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기폐암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에 대한 환자들의 급여 요청이 이어지는 가운데 면역항암제 옵디보(왼쪽)와 키트루다가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됐다.사진=BMS·오노약품공업, MSD

말기폐암치료제에 대한 환자들의 급여등재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면역항암제 2종이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에 상정됐다.

관련기관에 따르면 약평위에 상정된 면역항암제 2종은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BMS·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니볼루맙)로, 약평위 회의는 심평원 서울지원 인근 국제전자센터에서 오후 3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약평위는 등재 신청된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 대비 효과성과 같은 경제성평가를 통해 보험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의약품이 급여대상으로 결정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간 약가협상을 통해 최종 가격이 정해진다.

국내 암 환자 사망률 1위 ‘폐암’

폐암은 국내 암환자 사망 원인 1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에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7만6855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7.9%가 암으로 사망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은 폐암이었다. 전체 암사망자의 22.6%인 1만7399명이 폐암으로 인해 사망했다.

▲ <2015년 암종별 사망자수>폐암은 2015년 암환자 사망률 1위를 차지했다.자료=통계청

폐암의 발견은 늦는 경우가 많았다. 심평원의 제2차 폐암 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폐암의 8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은 1~4기로 구분되는데 비소세포폐암이 ‘다른 장기에 암 전이(4기)’가 있는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46.6%에 달했다.

면역항암제, 생존율 5% 미만 말기환자 ‘희망’

비소세포폐암 4기 환자는 생존율이 5% 미만이다. 통상 폐암 치료 후 의학적인 완치는 5년 생존율을 보는데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의 5년 생존율의 경우 1기 암일 경우 약 70%, 2기 30~-50%, 3기 15~30%, 4기 암일 경우 5%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다.

때문에 말기폐암환자들에게는 혁신적인 항암제가 절실했고 그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1세대 항암제인 화학항암제와 2세대 항암제인 표적항암제보다 진보된 3세대 항암제다. 1세대인 화학항암제는 암세포 외의 정상세포까지 모두 공격하는 부작용이 있고 2세대인 표적항암제의 경우 암세포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덜하지만 표적 대상이 제한적이고 전이암 치료에 한계를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제로 효과가 크고 오래 지속되면서 부작용이 적다. 또 적용 대상도 폭넓어 2세대 표적항암제가 치료하지 못했던 전이암에서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의 표면에는 PD-L1, PD-L2이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것이 면역세포인 T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PD-1과 결합하면 암세포가 T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암세포가 아닌 것처럼 속일 수 있다. 이러한 면역회피기능을 마비시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키트루다와 옵디보 같은 면역항암제의 원리다.

한 달 약값만 1000만원, 환자 부담 가중

이러한 혁신적인 폐암치료제들의 약값은 그 효과만큼 엄청나다.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신약의 경우 개별 약제 값으로만 한달 700만~1000만원이 소요된다.

과거 비소세포폐암치료제인 화이자의 잴코리(크리조티닙)의 경우 급여등재되기 전 한달 약값만 1000만원이었는데 2015년 건강보험적용을 받으면서 한달 37만원 정도로 부담이 줄었다.

여기에는 ‘위험분담제도’가 적용됐다. 위험분담제도는 보건당국과 의약품공급자인 제약사가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로 약에 대해 일단 급여를 인정해주고 제약사가 일정 매출액을 공단에 환급하는 것이다. 환자들은 빠르게 약을 만나볼 수 있고 보건당국은 건강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의료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급여가 인정되면 매출이 신장되는 효과를 보기 때문에 위험분담제를 선택한다.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경우에도 모두 위험분담제로 급여등재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