 곧바로 T월드 카페가 시야에 들어왔다. 기자가 도착한 시간은 8시. 개통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 고객들이 종각 T월드 매장에서 아침부터 갤럭시S8 개통을 기다리는 모습, 출처=SK텔레콤

갤럭시S8, 개통 기다리는 그들은?

SK텔레콤 1호 개통자 김영범씨는 옷가지가 들어있는 캐리어와 함께 줄 서 있었다. 사진촬영이 있을 것을 알고 전날 잠깐 화장실에 가서 면도도 깔끔히 했으며 정장도 챙겨입었다. 그는 첫 개통을 위해 지난 13일부터 5박 6일 동안 매장 앞에서 기다렸다.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언론에 노출된 사진을 보고 연락이 왔다. 

기다린지 이틀째되던 날 비가와 그날 밤에만 SKT 대리점 안에서 밤을 보내고 그 외 시간은 노숙했다. 재밌는 추억이 됐다는 그는 “갤럭시S8을 개통하러 오기 전 집에서 검색홈페이지 질문 서비스에 1등으로 개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이 올라온 것을 봤다”면서 “댓글도 여러개 달려 당장 가서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얘기했다. 갤럭시S8 체험장에서 직접 기기를 봤을 때 기대보다 디자인이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빅스비와 덱스 기능도 매력적이어서 기기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갤럭시S7을 쓰다가 갤럭시S8플러스 미드나잇블랙 128기가바이트(GB)로 기기변경을 진행한다. 타 통신사에서 SKT로 요금제 변경할 예정이다. “SKT가 1등 사업자라 멤버십 혜택도 좋고 이번 개통 행사 사은품도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8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곧 행사장에 도착할 김연아씨와 셀카 찍는 것이라고 미소지었다. 갤럭시노트7 사건 때문에 갤럭시S8은 더 잘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액정이 붉은빛을 띠는 레드게이트현상이 논란되고 있지만 간단한 웹서핑 등을 주로 하므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호 개통을 기다리는 사람은 남양주에서 온 이민국(26)씨다. 1호 개통자와 마찬가지로 캐리어를 끌고 온 그는 14일 오후 2시반부터 4박5일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1호 개통자와 얘기도 나누고 공부도 하며 보냈다. “4박5일 기다리는 동안 아예 씻지 않을 수는 없어 대리점 관계자들과 얘기를 진행하고 화장실에 가서 세수 등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래 갤럭시S4를 쓰다가 잃어버려 현재 갤럭시S2를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갤럭시노트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지금 쓰는 핸드폰이 너무 옛날 버전이라 나오기까지 기다리기 힘들었다. 인터넷에서 노숙자냐는 말을 들었지만 살면서 한번은 해볼 만한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 갤럭시S8 오키드그레이 64GB 제품을 구매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좋아 아이폰은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았다. “기기를 받으면 가장 먼저 이용해 보고 싶은건 빅스비”라며 “빅스비를 통해 사진을 찍어 지인에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사건이 있어 갤럭시S8에 더 노력을 기울였을 거라는 삼성전자에 대한 믿음도 전했다.

잠실에서 온 공문연(27)씨는 4호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새벽 1시에 매장 앞에 도착해 기다리기 시작했다. 당시 광화문 KT에는 11명이 기다리고 있어 SKT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전동 킥보드를 산 김에 킥보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볼 겸 궁금해서 한번 둘러보러 왔다. 도착해보니 미리 기다리는 사람이 3명밖에 없어 줄을 서게 됐다”고 말했다. 웹툰 한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더니 어느새 날이 밝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8명까지 사은품 주니까 기자에게도 줄을 서서 사은품 받으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카메라 성능이 가장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을 많이 찍어 갤럭시S8을 받으면 사진을 가장 먼저 찍어보고 싶다고 한다.

8시 40분쯤 되자 개통을 기다리는 사람이 15명으로 늘었다. 매장 안은 취재진으로 꽉 찼다. 개통을 기다리는 사람보다 취재진이 많아 보였다.

윤상민 종각 SKT 대리점 점장은 “보통 이틀 전부터 기다리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5일 전부터 와 놀랐다”며 “작년 갤럭시S7 개통일 때 첫 개통자는 이틀 전부터 기다렸다”고 얘기했다.

▲ 김연아씨(왼쪽)와 이인찬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오른쪽)이 1호 개통 고객(가운데)에게 시상을 하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은 1호 개통 고객에게 총 500만원 상당의 삼성 SUHD TV와 리니지2 레볼루션 아이템 구매권을 제공한다. 2호~ 8호 고객에게는 삼성 노트북, 여행상품권, 전동 자전거 등을 증정하고, 9호~100호 고객에게는 현장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을 선물한다.

KT·LGU+, 개통 첫날은?

KT는 18일 오전 8시부터 예약가입자를 대상으로 갤럭시S8, 갤럭시S8플러스 개통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미리 선정된 88명의 예약가입자와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이 함께했다.

KT 갤럭시S8 개통 1·2호는 16일부터 2박3일 간 KT스퀘어 앞에서 대기한 20대 남녀 대학생 커플이 차지했다. 1호 가입자는 김효진(25, 경기 성남)씨며 2호 가입자는 윤유림(22, 경기 성남)씨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통신 파트너인 KT는 1호 가입자인 김효진씨를 성화봉송 예비주자로도 선정했다. 김씨는 IOC 및 조직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성화봉송 주자로 활약하게 된다.

1호 가입자를 위해 연간 최대 24일의 데이터로밍 무제한 혜택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요금제 ‘LTE 데이터선택 87.8’을 1년간 지원한다. 갤럭시 체인지업 1년 이용료도 면제해준다. 1~8호 가입자에게는 기어S3 프론티어를 선물한다. 88명 중 8명을 추가로 뽑아 삼성 노트북 9올웨이즈, 기어S3 프론티어, 기가지니 등을 제공했다. 사전개통 행사에 참여한 88명 고객 전원에게는 삼성 무선충전 패드, 삼성 레벨유 무선헤드셋, 한정판 옥스포드 KT블록 등을 제공했다.

LGU+는 1호 개통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최순종 LG유플러스 모바일사업부장 상무는 “고객 줄 세우기 같은 전형적 개통 행사를 생략하고 사전 개통을 통해 신속하게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예약고객을 위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