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5G 광고물, 출처=KT

국내 이동통신사 간 5G 경쟁이 치열하다. 4차 산업혁명 중심인 5G 기술 개발에 투자하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중이다.

물론 5G 국제 표준 규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때문에 아직 5G 지원 단말기도 없지만 이동통신사는 자사 기술을 표준에 넣기 위해 투자와 홍보를 아끼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1일 SK행복드림구장 앞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등을 체험할 수 있는 ‘5G어드벤처’를 4일 동안 설치했다. KT는 2018년 개최될 평창동계올림픽 때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LGU+는 지난 2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7에서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와 협력해 5G 중요 장치 ‘무선 백홀 기지국’을 선보였다.

황창규 KT 회장은 MWC 2017 기조연설에서 “KT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5G 표준화 주도, 핵심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얘기했다. LG유플러스측은 5G 통신을 구현하려면 4G 시행시보다 더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중심, 5G

5G는 4세대 통신을 넘어선 5세대 통신을 말한다. 2기가헤르츠(GHz) 이하 주파수를 사용하는 4G 롱텀에볼루션(LTE)과 달리 28GHz의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한다. 5G 다운로드 속도는 현재 이동통신 속도인 300메가비트(Mbps)에 비해 70배 이상 빠르고 LTE에 비해 280배 빠르다. 5G를 이용하면 1기가바이트(GB) 용량 영화 한 편을 10초 안에 내려 받을 수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4G보다 뛰어난 5G 특징으로 3가지를 꼽을 수 있다며 △데이터 전송률 증대 △5G 데이터 지연 시간 축소 △현재 사물인터넷(IOT) 한계 극복을 언급했다. 데이터 전송률을 확대하고 데이터 지연 시간을 축소하면 지금보다 훨씬 빠른 통신 속도를 이룰 수 있다. 최대 다운로드 속도 20기가비트(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 100Mbps인 5G가 전제돼야 광대한 데이터가 발생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IOT,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제대로 시행할 수 있다.

투자, 홍보 중요하지만 4G 경우처럼 될 우려

업계 전문가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세계이동통신표준협회(3GPP)에서 초기 5G 표준규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표준 규격 제정은 5G 시행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G는 통신 기술이다 보니 기지국과 모바일 기기가 갖춰져야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

기지국 관련 장비를 만드는 회사와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공통 규격을 가지고 장비와 모바일 단말기를 만들어야 통신이 이뤄진다. 때문에 표준 규격에 자사 기술이 들어가면 표준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료 등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물론 미국 버라이즌, AT&T 등도 국제 표준에 자신들 기술을 넣기 위해 시범 테스트를 하는 등 분주하다.

5G는 초연결 시대의 핵심 인프라이자 가장 기본적인 무기이기에, 이를 둘러싼 각자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는 뜻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5G에 대한 투자는 분명 이뤄져야하지만 지난 4G 마케팅 논란처럼 흘러가는게 아니냐는 걱정도 감지된다. 지난 4세대 이동통신 기술, 'LTE 마케팅 흑역사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다.

지난 2014년 이동통신 3사는 저마다 LTE 기술을 광고했다. SKT는 2014년 12월 3밴드LTE-A 세계 최초 상용화를 주장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S-LTE’를 전용 단말기로 출시하며 100명의 체험단에게만 제품을 공급한 바 있다. 3밴드 LTE-A는 3개 대역 주파수를 묶어 최고 300초당메가비트(Mbps) 속도를 낸다. 이는 기존 일반 LTE보다 4배 빠르다. 

그러나 KT는 이를 두고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상용서비스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도 고객 판매용이 아닌 체험용 단말기로 최초 상용화를 주장할 수 있다면 LG유플러스는 이미 상용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는 당시 2014년 8월 19일부터 11월 21일까지 통신3사의 무선 데이터망 속도를 측정 결과를 내놨다. 광대역 LTE-A 기준 SK텔레콤은 114.4Mbps, KT와 LG유플러스는 113.2Mbps 무선 데이터망 속도가 측정됐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는 자사 광대역 LTE-A 속도가 평균 225Mbps라 광고해 뭇매를 맞았다.

무선기지국 수가 업체들이 홍보했던 것보다 적어 LTE-A 서비스 과대광고 논란도 있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앙전파관리소는 2014년 7월 ‘이동통신 대역별 무선국 현황’을 공개했다. SK텔레콤 광대역 LTE-A 기지국은 약 17만3200개였다. 회사가 광고했던 21만개와 3만 5000개가량 차이 났다. SK텔레콤은 “미래부 통계에는 실내에 설치한 소출력 기지국 수가 반영되지 않는다. 전체 기지국 수는 21만개가 맞다”며 설명한 바 있다.

KT는 당시 광대역 LTE 기지국의 경우 약 10만7100개로 3사 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광대역 LTE-A 기준으로는 3사 중 가장 적었다. 보조망인 일반 LTE 기지국은 약 1만9000개로 경쟁사 10분의1이다. 광대역 LTE-A는 광대역 LTE망과 일반 LTE망을 묶는 것이기 때문에 LTE 기지국 수가 적으면 전국을 빈틈없이 커버할 수 없다. 그러나 KT는 “국내 최다 10만 광대역 기지국, 빈틈없이 촘촘한 KT 광대역 LTE-A”라고 홍보했다.

LG유플러스 LTE 기지국 수는 약 10만8900개로 SK텔레콤과 비슷했지만, 광대역 LTE 기지국 수는 3만7000여개로 경쟁사보다 적었다. 광대역 LTE-A 기지국은 SK텔레콤보다 적었다. LGU플러스는 “세계 최고 수준 광대역 네트워크 전국망을 구축했다”고 홍보했다.

이처럼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과거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점진적 테스트와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는 업계 중론이다. 초연결 시대의 핵심인 5G가 LTE 경쟁의 흑역사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기본으로 돌아가 충실한 투자 및 냉정한 상황판단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