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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법원 첫 워크숍...파산판사들 관심사가 궁금하다기업회생 중재 프로그램, M&A효율성 제고, 청산SPC 도입, 가정법원 협력 연계등 논의
양인정 기자  |  lawyang@econovill.com  |  승인 2017.04.16  11:02:03

서울회생법원(이하‘회생법원’)이 출범한지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다. 회생법원은 개원 당시 안으로는 채무에 힘겨워하는 국민의 후견적 역할을, 밖으로는 아시아 도산법정의 허브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회생법원의 행보가 주목된다. 법원은 지난달 P플랜 회생절차에 대한 간담회도 개최했었다. 개원 당시부터 계획했던 간담회였지만, 대우조선이 P플랜을 꺼낸 든 시점과 맞물리면서 회생법원이 경제현안에 기민하게 움직인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금 도산업계와 재계는 "회생법원의 앞으로 관심사가 무엇일까"가 관심사다. 이와 관련,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이 법관 워크숍을 개최했다. 크게 드러난 행사는 아니었지만, 회생법원이 앞으로 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도산 법조계 일각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워크숍은 크게 기업과 개인 부분으로 나누어 여러 사항을 논의했다.

기업 부분 주요 논의 사항은 ▲P-Plan 절차의 활성화 방안 ▲중소기업 회생 중재 프로그램 ▲회생절차 M&A 효율성 제고 방안 ▲인가 후 청산기구제도의 도입검토방안 등이다.

P플랜은 간담회를 개최할 만큼 법원의 관심도가 높은 분야다. 기업이 법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채권자와 함께 회생계획안을 만든다. 채권자들의 동의도 받는다. 이 회생계획안을 가지고 법원으로 들어가면 두달이 채 안 되어 회생절차를 종결할 수 있다.

회생절차에서는 법원으로부터 경영 전반에 관한 통제가 이루어진다. 지출도, 계약도, 고용도 모두 법원허가사항이다. 경영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채권자들은 불확실성에 몸서리친다. 통상적인 회생기간은 8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P플랜은 효율적으로 운용되면 두달 안에도 끝난다. 회생법원은 간담회뿐만 아니라 워크숍에서도 이 제도를 제 1순위 의제로 삼았다. 관심사가 남다르다.

P플랜이든 일반적인 회생절차든 회생절차는 채무자 회사가 만든 회생계획안에 대해 채권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담보채권액의 3/4, 무담보 채권액의 2/3이 동의해야 한다. 이 동의를 받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회생절차를 밟았더라도 파산으로 전환된다. 치명적이고 뼈아픈 결과가 초래된다.

종래 이 동의는 오로지 채무자 회사의 외로운 싸움이었다. 채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전사적으로 설득해야 가능하다.

워크숍에서 등장한 중소기업 회생 중재 프로그램은 이 동의과정에서 법원의 조정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동의를 위해 설득하는 과정에서 회생법원이 개입되면 채권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복잡한 회생계획안을 법원과 함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면 동의율이 더욱 높아진다. 회생법원의 후견적 역할이 기대되는 제도다.

회생절차가 종료되면 회사는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갚는다. 보통 1년에 한 번씩 갚는다. 돈을 갚으려며 회생계획안에서 추정한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런데 회생과정에서 끝나지 않은 소송이 줄줄이 걸려 있다. 채권자가 받을 돈이 틀렸다고 주장하거나, 여전히 채무자 회사가 자산을 빼 돌렸다고 주장하는 일련의 소송은 회생절차가 끝나더라도 남아 있다. 회생계획안에는 이런 사정을 예상하여 여러 여지를 남긴다.

채무자 회사는 경영에 전념할 수 없다. 인가 후 청산기구제도는 이렇게 회생절차가 종료되고 남아 있는 잡다한 일을 법인을 세워 일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 법인은 특수목적회사(SPC)가 된다. 더러는 채무자 회사가 받을 돈이 있으면 이 법인에 소송을 통해 받는다. 받은 돈은 채무변제에 쓴다.

개인 부분 주요 논의사항은 ▲면책 전 채무자에 대한 신용관리 및 운영 활성화 대책 ▲본인신청 활성화 및 신청서 작성의 간이화 방안 ▲서울가정법원과 협업을 통한 위기가정 회복방안 등이 논의됐다.

파산절차는 채무 면제를 위해 밟는 제도다. 채무자가 파산신청을 하면 법원은 채무자가 거짓말을 하는지, 재산은 숨겼는지 확인 후 채무를 면제하는 면책결정을 내린다. 일반적으로 '성실했지만, 불운한 채무자'를 구제한다.

회생법원 워크숍에서는 앞으로 파산절차에서 신용관리에 대해 교육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파산절차에서 채무를 면제받은 사람이 다시 채무를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권창환 서울회생법원 공보판사는 이 교육이 의무사항이 아니고 권고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육을 받는다면 파산절차에서 다소 잘못한 부분이 발견되어도 재량으로 채무를 면제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육의 목적은 파산절차에서 채무를 면제받은 사람이 다시 채무를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파산과 회생신청은 법률적인 업무다. 혼자서 신청서를 만들고 법원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법률가의 도움을 받는 이유다. 여기에는 변호사 비용이 지출된다. 파산이나 회생 신청하는 채무자들은 이 비용도 없는 경우가 많다.

회생법원은 이들을 위해 되도록 신청서를 쉽게 작성해서 제출할 수 있도록 서류의 형식을 간단하게 만들겠다는 뜻을 워크숍에서 주고받았다. 요즘은 법원에 직접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서류를 제출하기도 한다. 전자소송이다.

채무자들은 빚 때문에 힘들다. 빚 자체도 힘들지만, 빚으로 인해 발생되는 여러 문제들도 힘들다. 대표적인 것이 가정의 붕괴다. 채무로 이혼하는 가정이 부지기수다. 3년 전에 서울시에서 내놓은 통계만 하더라도 전체 이혼의 12.7%가 경제적인 이유였다.

회생법원은 가정법원과 연계해 위기가정을 회복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 서울회생법원 판사들이 신관호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자료=서울회생법원 제공

판사들, 더 큰 그림 그리고 싶었나

파산판사들은 이같은 방안을 논의하기애 앞서 신관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특별강연을 들었다. 신 교수는 이 자리에서 한국경제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강의했다.

법관들은 기업구조조정 현황과 가계부채 상황을 질의했다. 법관들이 거시경제학자를 통해 서울회생법원의 방향성을 가늠해 본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가계부채와 관련하여 신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이자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지만, 집값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 교수는 "규제개혁은 진입장벽을 없애고 경쟁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감축하는 등 저소득층에 피해를 집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법관들에개 전달했다. 이어"고령화를 대비해 여성과 젊은 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신 교수는"지나친 불평등을 지양해야 한다"며 "다만, 이것이 무조건적인 재분배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며, 재분배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 예로 부자들이 행하는 외부불경제 조세를 부과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금융산업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그는 정부가 금융을 수단으로 시행하는 정부정책을 반대했다. 정부의 금융정책은 금융산업의 건전성 강화를 위한 정책에만 집중할 것을 신 교수는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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