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롯데백화점

소비절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외식 물가도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얇아진 지갑을 더욱 닫게 되는 ‘잔인한 4월’이 예상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2% 높아졌다. 2012년 6월 2.2% 상승한 이후 4년 9개월 만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5~1.5% 사이를 오갔지만, 올해 들어서 지난 1월 2.0%, 2월 1.9% 등 높은 상승률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계란, 닭고기, 양파, 무 등 서민들의 식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농축산물의 가격이 수개월째 오르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생활물가도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식료품과 생필품, 공공요금 등으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1년 전보다 2.8% 상승해 2012년 1월(3.1%)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사상 최악의 AI와 주요 채소 산지 악천후 등으로 인해 주요 식료품 가격이 수개월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서민 가계의 부담이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닥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외식 업계의 가격 인상도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차 음료 전문 브랜드 공차코리아는 오는 14일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5.2% 인상한다고 10일 밝혔다. 가격이 조정되는 품목은 전체 10개 음료군 57개 음료 중 밀크티 군과 공차 스페셜 군, 오리지널티 군이다. 토핑군은 사이즈에 따라 가격이 조정된다.

커피값도 올랐다. 탐앤탐스는 지난 1월 음료가격을 300~500원씩 올렸다. 대표적으로 아메리카노는 톨 사이즈 기준 3800원에서 4100원으로 300원 상승했다.

올해 초부터 패스트푸드 업계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맥도날드는 1월말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다. 이에 버거 단품 6개, 런치세트 8개, 아침메뉴 4개, 디저트 2개, 사이드 메뉴 4개 등 24개 제품이 100원에서 400원 가량 올랐다. 버거킹은 지난 2월 총 8개 메뉴에 대해 100~3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이에 대표 제품인 와퍼는 5400원에서 5600원으로 200원 올랐다.

여기에 4월은 유통업계에서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꼽히는 계절로, 매출이 저조한 달이다. 이에 주요마트 3사는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소비침체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 그랜드페스타’를 열고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닷컴, 하이마트 등 롯데 유통계열사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고 있다.

롯데마트는 4월 한 달 동안 물가 인상 폭이 가장 높은 농·축·수산물을 매주 파격가에 역대 최대 규모로 선보이는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16일까지 해외 프리미엄 공기청정기를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이마트몰은 오는 16일까지 벚꽃 시즌을 겨냥해 ‘핫딜 쇼케이스’ 주간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평소보다 2배에 달하는 1000여 개 품목을 ‘오반장(오늘만 반짝 특가)’ ‘이얼싼(이 얼마나 싼가)’이란 톡톡 튀는 이름을 붙여 최대 70% 할인한다.

홈플러스도 오는 12일까지 ‘앵콜! 쇼핑하라 2017’ 할인전을 통해 봄맞이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게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월은 날씨가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마트나 백화점 보다는 야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3월 신학기와 5월 가정의 달 특수가 사이에 낀 달이라 매출이 전통적으로 좋지 않다”면서 “여기에 올해들어 외식 물가도 계속 도미노 상승을 이어가고 있어, 소비자들이 더욱 지갑을 닫게 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생활물가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건이 좋지 않자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