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유튜브

피투성이의 아시아인 승객이 유나이티드 항공 비행기에서 끌려 내리는 동영상이 방영된 이후 11일(현지시간) 이 회사의 주가는 4% 떨어져 2억 5천만 달러(2870억원)가 사라졌고, CEO 사임 주장이 빗발쳤으며, 중국에서 이 항공사 불매 운동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이러한 유나이티드 항공의 피해는 과연 계속 지속될 것인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동영상이 매우 충격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크게 상심해서 감정적 분노를 분출하는데, 대개 그런 감정은 며칠, 아니면 길어야 몇 주 밖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실은, 소비자들은 그런 분노에 앞서 오래 동안 그 회사가 제공하는 저렴한 가격, 편리함, 개인적 취향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 유행하는 합병 돌풍으로, 미국에는 네 개의 항공사만 남아있는 관계로, 소비자들에게는 마땅한 대안도 없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 2010년 컨티넨탈 항공을 인수함으로써 휴스턴과 뉴어크(Newark) 승객 50% 이상을 차지했고, 위싱턴 덜레스 국제공항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뜨는 비행기 세 대 중 한 대는 이 항공사 항공기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측은 이 승객이 자신의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 승객은 비명을 지르면 보안원에 의해 끌려 나가 시카고 오헤어 공항 터미널로 송환되었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해당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곧 바로 일반 국민들에게 사과를 표명하도록 자문해 주는 것도, 고객들의 저항이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69세의 아시아 고객이 시카고에서 루이스빌로 가는 비행기에서 강제로 끌려 내려진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틀 후인 11일에, 유나이티드의 오스카 무노즈 CEO도 바로 그대로 시행했다. 무노즈 CEO는 일체의 회사 방어 조치를 포기하고 다음과 같이 성명을 발표했다.

“강제로 끌려 내려진 고객뿐 아니라, 함께 탑승한 모든 고객들에게 깊이 사과 드립니다. 어느 누구도 이런 식으로 함부로 대해져서는 안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잘못된 것을 시정하겠습니다.”

무노즈의 사과가 나온 지 불과 몇 분도 되지 않아, 이 회사의 주식은 다시 악몽에서 회복되기 시작했다. 사건 직후 4.4% 폭락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다시 상승해 1.1% 하락에 그쳐 70.7달러로 장을 마감한 것이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켈로그 경영스쿨의 라크쉬만 크리슈나무르티 마케팅 담당 교수는, “이번 사건의 충격도 단기간의 해프닝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도 디젤 엔진의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 그들의 판매는 멀쩡하지요. 도요타도 1년 전에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 문제 없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유나이티드도 대외적으로 잠시 혼선에 빠진 가장 최근의 한 회사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회사들의 공통점은 문제를 비교적 신속하게 해결해 회사의 실적에 지속적인 피해를 거의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료 산업에서 사실상 독과점 회사인 펩시콜라(PepsiCo)는 모델 켄달 제너가 시위 군중 속을 헤치며 걸어 들어가 경찰에게 펩시콜라 한 캔을 건네는 2분 30초짜리 광고를 내 보낸 뒤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이 광고가 경찰의 흑인 사살에 대한 대중 시위에서 도용한 것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자,  펩시는 24시간 이내에 이 광고를 내렸다. 그리고 6일이 지나자 이 회사의 주가는 다시 원상회복 되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의 모라이스 슈바이처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펩시의 대응은 신속했습니다. 그들은 깊은 사죄를 표명했고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달랜 것이지요. 이번에 유나이티드도 쉽게 회복할 것입니다. 사죄 표명 한 마디만 있다면 말입니다.”

폭스바겐과 도요타도 위기에서 살아 남았다. 2015년에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폭스바겐이 디젤 배출 가스를 감추기 위해 자동차 어느 부위에 특수 장치를 사용했다고 발표했고, 도요타 자동차는 ‘가속 페달 결함’으로 인한 사망 사고로 2009년에 대외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은 적이 있다.

그러나 2016년에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각각 1030만대와 1020만대의 자동차를 팔아 모두 최고 판매치를 경신했다.

평판관리 컨설턴트의 에릭 쉬퍼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역사는 소비자의 편이 아닙니다. 독점적 위치에 있는 기업 CEO들은 믿는 게 세 가지가 있지요.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한 광고, 소비자들의 짧은 집단 기억, 그리고 회사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소비자들의 길들여진 편의성이 그것입니다. 그들은 시간이 약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그것은 사실이지요. 사람들이 잘 잊으니까요.”

사람들이 지금 소리 높여 외쳐 대는 것은 기업에게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차피 3개월이나 6개월만 지나면 그들의 분노는 구매 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에게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메시지는, 기업의 분기 실적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장기적 보이콧을 보내는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충격을 줄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어야 합니다.”

사실 유나이티드는 그 동안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가 살아 난 적이 여러 차례 있다.

2008년에, 유나이티드는 한 뮤지션의 3500달러짜리 주문 제작된 테일러社 기타의 기내 소지를 허용하지 않고 화물칸에 싣도록 했다. 짐칸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기타에 손상이 생겼고, 유나이티드가 파손된 악기에 대한 배상을 거부했을 때 이 뮤지션은 어찌해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나중에 이 기타리스트는 곡을 하나 썼는데, 이 곡의 제목은 “유나이티드가 내 기타를 부셨네”였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바이럴이 되어 퍼져 나갔다.

지난 달에도 유나이티드는 레깅스를 입은 소녀 두명의 탑승을 금지시켰다. 무료 탑승하는 직원 친지나 가족에 대한 회사의 복장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위기 관리 전문가인 앤드류 길먼은 이렇게 말한다.

“유나이티드의 이번 실수도 결국 잊혀질 것입니다. 그들은 속으로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당신이 비행기 여행을 선택할 때 한 가지 선택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선택이 있다면 다른 선택을 할 텐데 말입니다.”

항공전문 매체 에어라인 위클리(Airline Weekly)의 어낼리스트이자 파트너인 세스 카플란에 따르면, 빅4, 즉 사우스웨스트 항공, 아메리칸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델타 항공 4개사가 미국 시장의 85%를 독차지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최근 뉴어크 노선을 늘려 달라는 유나이티드의 계획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유나이티드의 지배적 위치를 더 강화하는 것은, 이미 전국 최고의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이 지역의 고객들을 더 높은 요금과 선택의 축소로 몰아 넣는 것입니다”

카플란은 이렇게 말한다.

“유나이티드 항공기들은 여전히 만석으로 운행되겠지요. 하지만 그 고객들이 모두 어쩔 수 없이 유나이티드를 탄 것이라면 그것은 회사에 절대 좋은 일이 아닙니다.”

그는 “좋은 평판이야말로 회사가 장기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길”이라며 “마지막 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타는 항공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런 회사들이 그런 조치를 취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쓸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