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롯데월드타워에서 3일 오픈을 축하하는 불꽃축제를 열었다. 출처: 롯데물산

지상 123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첫 번째로, 전 세계에서는 여섯 번째로 높은 ‘롯데월드타워’가 3일 마침내 완벽한 모습으로 위용을 드러냈다.

1987년 사업지 선정 이후 2010년 11월 착공, 연인원 500만명 이상이 투입돼 2월 9일 서울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기까지 만 6년3개월이 걸렸다. 당시 ‘한국판 디즈니랜드’를 꿈꾸며 부지를 매입했던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을, 둘째 아들 신동빈 회장이 이어 받아 청사진을 완성하는 날을 맞은 것이다.

밖에서 올려다 본 롯데월드타워는 우리나라 최고층 위용에 걸맞게 끝이 안 보이는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명소 하나쯤 있어야 뉴욕이나 파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30년 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말처럼, 롯데월드타워는 시선을 사로잡는 존재감으로 우뚝 솟아 있었다. 그렇다면 내부 모습을 어떨까.

[서울스카이] 전용 엘리베이터 탑승 후 1분 만에 123층까지

▲ 전망대로 올라가기 전 볼 수 있는 다양한 그래픽 영상.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효정
▲ 118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풍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효정
▲ 118층 스카이데크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효정
▲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롯데어드벤처를 내려다본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효정

가장 궁금한 곳은 123층의 세계 세 번째 높이 전망대 ‘서울스카이’였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면 단 1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으며, 빠른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는 게 롯데 측의 자랑이다. 전망대 엘리베이터는 두 개의 엘리베이터가 함께 움직이는 더블데크 방식으로, 최대 탑승인원 27명에 2세트로 운행된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공간에는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화려한 색감의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그림이 나오며, 엘리베이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약 1분의 짧은 시간에도 환상적인 구름과 폭죽이 터지는 도시의 밤 하늘을 그린 화려한 이미지에 넋을 놓고 있다 보면 이미 전망대로 향하는 문이 열려 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때 기압차로 인해 귀가 먹먹해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중력을 거의 느끼지 못 할 정도로 부드럽게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며, 이동 시간 역시 짧아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아닐 것으로 여겨진다.

‘서울스카이’에서 꼭 경험해봐야 할 것은 ‘스카이데크’다. 118층에는 478m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세계 최고 높이의 유리 ‘스카이데크’는 투명 바닥 재질의 전망대로 발 아래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곳은 45mm 두께의 접합 강화유리로 제작돼 ㎡당 1톤(t)의 무게를 견딜 수 있으며, 체중 75kg의 사람 222명이 동시에 올라가도 끄떡이 없다.

아울러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날씨가 좋을 때는 인천 송도까지 보인다는 게 롯데 관계자의 설명이다.

120층에는 실외 전망대인 ‘스카이 테라스’가, 122층에는 서울 스카이 카페가, 123층에는 프라미엄 라운지 ‘123 라운지’와 기념품을 판매하는 서울 스카이 샵이 있다.

탁 트인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앉아서 오랫동안 앉아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해 보인다. 전망대에 커피전문점도 있지만 좌석수 역시 넉넉하지 않아 보였다.

서울스카이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2만7000원으로 다소 비싸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전망대 가격과 비교해 보면 여의도 63빌딩의 경우 1만3000원, N서울타워 전망대는 1만 원으로 약 두 배 수준이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보면 프랑스 에펠탑 전망대(한화 약 2만6000원)와 비슷한 가격이다.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전망대(약 3만8000원~15만3000원)보다는 저렴하다.

[시그니엘 서울] 어떤 방에서도 환상적인 조망 OK

▲ 시그니엘 서울 '로열 스위트' 객실 내부 모습. 출처: 롯데물산
▲ 시그니엘 서울 '그랜드 디럭스' 객실 내부 모습. 출처: 롯데물산
▲ '스테이' 레스토랑. 출처: 롯데물산

‘시그니처(signature)’와 롯데(Lotte)의 상징인 ‘엘’을 합쳐 최고급 호텔이라는 의미를 지닌 ‘시그니엘’은 6성급 호텔로 공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76~101층에 위치한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은 총 235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미슐랭(미쉐린) 3스타 셰프인 야닉 알레노(Yannick Alleno)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스테이’는 81층에 자리했다.

시그니엘의 최고 장점은 전망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우리나라 풍경을 편안한 객실에서 프라이빗하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호텔의 경우 객실에 따라 조망이 좋지 않은 곳도 있는 등 같은 호텔이라도 차이가 있는 게 대부분이지만, 시그니엘의 경우 한쪽은 석촌호수, 다른 한쪽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참고로, 한강이 보이는 방의 경우 5만원을 더 내야 한다.

VIP를 위한 로열스위트룸은 100층에 위치해 있으며 숙박료는 1박에 2000만원이다. 디럭스 룸은 1박에 67만원으로 일반 특급 호텔에 비해 약 40~50%가량 높다.

아울러 미쉘린 3스타 셰프 야닉 알레노를 내세운 레스토랑 ‘스테이’와, 국내 최고층에 위치한 최대 규모의 바(BAR) ‘바81’, 한식 레스토랑 ‘비채나’, 조망을 즐기며 결혼식이 가능한 ‘호텔 연회장’, 세계적 스파 브랜드인 ‘에비앙 스파’까지 맛과 휴식이 가능한 공간이 즐비하다.

마지막으로 빌딩의 1~2층에는 금융센터, 메디컬센터, 피트니스센터, 갤러리로 구성된 ‘포디움’, 14~38층에는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본부가 들어올 ‘프라임 오피스’, 42~71층에는 호텔 서비스를 갖춘 고급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 223세대가 들어서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의 생산유발효과 2조1000억원, 취업유발인원은 2만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이를 통해 창출되는 경제효과는 연 1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숫자로 보는 ‘창립 50주년’ 롯데

롯데그룹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아울러 30년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를 정식 오픈하는 등 그 의미가 뜻깊은 해다.

50년 전,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에서 사업을 하다가 기업보국(企業報國)이라는 가치 아래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해 모국투자를 시작했다. 이어 롯데그룹은 1970년대에 롯데제과에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으로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발전했으며,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을 설립해 당시에 불모지나 다름이 없었던 국내 유통·관광 산업의 현대화 토대를 구축했다. 또 호남석유화학과 롯데건설 등으로 국가 기간산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3일 롯데그룹은 ‘Lifetime Value Creator’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지난 50년의 역사를 발판삼아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양적 성장 중심의 성장전략을 질적 성장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하며,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공식화한 것이다.

▲ 롯데그룹 매출 추이.

지난 50년 동안 롯데그룹의 총 매출액은 1967년 8억원에서 1990년 3조, 2000년 13조, 2010년 62조에서 지난해 92조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해외매출액 역시 2008년 8000억원에서 2012년 9조3000억원, 2016년 11조 6000억원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노력에도 힘썼다.

그동안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있었다. 식품이 모태였던 롯데그룹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렸고, 이후 2016년 기준 유통(41%)과 화학(25%) 분야에서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 롯데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매년 ‘닐슨’과 ‘캠페인 아시아-퍼시픽’이 공동 조사해 발표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000대 브랜드’ 순위에서 롯데는 2006년 244위에서 10년 만에 16위까지 성장하는 괄목한 만한 성과도 냈다. 아울러 상위 브랜드 순위에서 지난해 16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는 등 50년 동안 꾸준한 성장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롯데그룹은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거버넌스(governance) 강화를 중점 전략으로 삼고 미래성장 준비를 철저히 할 계획”이라며 “각 사업부문별로 옴니채널, AI 기술 도입 등 4차산업 혁명 대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사간 사업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그룹 순위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