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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진의 기업과 커뮤니케이션] ‘잡은 물고기, 밥은 왜 주나?’
구동진 칼럼니스트·홍보인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04.20  18:58:32
   

예전엔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식당은 그 지역의 알만한 사람들은 잘 찾지 않았다. 기차나 버스 시간이 급한 사람들이 한끼 대충 때우고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음식이 맛이 있든 없든 먹고 가버리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고객이 대부분이라 서비스도 그렇고 맛도 기대할 바가 못 되었다. 때문에 식사 때면 일부러 한 두 블럭 이상 멀리 떨어진 곳에 가서 밥을 먹곤 했다.

부모 세대들은 장거리 여행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에서도 밥을 사먹는 일이 잘 없었다. 온통 뜨내기 손님뿐인 곳에서 어떻게 음식을 만드는 지 신뢰할 수도 없었기에 굳이 도시락을 싸 다니기도 했다. 명절이나 휴가철에는 유명 관광지 일수록 식사가 형편없었다. 식당이나 고객이나 이번에 왔다 가면 언제 다시 올까 하는 마음에 대충대충 음식을 내놨고, 손님들도 응당 그러려니 했다.

요즘은 달라졌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됐고 사람들의 이동이 잦아지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SNS의 발달로 한번 찍힌 식당은 살아남기 힘든 시절이다. 상인들의 의식도 예전과 달리 성숙해졌다. 처음 방문한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고자 하는 정성이다. 예전엔 한번 잡은 물고기 밥은 왜 주냐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잡은 물고기 일수록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식이다. 잡은 물고기가 나가서 다른 물고기를 데리고 오도록 해야 사업이 번창하게 된다.

커뮤니케이터라면 회사 돌아가는 사안들이 머릿속에 들어 있어야 한다. 해당 부서와 미리 협의를 해서 회사의 입장과 논리를 세우고 메시지를 만든다. 사안에 대한 가치 부여는 사람마다 달라서 담당자 입장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한 것을 경영진이나 타부서에서는 맞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언론의 최전선에 있는 커뮤니케이터의 시각이 맞다.

‘우리 회사에 큰 일’ 이거나 ‘내가 상을 받았는데’ 하는 생각으로 언론은 당연히 이를 알아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자칫 그 가치를 몰라주기라도 하면 오히려 언론과 대중을 무식하다고 몰아세운다.

 

니편 내편 가르기가 일을 망친다

‘한 번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거래처나 기자는 항상 우리편이다’

한번 거래를 튼 업체는 다음 거래도 당연히 우리와 거래할 것이라는 낙관에 빠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긍정적 기사를 써준 기자는 다음에도 계속 긍정적인 내용만 생산해 낼 것이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는 우를 범하기도 쉽다. 일단 친해지면 우리편이 된 것인양 생각을 하게 된다.

친분은 개인적인 관계이고 기사는 공무인데 이를 구분하지를 못한다. 사람이라서 그렇다. 어떻게든 얼굴이라도 한번 봤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정성을 기울인다. 그 결과 긍정적인 뉴스로 성과를 가져오면 이후에는 마치 우리편이라도 된 것처럼 부려먹기라도 해야 하는 것처럼 지시를 받을 때가 있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데도 말이다.

예전에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전에 그 기사 썼던 기자는 우리 편인데, 지금 왜 이런 기사를 써?”

“친한 기자라면서 왜 이런 내용이 기사로 나오지?”

“걔, 00대 출신 아니었어? 내가 00대 선배인데 이럴 수 있어?”

초창기엔 커뮤니케이션 업무도 생소했고 기자들과 만날 기회를 갖기도 쉽지 않았다. 특히 보수적인 몇몇 언론에서는 검찰고발과 소송만 가지고 범죄자 대하듯 하기도 해 더욱 힘들었다. 어렵게 만난 자리에서 악착같이 매달려 눈물겨운 사정을 이해시킨 적이 있었다. 덕분에 몇 차례에 걸쳐 긍정적인 면이 부각 되기도 했다.

천신만고 끝에 긍정적인 기사가 실리자 그게 끝인 것으로 생각을 했다. 이제 우리편이 됐으니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얘기하기도 했고, 몇 번 단물 빼먹었으니 그만하면 됐다는 사람도 있었다. 기자들을 수시로 만나서 진전되거나 달라진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할 필요도 있었고, 상대는 어떤 지에 대한 정보 파악도 필요했다. 그럴 때면 답답한 얘기를 듣기 일쑤였다.

“지난번에 이미 만났던 사이인데 왜 또 만나?”

“잡아 놓은 물고기인데 왜 밥을 주려고 하나?”

“걘 몇 번 썼잖아. 또 우려 먹을만한 게 있을까?”

1심에서 이겼지만 계속된 항소심이 장기화 되면서 전체적인 상황은 점점 불리해졌다. 구매, 제조, 판매와 관련된 모든 상황이 바뀌는데 그 때마다 부담되는 이슈들이 불거져 나왔다. 당연히 언론은 그런 사안을 기사화 했는데, 기사를 대하는 반응은 의외였다.

“이 사람, 우리 편 아니었어?”

한번 만났다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도 없을뿐더러, 한번 인사하고 이해해 줬다는 것만으로 잡아 놓은 물고기 취급하는 생각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전력을 다해 맞붙었어도 계란으로 바위치기겠지만, 한번 쳐다봐 준 것을 우리 편 인양 했던 태도, 한번 빼먹었으면 됐지 하는 안일한 모습에서 그 다음 전황은 불을 보듯 뻔했다.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일지니

90분간 진행되는 축구 시합에서 전반전에 상대 골대에 한 골을 넣었다고 승리 한 것처럼 하다가는 패를 면할 수 없다. 예상치 못했던 외부 조력이 한번 이루어진 것을 두고 매번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는 것도 착각을 넘어선 망상이다. 상대편이 자신의 골대 앞 문전에서 실수로 자살골을 한번 넣었다고 해서 또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공을 상대에게 넘겨 줄 바보는 없다.

딱 한번 만나서 간이라도 빼 줄 것처럼 환심을 사서 제대로 우려먹은 다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면 그건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차라리 사기라고 해야 맞다.

커뮤니케이션 대상은 잡은 물고기가 아니라 짝사랑하는 사람처럼 대해야 한다. 영업을 영어로 비유하면, ‘Buy me’가 되고, 지시의 경우는 ‘Follow me’가 된다. 그럼, 커뮤니케이션은 ‘Let’s communicate’ 또는 ‘Listen to me’ 가 아니라 ‘Please, Love me’이다. 한번 관심을 보여줬다고 끝이 아니다. 관심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Please, Love me’를 반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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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론과 대중을 무식하다고 몰아세우는 자가 가장 무식한 것이다.

2. 가르기와 빼먹는다는 생각이 위험을 부른다.

3. Follow me 아니다. Please, Love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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