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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록의 건설 하자 분쟁] 민사소송 규칙의 개정과 사감정보고서의 제출 의무
이창록 법무법인 공유 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04.19  18:41:20
   

공동주택 하자관계 책임소송에서 하자 담보 책임을 묻는 원고는 하자의 존재 사실과 그 발생원인 등에 대한 증명 책임을 당연히 부담하며, 이를 위해 감정이라는 증거 방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위 사건과 같은 소송이 정형화되어 있어 법원에 의한 사전 검증절차나 하자의 존부라는 기본적인 요건사실에 대한 공방이 감정 전에 이루어지지 않고 감정결과만을 본 다음 감정보완 신청 등을 통해 다투어지고 있어, 하자 목록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하자의 태양, 발생 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는 법원을 통하지 않은 채 감정인에게만 감정 자료의 명목으로 제공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는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추상적인 하자 목록만을 제시하며 감정을 신청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증명 책임의 부담원칙에서 현저히 벗어나는 것이거나 모색적인 증거 신청에 해당해 부적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사후에라도 원고의 모색적이고 투망적인 증거 낚기에 대한 법원의 관여가 필요하다. 하자 담보 책임을 부담하는 상대방들로서도 감정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항목에 대해 어떠한 근거로 감정조사가 이루어지는지 사전에 알 필요가 있으며, 이는 오로지 원고가 작성해 감정인에게 교부한 사감정보고서의 내용을 확인하는 방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나아가 감정인이 현장조사 일정을 통보해서 조사 참여를 권유한다고 하지만 사전에 조사 대상 항목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않고서는 위 소송의 상대방들이 그 절차에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도 없고, 원고의 구체적 주장 내용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전방위적으로 감정 대상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기에는 이미 정해진 현장조사 일정이 너무 짧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곧 감정결과가 나온 이후 감정인이 이미 사실상 확정해버린 전제 사실에 대한 감정보완 신청을 거듭 유발하게 하거나 법원에 사후검증을 신청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어 소송 절차의 지연을 초래하는 주된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그렇다면 원고에게는 감정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그 자료들을 서증으로 제출하거나 최소한 참고자료라도 법원에 제출해 상대방들이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거나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것이다.

만일, 감정인이 현장조사를 통해 원고가 만든 사감정보고서의 기재만을 기준으로 감정한다면 이는 사감정을 법원감정화하는 것에 불과하고, 또 그 보고서에만 의존하거나 그 보고서를 주된 감정의 자료로 활용한다면 이는 감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해하는 것이 되며 감정인에게 제출된 관련 서류는 상호 확인할 것을 요해 그 자료를 객관화하려는 감정의 기본적인 전제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2016. 9. 6. 대법원 규칙 제2675호로 일부 개정된 ‘민사소송규칙’이 제101조의2(감정에 필요한 자료제공 등)를 신설해 ‘당사자는 감정에 필요한 자료를 법원에 내거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감정인에게 건네줄 수 있다’(2항), ‘감정인은 부득이한 사정이 없으면 제1항, 제2항에 따른 자료가 아닌 자료를 감정의 전제가 되는 사실 인정에 사용할 수 없다’(3항)고 정한 것 또한 원고가 사감정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해야만 하는 주된 근거가 된다 할 것이다. 즉, 위 규칙이 정한 취지대로 보면 원고는 위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고 감정인에게 감정자료로 직접 전달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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