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이 LTE 전국망에 적용된 배터리 절감 기술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출처=KT

KT가 12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는 ‘C-DRX’ 기술을 지난 1일부터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KT의 LTE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별도 업그레이드 없이 배터리 사용 시간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동통신 3사 간 신기술 도입에 관한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C-DRX는 배터리 용량을 물리적으로 늘리지 않고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시간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은 C-DRX 기술을 통하면 갤럭시S8 기준 배터리 이용 시간이 최대 45% 증가해 약 4시간 30분 더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말기와 이용하는 콘텐츠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5~45% 정도 절약된다는 설명이다.

3GPP 표준규격 기술 C-DRX

C-DRX는 3GPP 표준 기술이다. 3GPP는 LTE등 무선 통신 관련 국제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설립된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다. C-DRX 기술은 이미 미국 AT&T와 버라이즌, 일본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 프랑스 오렌지, 영국 보더폰 등 해외 통신사에서 채택하고 있다.

C-DRX는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린다. 데이터 연결 상태에서 송수신이 없을 때 LTE 데이터 통신 기능을 차단해 배터리를 절감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네트워크에서는 데이터 이용 중 스마트폰과 통신사 기지국 간 통신이 끊임없이 지속한다.

김태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동전송연구부 부장은 “3GPP 표준규격에 들어있는 기술은 어느정도 다 효과가 있는 기술”이라며 “단말기 배터리 절약이 있어 규격에 들어간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 C-DRX 작동 원리 설명 사진, 출처=KT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술 규격 자체는 2008년에 나왔으며 2011년에 이통 3사가 관련 기술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이미 해외에서는 여러 통신사가 채택하고 있는 기술을 이제야 적용하는 이유는 현재 국내 통신 품질이 높아 C-DRX 적용 통신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KT에 따르면 미국 통화 성공률은 89.92%며 한국은 99.96%다. 데이터 손실률도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 국내 데이터 손실율은 0.06%다. 미국은 0.83%, 영국은 0.21%, 일본은 0.34% 수치를 보인다. 데이터 손실률이 높으면 인터넷 연결이나 통화가 끊기는 등 영향을 받는다.

KT가 C-DRX를 처음 적용해 실험했을 때 데이터 손실률이 0.14%였다. 국내 평균치보다 0.08%p 높았던 것. 기술 적용시에도 데이터손실률 0.06%를 달성하기 위해 2년간 네트워크 최적화 기간을 거쳤다. 음성통화 같은 경우는 데이터 사용량이 별로 없어 음성통화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데이터를 이용하는 카카오톡 영상통화나 음성통화 같은 경우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주고받는 경우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동통신 3사, C-DRX 도입 논란

KT가 국내 최초 전국망 도입이라고 발표하자 SK텔레콤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해당 기술을 적용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인프라 구축 완료하고 수도권·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LGU+는 이미 인프라는 전국망에 적용 했으나 품질 저하 가능성 등으로 아직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던 것 뿐 판단 시기 차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달 초부터 갤럭시S8 때문에 기지국 업그레이드 진행중이라 C-DRX 기능을 꺼놨다”며 “지난해 5월부터 수도권과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 이미 서비스 제공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술 수준은 이미 KT가 제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서비스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C-DRX 서비스 품질 안정성을 검증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텔레콤 관계자는 “2013년부터 관련 인프라를 구축했으나 서비스 시작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고민하느라 아직 시행을 결정하지 않은 것 뿐”이라며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준비는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방이 스마트폰과 기지국 간 통신이 지속될 때만 골라 음성 연락이나 데이터를 보내는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KT에서 얘기하는 수준은 우리도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고 고객들이 원한다면 제공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5년에도 이동통신 3사는 LTE 상용화 시점을 두고 논란을 벌였다. KT가 LTE 서비스와 와이파이를 결합, 속도를 높인 기가 LTE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발표하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반박했다. SK텔레콤은 “KT보다 앞서 LTE와 와이파이를 동시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 완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LG유플러스도 같은 기술 서비스 인프라 작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