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도심 아파트의 '반란'이 무섭다. 

4월 기준 종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19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용산구 아파트 값은 강남구·서초구에 이어 서울 시내 3위로 3.3㎡당 시세가 2506만원까지 올랐다.  용산구는 아파트값이 송파구(2487만원)보다 높아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4일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1주일 전보다 0.06%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용산, 성동, 마포구에 이어 서울 종로구의 아파트값이 3.3m²당 1900만원을 넘었다. 지난 2월까지는 1668만원에 불과했던 종로구의 평균 아파트값은 190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1668만원이었다. 종로구는 올해 1분기(1∼3월) 아파트값 상승률이 1.02%로 가장 높았다. 

이같은 종로구의 반란은 교남동 재개발 아파트인 ‘경희궁 자이의 2월말 입주가 시작된 영향이 크다. 현재도 입주가 진행 중인 경희궁 자이는 전용면적 84㎡(34평형) 9억5000만~10억5000만원에 달한다. 분양 당시  3.3㎡ 당 2280만원 수준으로  전용 84㎡ 분양가가 7억85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억원 이상이 프리미엄으로 붙은 셈이다. 

인근 서대문구 D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인근에 준공된지 7년여 된 '돈의문 센트레빌'을 제외하면 새 아파트가 없는데다 오피스가 밀집한 광화문 등 도심과 인접해 싱글이나 2인가구, 대가족 등 다양한 평형으로 도심 생활을 즐기는 다양한 연령대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가 등 임대료 수준이 높아 투자 수요도 많다고 귀띔했다. 도심에 근접한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도 최근 가격이 수천만원 상승했다. 

현재 서울 강북지역 중 평균 아파트값이 1900만원 이상인 곳은 용산구, 마포구, 성동구, 종로구 등 4곳이다. 마포구와 성동구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기준 1917만원으로 오르면서 처음으로 1900만 원대를 넘어섰다. 이후에도 줄곧 상승세다.

재건축 단지와 도심 근접 아파트의 가격이 도심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1주일새 평균 0.09% 올랐다.

그에 반해 신도시 아파트값은 변동이 없었다. 서충원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심 회귀' 현상은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설명한다. 서 교수는 "경기도 신도시 주민들의 도심 회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서울 시내 부동산 수요는 서울시만 보면 안된다. 수도권 전체 인구는 2000만명에 달하는 경기도권 배후수요를 가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분양업체 관계자는 “강북 도심이 강남은 물론 강동이나 강서 지역보다도 저평가돼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1기 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서도 최근 ‘인서울’ 경향이 보여진다. 최근 급등한 용산구가 강북 전체 시세를 이끌었다고 보기보다는 그간 저평가됐던 도심이 가격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심 지역 신규 주택 공급이 적었고 강남보다는 교육 문화 인프라가 낙후됐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 와 많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박태원 광운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컴팩트 시티 개발이 본격화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보행을 즐기는 인구가 늘게 되고 이것이 또 도심을 더욱  발달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교수는 "과거 도심부는 주거 쾌적성이 떨어졌다. 공해도 심했고 주간 활동인구와 야간 정주인구의 격차가 커 ‘도넛 현상’이라고 하는 도심 공동화도 심했다. 때문에 정부도 서울 거주자들의 신도시로의 ‘직주원접’를 유도했다"고 신도시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원유가 상승 등으로 원거리 통근의 부담을 느낀 신도시 주민들의 도심 회귀가 두드러졌다. 또한 ‘딩크족’, ‘보보스족’으로 불리는, 자녀가 없고 소비력을 가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문화 인프라를 갖춘 도심 지역 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