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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철의 2017 대선 파헤치기-⑤] 철저히 검증하라
김구철 전 아리랑TV미디어고문  |  gucheol@naver.com  |  승인 2017.04.18  13:30:51
   
 

검증은 필수적인 선거 과정의 일부다

지난주,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지지율에서 대등하거나 추월한 시점에서 필자는 안철수의 위기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안철수에 대한 검증이 시작될 것이고, 안철수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4월 두 번째 주말 부활대축일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여론 조사 결과 안철수의 상승세가 꺾인 것이 확연하다.

안철수 즉 국민의당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안철수의 지지율은 절반 이상이 본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언제든 떠날 가능성이 높은 보수 성향이다. 둘째, 주로 사적 분야 그것도 과잉 보호를 받는 벤처 출신의 안철수에게 공격받을 소재가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국민의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검증이란 미명하에 이뤄지는 네거티브 공세는 선거 운동의 품격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지양돼야 하며,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견 그 말은 맞다. 그러나 ‘비전과 정책’은 베낄 수 있지만, 도덕성 검증은 본인에 대한 직접 검증이다. 또 ‘비전과 정책’이 ‘돼야 할’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이라면, 검증은 ‘돼서는 안 될’ 사람을 걸러내는 과정이다. 어느 쪽이 우선일까?

돼서 안 될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 먼저다. 공직을 담당할 만한 도덕성을 갖추었는지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특히 사적 분야에서 활동하던 인물은 아무런 검증을 받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더 가혹한 검증이 필요하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공과 사의 구별’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 지난 13일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 5명이 모두 참석하는 첫 합동 TV 토론회가 열렸다.

검증을 대하는 자세와 과정도 검증이다

뿐만 아니라 ‘검증’은 부정적 이슈에 대응하는 자세와 방법, 논리 등 후보와 캠프의 다양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실제로 주요 후보와 캠프는 부정적 이슈 공방을 통해 대응 능력을 과시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필자로서는, 어느 쪽에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A 후보는 특전사 사병 시절 여단장에게 표창받은 경력을 언급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B 후보는, 보좌관과 비서관에게 대학교수인 부인이 부인의 개인적 업무를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A 후보의 ‘표창’ 경력은 군인으로서는 자랑스럽지만, 정치적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사안이고 결과적으로 호남 지지율에 큰 타격을 받았다. B후보의 사안은, 공사(公私)의 혼동으로 어떤 변명도 용인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지만, 지지율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영향을 받았다. 사안의 본질보다는, 대응 과정이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 때문이다.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필자는 후보 진영에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조직이 부정적 이슈 대응에 실패하는 것은 대부분, 폐쇄적 의사 결정 때문이다. “어떻게 그렇게 삐딱하게만 생각하나?”는 태도다. 집단 극단화(collective polarization)라 하는데, 수장의 아집이 근본 원인인 경우가 많다.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방적 사고, 시장 중심적 사고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가장 큰 원칙은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받아들이는 자세다. 내 생각을 유권자가 무조건 받아들이기를 기대하지 말고, 다른 각도에서 사안을 볼 수도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개방적 사고의 바탕 위에서, 3단계 행동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드러내라(Disclose), 사과하라(Apologize), 설명하라(Explain), 영어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서 DAE 원칙이라 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6대 행동 강령을 따른다.

진실을 말하라. 거짓말하지 마라. 숨기려하지 마라. 나쁜 소식은 직접 제기하라. 되도록 내가 먼저 이야기하라.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라.

‘내가 먼저’ 이야기하고, ‘자신의 언어로’ 설명한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이는 이슈에 대한 프레임을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특별히 중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국내 최초로 위기커뮤니케이션(Crisis Communication)을 소개한 졸저 ‘제국의 몰락’(2013)을 참고하기 바란다.)

당선된 후 국정 운영 과정에도 부정적 이슈는 비일비재할 것이다. 국민은 미래의 대통령이 이런 어려움에 잘 대응할 것을 기대한다. 흔들리지 않고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나라를 통합할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그러므로 현재의 ‘검증’, 네거티브 공방은 진정한 지도자를 가리는 매우 유용한 기준이기도 하다. 후보들이 이 원칙과 행동 강령을 잘 새겨, 검증의 높은 파도를 잘 헤쳐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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