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 출처 = 한국토요타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디자인과 공간 활용, 날렵한 디자인.

출시 시기, 기본 성능 등이 비슷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과 토요타 ‘프리우스’(4세대)가 다시 한번 맞붙었다.

이번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PHEV) 시장에서다. PHEV는 하이브리드자동차(HEV)와 순수전기차(EV)의 중간 단계 기술력이 장착된 모델이다. 순수전기차 시대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차량이기도 하다.

당장 판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브랜드들이 집중하고 있는 곳이다. 고객 선점을 통해 향후 전기차 시대가 열렸을 때 교체 수요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현대차와 토요타가 국내 시장에서 아이오닉, 프리우스를 앞세워 대리전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현대차 아이오닉 플러그인과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의 상품성을 분석해봤다.

▲ 현대차 아이오닉 플러그인 / 출처 = 현대자동차

개화하는 시장···“매력은 충분”

아이오닉 플러그인과 프리우스 프라임의 가장 큰 공통점은 브랜드의 기술력을 총집약해 만든 PHEV라는 것이다.

PHEV에는 통상적으로 HEV보다 큰 규모의 배터리가 올라간다. 배터리를 사용해 순수 전기모드로 일정 수준 주행이 가능하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가솔린 동력을 활용해 차를 움직이거나 배터리를 다시 채워 달린다.

HEV와 EV의 ‘중간 단계’로 이해하면 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전기차의 장점을 갖추면서도 항속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한 것이 특징이다. 외부전원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도 있다.

▲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 출처 = 한국토요타

태생적 한계도 있다. 배출가스 등 친환경 규제는 맞추면서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교두보’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궁극적으로 만들고자하는 차는 아니라는 얘기다.

역설적으로 이에 따른 매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출퇴근용으로 사용할 경우 전기모드만 사용해 유지비를 아낄 수 있는데다 기름을 활용할 경우 장거리 여행도 가능한 것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 충전에 들어가는 시간 문제 등 전기차가 지닌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PHEV의 경우 운전자의 성향과 사용 패턴에 따라 EV나 HEV보다 훨씬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전용 충전기 대신 220V 어댑터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지만, 가정에서 이용할 경우 누진세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 출처 = 각 사

비슷한 구조, 전면부 인상에 주목

외관에서는 두 모델 모두 해치백을 기본 형태로 가져가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470mm, 전폭 1820mm, 전고 1450mm, 축거 2700mm다.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은 각각 4645mm, 1760mm, 1470mm, 2700mm의 크기를 지녔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전장인데, 프리우스 프라임의 경우 PHEV를 개발하며 전장을 더 길게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측면에서 봤을 때 차량이 더욱 날렵하게 느껴진다.

축거가 동일한 탓에 실내 거주공간에 대한 차이는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전폭의 차이도 체감하기 힘들다.

트렁크 공간 확보를 위한 배터리 배치와 용량, 엔진 크기 등이 대동소이하다. 이 때문에 공차중량도 각각 1515kg(아이오닉)과 1525kg(프리우스)를 기록했다.

실내 인터페이스 역시 각자 하이브리드 모델의 구성을 그대로 가져왔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경우 기어봉을 센터페시아 하단에 넣고 계기판을 대시보드 중앙에 길게 배열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추구했다. 아이오닉 역시 친환경 전용 디자인 요소를 넣긴 했지만, 기본적인 구성은 다른 양산차와 비슷하게 가져갔다.

‘현대차’와 ‘토요타’ 엠블럼 외에 외관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곳은 전면부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경우 기존 현대차 라인업의 디자인 언어를 채용해 안정적인 인상을 구현했다. 날렵하지만 과하지 않은 헤드램프, 패밀리룩을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과감하게 표현된 안개등 등이 눈에 띈다.

▲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 출처 = 한국토요타

프리우스는 보다 공격적이다. 안개등을 통해 멋을 표현한 것은 비슷하지만 라디에이터 그릴을 거의 없애다시피 했고 헤드램프도 훨씬 강렬하게 제작했다. 상황에 따라 존재감을 강하게 뽐내고 있다는 판단이나 지나치게 독특하다는 이미지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공통점을 지녔지만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전면부 디자인이 첫 번째 비교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 엔진에 8kWh급 배터리 조합

파워트레인은 각각 가솔린 엔진과 배터리를 조합해 완성했다. 아이오닉에는 1.6ℓ급, 프리우스에는 1.8ℓ급 엔진이 각각 올라간다. 이는 앞서 출시된 하이브리드모델과 동일하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에는 카파 1.6 GDi 엔진이 장착됐다. 5700rpm에서 105마력, 4000rpm에서 15kg·m의 힘을 내는 심장이다. 8.9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조합했다. 모터는 60.5마력, 17.3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합산 최고출력은 141마력, 최대토크는 27.0kg·m다.

전기 모드만으로 최대 46km 주행이 가능하다. 연비는 휘발유 기준 20.5km/ℓ를 기록했다. 배터리 완충에 걸리는 시간은 2시간15분이다. 주유 시 항속가능 거리는 900km 수준이다.

▲ 현대차 아이오닉 플러그인 / 출처 = 현대자동차

프리우스 프라임에는 직렬 4기통의 1.8ℓ 가솔린 엔진이 올라간다. 5200rpm에서 98마력을 내는데, 모터와 조합을 통해 합산 출력 122마력을 발휘한다.

전기 모드만으로 최대 40km 주행이 가능하다. 가솔린 기준 23.0km/ℓ의 연비를 갖췄다. 한국토요타 측은 이 차를 개발하며 최고 수준의 연비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완충에 필요한 시간은 2시간30분이다.(전용 충전기 사용 시)

비슷한 수준의 파워트레인이라는 총평이다. 아이오닉이 강점으로 가진 전기 모드 주행 거리의 차이는 프리우스가 높은 연비로 일정 수준 극복하는 그림이다. 실제 주행감각을 배제한 제원상 수치만 놓고 봤을 때는 장단점을 구분짓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가격에 이목이 모인다는 분석이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경우 3230만~3410만원에 판매 중이며 프리우스 프라임은 4830만원에 출시됐다.

보조금 혜택이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가격차가 1000만원 이상 나는 셈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장벽이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토요타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현대차 아이오닉 실내 / 출처 = 현대자동차
▲ 토요타 프리우스 실내 / 출처 = 한국토요타

앞서 출시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4세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역시 비슷한 수준의 파워트레인과 특장점을 지녔음에도 가격차가 1000만원 가량(국내 기준) 벌어졌다. 지난해 판매량은 아이오닉이 7399대, 프리우스가 2161대로 집계됐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네트워크망 차이, 가격 장벽 등을 감안했을 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우스는 20년 세월동안 4차례 넘게 진화하며 글로벌 친환경차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모델”이라며 “친환경차 판매 1000만대를 넘긴 토요타의 브랜드 이미지가 PHEV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구매자 중 상당수는 유지비 뿐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친환경차를 산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