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츠 E-클래스 아방가르드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올해 1분기에 국내 수입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가며 사실상 ‘양강 체재’가 확립됐다. 인증 취소로 판매가 중단된 폭스바겐이 경쟁에서 빠진 가운데 토요타와 렉서스가 두각을 나타내며 빈자리를 꿰차고 있다.

1분기는 급격한 성장세, 디젤게이트 등을 겪은 수입차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았다는 평가다.  2017년 1~3월 수입차 등록대수는 5만5999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지난 1분기 수입차 시장 브랜드·모델별 등록 현황을 분석해봤다.

3월 판매 2만2080대···8.4%↓

우선 3월 수입차 판매는 2만2080대로 집계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이같은 3월 판매 실적은 전월(1만6212대) 보다 36.2% 오른 수치지만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4% 감소했다.

1분기 누적 판매는 5만4966대로 지난해 1분기(5만5999대) 보다 1.8% 줄었다. 아우디폭스바겐이 빠져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수입차 시장 크기가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월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6737대로 독주를 이어갔다. BMW가 6164대로 뒤를 바짝 따라오고 있고 렉서스(1069대), 랜드로버(1062대), 토요타(925대) 순이다.

이어 포드(885대), 재규어(769대), 볼보(675대), 닛산(649대), 미니(624대), 크라이슬러(614대)등이 500대 이상 팔렸다. 이밖에 피아트(417대), 혼다(411대), 푸조(317대), 포르쉐(234대), 인피니티(173대), 캐딜락(133대), 시트로엥(122대), 아우디(83대), 롤스로이스(12대), 람보르기니(4대) 등이 이었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E 220 d(1039대), 메르세데스-벤츠 E 300(760대), BMW 520d(758대) 순이었다.

▲ BMW 뉴 5시리즈 / 출처 = BMW코리아

확고해진 ‘2강’

1분기 수입차 판매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치열한 경쟁 속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벤츠의 1~3월 판매는 1만9119대, BMW는 1만178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4.3%, 22.2% 성장한 수치다.

전체 수입차 시장이 역성장하는 가운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점유율은 더욱 뛰었다. 벤츠가 34.9%, BMW가 21.43%를 차지해 양사 합산 56%를 넘겼다. 판매량 기준 3위를 차지한 렉서스(2689대)의 점유율은 4.89%에 불과하다.

▲ 렉서스 ES300h / 출처 = 렉서스코리아

중간층 4사, 다양해진 소비자 선택

1분기 판매량 기준 2000대를 넘긴 허리를 지탱하고 있는 브랜드는 렉서스(2689대), 포드(2618대), 토요타(2561대), 랜드로버(2422대) 등이다.

눈에 띄는 특징은 이들이 기존에는 ‘비주류’로 취급되던 브랜드라는 점이다. 독일 디젤차가 주름잡던 시장에 폭스바겐 인증취소 사태가 터지며 이들이 치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모델을 주력으로 삼는 일본차, 랜드로버는 럭셔리 SUV 판매를 표방한 영국차, 포드는 오랜 전통을 지닌 미국차다.

이 같은 변화는 베스트셀링카 목록에서도 발견됐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520d와 티구안 등을 필두로 10위권 목록을 디젤차가 휩쓸었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벤츠 E 220d가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이를 포함해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디젤차는 3대(E 220d, 320d, 520d) 뿐이다.

국가별 판매에서도 마찬가지. 아우디, 폭스바겐 부재 등으로 인해 올해 1분기 독일차 판매(3만2557대)가 전년 대비 11.2% 빠질 동안 일본차 판매(8883대)는 24.8%나 올랐다. 미국차 역시 4507대로 6.3% 많아졌다.

▲ 벤츠 E-클래스 아방가르드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5시리즈, E-클래스 질주 막을 수 있을까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의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BMW코리아가 풀체인지된 5시리즈를 출시하며, 지난해 하반기 신차가 나온 E-클래스와 치열한 판촉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물량 인도 등으로 아직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E-클래스의 아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17년 3월 기준 E-클래스는 4개 모델을 베스트셀링카 10위권 목록에 올렸다. E 220d가 1039대 팔려 1위를 차지했고, E 300(760대), E 200(576대), E 300 4MATIC(463대) 등이 포함됐다. 반면 5시리즈는 520d가 758대 팔리며 3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5시리즈의 신차효과가 본격화하고 판촉 프로모션 등에 힘이 실리는 4월부터는 두 모델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2017년 1~3월 누적 베스트셀링카는 3300대가 팔린 메르세데스-벤츠 E 220d가 차지했다. 벤츠 E 200(2453대), 벤츠 E 300(2045대), 렉서스 ES300h(1791대), 벤츠 E 300 4MATIC(1706대), BMW 320d(1448대), 포드 익스플로러 2.3(1360대), 벤츠 C 200(1316대), 닛산 알티마(1186대), BMW 520d(1047대) 등이 뒤를 이었다.

▲ 닛산 알티마 / 출처 = 한국닛산

법인보단 개인···배기량은 ‘다운사이징’

2017년 1분기 수입차 등록을 지역·유형별로 살펴보면 여전히 경기·서울권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에서 등록된 수입차는 1만971대로 점유율 20%를 기록했고, 서울이 1만5대로 18.2%를 차지했다. 부산(7337대, 13.3%), 인천(7262대, 13.2%), 대구(5075대, 9.2%), 경남(3852대, 7.0%)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등록 차량 중 개인 등록 수입차는 3만5329대였고 법인차는 1만9637대였다.

배기량은 2000cc 미만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올해 1~3월 배기량별 수입차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2000cc 미만이 3만1227대로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9.8% 늘었다. 점유율은 56.8%를 기록했다.

2000cc~3000cc 차량은 19660대(점유율 35.8%)가 등록돼 지난해보다 14.5%가 줄었다. 3000cc~4000cc 차량 역시 2507대로 18.2%가 빠졌다. 2000cc 미만 수입차를 선택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한편 1분기 4000cc 이상 차량은 1538대가 등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9% 많아진 수치로, 점유율은 2.8%를 기록했다. 전기차 등록대수는 34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