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텍필립의 기념 시계는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무적으로 통한다. 파텍필립이라는 브랜드에 한정판 혹은 기념 모델이라는 꼬리표가 달리면 대적할 적수가 없다는 말씀. 역대 경매에서 파텍필립 시계들이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것만 보아도 그 위상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올해도 파텍필립의 기념일은 계속된다. 지난 178년의 업적을 되돌아볼 때 기념 모델이 더 많아지는 건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파텍필립은 지난해 노틸러스 40주년 한정판을 선보인 데 이어 2017년엔 아쿠아넛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기념 모델과 울트라 씬 셀프 와인딩 칼리버 240의 40주년을 기리는 시계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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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디자인, 내구성, 네임 밸류, 환금성 등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파텍필립이지만 평균직경 40mm 미만의 작은 크기는 손목이 굵은 남성들 사이에서 종종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오죽하면 1976년 출시된 직경 42mm의 노틸러스가 ‘점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다. 그런데 올해 파텍필립이 또 하나의 점보 시계를 내놓았다. 아쿠아넛 2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Ref. 5168G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직경 42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를 장착했고 오토매틱 무브먼트로 구동한다. 오차는 하루 -3초에서 +2초 수준. 나이트 블루 색감의 다이얼과 스트랩 역시 멋스럽다. 특히 아쿠아넛 특유의 패턴을 넣은 러버 스트랩은 찢김이나 마찰에 강하고 소금물과 자외선에 민감하지 않아 실용적이고, 방수 성능 또한 120m로 넉넉한 편이다.
하지만 아쿠아넛 20주년을 축하하는 진짜 ‘기념 시계’는 따로 있다. 아쿠아넛 트래블 타임 Ref. 5650이 그것인데, 파텍필립 어드밴스드 리서치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500점 한정 모델이다. 파텍필립 어드벤스드 리서치는 2002년 발족한 파텍필립 R&D 프로그램으로 2005년 실리콘계 신소재인 실린바(Silinvar) 개발을 시작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스프로맥스(Spiromax) 밸런스 스프링, 펄소맥스(Pulsomax)이스케이프먼트, 오실로맥스(Oscillomax) 이스케이프먼트 제작 등 각종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한 바 있다. 아쿠아넛 트래블타임 Ref. 5650 역시 스피로맥스 밸런스 스프링을 탑재해 일오차 -1초에서 +2초 사이의 탁월한 정확성을 보장한다. 뿐만 아니라 기존 37개 부품으로 완성했던 GMT 기능(두 개의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오직 12개의 부품만으로 구현해 한층 고도화된 시계 제조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9시 방향의 오픈 워크 창 또한 기존에 파텍필립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매력 포인트다. 브랜드 관계자 말에 따르면, 아쿠아넛 트래블타임 Ref. 5650은 6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입고 전부터 시계 애호가들의 구애가 끊이지않는 상황이다.
한편 올해는 파텍필립의 울트라 씬 셀프 와인딩 칼리버 240가 탄생한 지 꼬박 40년이 되는 해다. 마이크로 로터를 탑재한 이 오토매틱 무브먼트는 파텍필립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트라 씬 셀프 와인딩 칼리버 240은 지난 40년 동안 시, 분, 초 기능만 전하는 모델부터 퍼페추얼 캘린더, 월드 타임 등 컴플리케이션 시계까지 다양한 모델의 밑바탕이 되어주었고, 파텍필립은 이 기특한 무브먼트의 노고를 치하해 올해 이를 기반으로 한 시계 여럿을 선보였다. 그중 압권은 칼라트라바 스켈레톤 Ref. 5180/1R-001이다. 파텍필립에서 보기 드문 스켈레톤 워치로 다이얼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파텍필립의 설명에 따르면 무브먼트를 선 세공하는 데만 일주일 이상이 걸리며, 무브먼트 브리지 위에 아라베스크, 소용돌이 문양을 새겨 넣는데 무려 130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한 울트라 씬 셀프 와인딩 칼리버 240은 직경 39mm의 로즈 골드 케이스 속에 장착되어 있으며 48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