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11월 준공된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37 일대 과천주공1단지는 강남과 가깝고 녹지가 풍부해서 분양 당시에도 높은 인기를 자랑한 아파트였다. 1039가구 규모의 이 저층 아파트 단지는 곧 재건축을 통해 1571가구로 지어진다. 이 중 509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에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지난해 단지의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시공권 수주를 둘러싼 대형 건설사 간 경쟁이 어느 곳보다 뜨거웠다. 조합은 앞서 시공권을 가졌던 포스코건설과 계약을 해지하고 철거 작업을 중단했다. 분양시기를 서너 달 앞둔 시점에서 조합은 지난 3월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거쳐 대우건설로 시공사를 낙점했다. 포스코건설에 의해 조합의 건축비용 부담금 약 600억원가량 늘어나게 되자 조합이 나서 시공사 교체를 결정한 것.

조합원 총회에서 대우건설은 현대건설, GS건설과의 3파전에서 총 1012표 가운데 381표를 얻어 현대건설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과천1단지 재건축사업은 총 9만6128㎡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8층·32개동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시공하는 사업으로, 총 도급금액은 4145억원(VAT 제외)이다.

수주전의 막바지에는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직접 나서 올 8월 착공 등을 약속하면서 조합원의 표심을 샀다. 일반분양가는 3개사 중 가장 높은 3.3㎡당 3313만원으로 제시했고 미분양 발생 시 3.3㎡당 3147만원의 대물변제 책임의 파격적인 조건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올해 분양하는 가장 뛰어난 재건축 사업지 중 하나인 것을 고려해 대우건설은 강남과 용산 등 서울 시내 노른자 위치에만 적용했던 최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반포써밋’ 단지에 적용한 유명 주방가구, 고급 수전, 입면분할 등 고급 자재와 특화 평면을 제공할 예정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1세대 계획도시 과천의 랜드마크 아파트인 만큼 건설사뿐 아니라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인근 부동산업체들에 따르면 시공사 재선정 발표가 나자마자 공급면적 53㎡ 매물의 호가는 단숨에 3000만원가량 급증했다. 8억~8억3000만원대로 나와 있던 것이 4월 6일 기준 최고 9억원까지 호가가 상승했다. 인근 Y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지금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소형 매물을 구입하면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도 27평형대 신형 아파트에 입주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과천 지역의 아파트는 모두 12개 주공아파트로 81~84년 준공된 것이다. 건축한 지 30년 넘은 9개 단지 1만여 가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라 상승여력은 더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과천주공6단지 전용 82.1㎡가 2월까지 9억5000만원대이던 것이 현재는 10억1000만원대로 올랐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 관련 보고서를 통해 “1단지 재건축에서 대우건설이 제시한 일반분양가는 2016년 진행된 7-2단지 재건축 분양가보다 18.7%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과천을 서울 강남 등과 함께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선정한 만큼 과천 지역 아파트들은 분양승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