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심지윤(23세) 씨는 최근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화장하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 뷰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편이 아니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여러 사람들이 추천한 제품을 다양하게 써보고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중이다. 요즘에는 가성비가 좋은 신제품이 워낙 많이 쏟아지는 시대이기 때문에, 주로 소용량으로 여러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미니 사이즈를 선호한다는 게 심 씨의 이야기다.

이처럼 일부 브랜드나 제품을 고집하기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이나 뷰티 블로그 등을 통해 입소문 난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으려는 ‘호핑(hop+shopping)족’이 늘고 있다.

최근 몇 년째 트렌드 이슈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꼽히면서 실용적인 ‘대용량’이 인기였던 시절도 있었다. 보통 큰 제품을 쟁여두고 쓰는 게 가격적인 면에서 실용적이라는 인식에서다.

이제는 반대로 달라졌다. 가성비 바람을 타고 소포장, 소용량, 저렴한 가격의 ‘미니’ 제품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 대신 하나의 가격에 여러 제품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개념의 가성비가 접목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겟꿀러’가 선택한 제품은?

최근 뷰티업계에서는 한 번에 여러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미니사이즈 제품이나, 용량을 대폭 줄인 제품으로 휴대가 간편하고 가격적인 부담을 덜어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할 수 있도록 지난해 말 ‘프로 터치 섀도 팔레트’를 시작으로 ‘첫 눈에 반한’ 색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 터치 섀도 팔레트’ 제품은 프라이머 효과의 베이스와 하이라이터 컬러가 포함된 구성으로, 매트·쉬머·글리터 등 다양한 제형의 10가지 감각적인 컬러를 소량으로 다양하게 담은 점이 특징이다.

뒤이어 인기 컬러들만 모아 놓은 ‘키스 마이 미니 립스틱 키트’를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한 개 가격에 데일리 컬러부터 트렌디한 레드 계열 등 6가지 립스틱을 모두 구매할 수 있어 작은 사이즈이지만 실용적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겟꿀러(Get+꿀+~er)’라는 신조어처럼 최근 자기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소비 트렌드가 주목을 받음에 따라 가성비 높은 제품에 가치까지 더한 미니 립스틱 키트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에서는 미니 화장품만 모아 판매하는 별도의 존을 구성해놨다. 이곳에는 오리진스의 마스크팩, 헤스크의 미니 샤인 오일(아르간 오일), 르네휘테르 미니 샴푸, 베네피트 미니 틴트 등 30여개의 미니 화장품 제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주로 제품을 체험해보고 싶거나, 여행을 준비하는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브이티 코스메틱의 콜라겐 팩트와 에센스 스킨 파운데이션 팩트(골드 팩트) 역시 손바닥 혹은 주머니 안에 쏙 들어가는 미니멀한 사이즈로 제품을 내놨다. 미니 ‘콜라겐 팩트’와 ‘골드 팩트’는 기존 12g보다 적은 7g으로 크기는 작지만, 휴대성이 좋고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이라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편의점에서도 작은 용량의 화장품 판매를 시작했다. GS25는 이달부터 LG생활건강의 에코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를 단독 론칭, ‘베스트 스킨케어 4종 키트’와 ‘옴므 스킨케어 3종키트’ 등 기존 인기 제품을 소용량 키트 형태로 구성한 세트 상품 5종을 선보였다. 접근성이 쉬운 편의점에서도 최근 트렌드에 따라 소용량 뷰티 제품을 판매하면서 젊은 2030대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일반 용량의 화장품을 다 쓰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도 있고, 새로운 신제품이 고객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니어처를 구입하는 것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백화점에서 정가로 화장품을 구입하고 샘플을 받는 게 익숙했지만,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은 작은 사이즈의 샘플용 뷰티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