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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철의 2017 대선 파헤치기-④] 후보들, 전략을 수정하라
김구철 전 아리랑TV미디어고문  |  gucheol@naver.com  |  승인 2017.04.18  12:30:46
   
 

준비 안 된 전략은 전략이 아니다

IMF 위기 이후 2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에는 ‘전략’이라는 말이 널리 통용돼 왔다. 전략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사소한 일에도 ‘전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전쟁을 다루는 전략과, 전투를 다루는 전술조차 구별 못할 정도가 돼 버렸다. 작전이나 계획, 접근법같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경우에도 전략이라는 단일 언어만 고집한다. 필자 같은 전문가가 ‘전략의 과잉’을 우려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의 선거 ‘전략’을 재검토할 것을 각 후보 진영에 제안한다. 이제 선거 구도가 변곡점을 넘어 정리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대세론’과 ‘적폐청산’을 양축으로, ‘조직력’으로 보완하는 기본전략으로 경선에 이르기까지 나름 성공했다. 그러나 본선에 접어들면서 적폐청산론은 중도 보수의 저항에, 조직은 확장성 한계에 부딪히면서 대세론이 흔들렸다. 특히 ‘안철수를 지지하는 모든 국민이 적폐 세력이고 청산 대상이냐?’고 안철수 후보로부터 역공당한 것이 컸다.

4월 10일을 기점으로 문재인의 메시지는 ‘통합’으로 바뀌었다. 적폐 청산론을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박영선 전 대표에 대해 두 번 세 번 간곡하게 예의를 갖추면서 민주당 안방부터 단속하고 있다. 통합 기조는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박원순 시장을 지지하던 인사들이 문재인 캠프에 합류하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그동안 닫혀 있던 캠프의 문도 다시 열었다. 대세론마저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후보와 캠프가 ‘겸허하게’, ‘개방적으로’, ‘유연하게’ 처신하려 애쓰는 것이 역력하다. 필자는 일찍이 지난 2월부터 문재인의 대세론에 대해 시기상조론을 제기하고, 적폐청산보다는 통합의 메시지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전략의 수정이, 선제적은 아니나 실기하지는 않았다고 평가된다.

   
▲ 지난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

전략과 전술의 구별이 필요하다

안철수 후보는 그동안 좁은 호남에 문재인의 역량을 가두는 ‘반문 호남 정서’를 주전략으로, 문재인에 대한 네거티브와 자강론을 보조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그러나 4월 둘째 주부터 본인에 대한 검증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지지율이 정체 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양자 대결에서도 오차 범위 이상으로 크게 뒤졌다. 지난주 필자가 제기한, 안철수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문재인의 ‘적폐론’이 약발이 다했다면, 안철수의 ‘반문’ 구호도 서서히 약효가 끝나간다고 봐야 한다.

안철수는 아쉽게도 자강론을 던지고 반문연대를 주도할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이 급등할 때 연대를 제안했다면 본인에 대한 검증 공세를 덮을 수 있었을 것이다. 높은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약간의 지분을 주고 연대를 주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제안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김종인, 정운찬 등이 불출마 선언까지 한 마당에 연대는 이미 꺼진 불이다.

안철수는 전략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전략 라인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면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수정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안철수는 외부 인사 영입으로 흐름을 바꾸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철학이나 소신, 명분의 변화가 아니라, 판세 변화에 따라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인사들이 과연 지지율을 움직일 힘이 있을까?

전술이 전략의 변경을 초래한다

투표일이 20일 남은 시점, 홍준표 후보는 아직도 전략적 목표와 주적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는 현재 8%인 지지율을 하루 1.5%씩 최소 30% 올려야 뭔가를 노릴 수 있다.그러나 그래봤자 38%, 냉정하게 말해 역전 우승은 없을 것이다.

문재인을 공격해도 그 표는 흔들리지 않고 홍준표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는다. 홍준표가 2위도 아닌 3위에 그친다면, 지리멸렬한 보수는 내년 지방선거마저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 TK 당으로 전락한 보수는 3년 후가 될지 5년 후가 될지 모르는 총선과 대선도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따라서 홍준표는 2위를 목표로 안철수를 주적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안철수를 지지한다고 답하는 40% 가까운 보수층. 이들은 홍준표가 앞으로 20일 동안 어떤 메시지, 어떤 역량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 홍준표에게 표를 던질 것인지 안철수에게 표를 던질 것인지, 아니면 아예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것인지.

선거는 이제 20일도 남지 않았다. 후보들과 캠프는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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