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TV에서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방송했던 프로그램으로 마이 수퍼 식스틴(My Super Sixteen)라는 리얼리티 쇼가 있다. 16살 생일을 앞두고 있는 10대들이 주인공인데 직업은 각기 다르지만 부모가 부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10대 주인공들은 16살 생일에 하고 싶은 것을 부모에게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짜증을 내거나 울고 소리를 지르는 등 제대로 말썽을 부린다. 돈이 많은 부모들은 결국은 내키지 않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생일파티를 진행하고 선물을 해준다.

프로그램의 결말은 대체로 아이들이 원했던 연예인을 초대해서 파티를 진행하고 마지막에는 깜짝 선물로 아이가 원했던 자동차 키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난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시청했을 때는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도 기가 찼지만 16살 생일이 무슨 대수라고 저런 고가의 승용차를 사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 16살 생일은 사실 이렇다 할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문화에서 중요한 생일들은 한국과 일부는 비슷하지만 차이도 있다. 우선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는 생일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모두 중요하다. 한국의 돌잔치는 아이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수수팥떡과 백설기를 만들고 아이가 어떤 물건을 잡는가에 따라 미래를 점쳐보는 돌잡이 등이 있다. 요즘은 미국처럼 풍선을 가득 천장에 올리고 다양한 모양의 케이크와 작은 컵케이크 등을 올리기도 한다.

미국에서도 아이들은 드레스와 턱시도 등 멋진 옷을 차려입고 케이크와 맛있는 음식 등이 가득 놓인 상을 받게 된다. 특히 케이크 위의 초는 나이를 해당하는 숫자로 만들어진 초가 놓여진다.

아이들의 경우 1살에서부터 5~6살의 어린아이들은 대부분 숫자로 된 초를 사용한다. 아이들은 해마다 생일파티를 하는데 특히 유치원을 들어가는 해인 5살과 10대가 되는 첫해인 13살 생일(미국 7학년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교 1학년)은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생일이 바로 16세 생일이다. 미국에서는 스위트 식스틴이라고 부르면서 특히 여자 청소년들이 성대하게 생일파티를 하고 남자 아이들도 16세 생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미국 내 많은 주에서 16세가 되면 자동차 면허를 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자동차 면허 취득을 일종의 ‘어른이 되는 첫 단계’ 정도로 여기고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MTV의 프로그램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자동차를 선물한 것도 면허를 딸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라틴 계열의 청소년이라면 16세 생일보다는 15세 생일인 퀸세네라(Quinceañera)를 성대하게 치르게 된다. 아이에서 성인으로 들어가는 시기로 보고 축하하는 것인데, 오래된 미신으로 소녀가 15살이 되면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수녀가 될 수 있다고 믿어서 이를 막기 위해 성대한 잔치를 벌여 성인이 될 준비가 됐음을 알리는 것이다.

18세 생일은 의미가 깊은데 이 나이가 되면 미국에서는 성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더욱 뜻깊다. 대부분의 경우 18세가 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거나 직장을 갖게 되며 투표권도 행사하게 되는 등 어엿한 어른으로서의 출발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18세가 되어도 음주는 금지되는데 음주를 할 수 있는 공식적인 나이는 21세다. 한국의 경우 만으로 19세부터 음주를 할 수 있는데 미국은 21세로 2살이 더 높아서 한국에서는 술을 마실 수 있어도 미국에 여행을 온다면 술을 마실 수 없게 된다.

술을 마실 수 있게 되는 나이라는 의미 때문에 21살 생일 잔치는 바와 같은 술집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