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4월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투자업계에서는 ‘이변이 없었다’는 평가다. 경제지표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공존하는데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기에 적절한 조치라는 의견이다. 보험업계 역시 근본적으로 경기개선이 선행돼야 금리가 오르고, 가입자 증가 및 투자수익 증가가 나타나기 때문에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연내 동결 전망 우세…“국내 통화정책이 중요”

13일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금리 동결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내린 이후 10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변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전반적 회복세로 인해 수출호조와 설비투자가 나타나지만 경기 회복과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해 금리 동결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완화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면서 “미-중 무역 갈등과 최근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음을 감안하면 연내에는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이 총재가 향후 성장과 물가 경로를 고려했을 때, 이전보다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면서 “국내경제의 추세적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은 연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출처=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에는 글로벌 요인보다 국내 사정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내외 금리차 및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 역시 높지 않은 상황이며, 특히 자금 유출입은 내외 금리차 뿐만 아니라 자금 흐름은 경기 펀더멘털‧환율‧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해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며 “대외 통화정책 변화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며 오히려 중기적으로 성장률 재고를 위해서는 가계 소득 증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은 지난해의 2.8%보다도 낮고,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향후 국내 통화정책은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및 재정정책(추경) 시기와 규모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경기 개선세 환영…“보험업계 도움될 여지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 경기 개선세는 환영하는 모양새다. 가계 부담으로 인한 보험해지가 늘어나는 가운데 계약해지 움직임이 완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다.

실제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41개 생명·손해보험사가 고객에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22조9904억원에 육박했다. 월평균 상승분은 2조5000억원 규모였다.

▲ 출처=생명·손해보험협회

해지환급금은 보험계약자가 만기 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 돌려받는 금액이다. 보험계약 특성상 보험료에 부과되는 사업비 비중이 초반에 높기 때문에, 중도에 해지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해다. 즉, 소비자들은 손해를 감수하고도 보험을 해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실시한 보험소비자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이유 중 70.3%가 ‘보험료 납입이 어려워서’ 또는 ‘목돈이 필요해서’라고 답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요인이 사라졌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경기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완만하게라도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보험업계에도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만일 경기 개선으로 인해 시중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면 보험업계에 유리하다. 기본적으로 금리 인상은 자산운용 수익률이 높아지고 투자영업성과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경기 개선세가 지속돼 금리가 인상된다면 일시적으로 RBC비율이 하락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산운용에서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