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순천 전시장 / 출처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수입차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이 국내 완성차 업체인 쌍용자동차를 넘어섰다.

3일 자동차 업계와 각사 사업·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벤츠코리아의 2016년 매출은 3조787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20.6% 오른 수치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43억원으로 증가폭이 2.9%에 묶였다. 과도한 판관비 지출과 프로모션 등이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벤츠의 이 같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국내 완성차 5위 업체인 쌍용차의 지난해 실적(매출 3조6285억원, 영업이익 280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쌍용차의 지난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5만5844대로 벤츠(5만6343대)의 3배에 달한다. 판매는 많지만 차량 평균 가격에 차이가 나 명암이 갈렸다. 국내 4위 업체인 르노삼성은 지난해 6조24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벤츠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올렸지만 국내 시장에 재투자는 여전히 인색한 상태다. 올해 역시 독일 다임러(지분 51%)와 스타오토홀딩스(49%)에 약 456억원의 배당금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가 과도한 배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벤츠는 2015년 매출액 3조1415억원, 영업이익 1111억원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전까지 50% 이상 배당성향을 유지하다 2015년에는 이를 66%까지 늘렸다. 국내에서 돈을 벌어 독일 본사 배만 불리고 있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23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BMW코리아가 이익금 전액을 국내에 환원하기로 한 것과 대조된다. BMW는 영종도에 BMW 드라이빙센터를 세워 국내 자동차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까지 약 1300억원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제작,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면 돈을 끌어모으고 있는 벤츠코리아의 행보는 초라하다. 지난해 국내에 22억4232억원의 기부금을 내고 올해는 40억원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을 뿐이다. 한국에서 3조7875억원을 벌어가는 기업 치고는 상당히 조악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가격 폭리, 딜러사 압박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한 포르쉐코리아는 2년 연속 순이익 전체를 해외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사회공헌에 들어가는 비용은 0원이다. 포르쉐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651억원,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