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창업자들의 특성변화는 경기순환지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성장국면에서는 자신의 성별이나 역량과 무관하게 수익성에 무게를 두고 트렌디한 업종을 선택하지만 하향곡선을 그으면 전통업종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면서 상당히 신중해진다.

요즘처럼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어차피 창업해서 큰돈을 벌기가 어렵다고 느끼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적성검사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다면 남성이, 혹은 여성이 창업하면 더 유리한 업종은 없을까? 여러 논문을 종합해 보면 남성은 여성에 비해 개방적, 능동적, 독립적인 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관계성, 정직, 스토리텔링 등의 특성에서 우위로 나타난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이번 칼럼에서는 ‘성별에 따른 업종별 성공확률’에 대해서 조명해 보고자 한다. 이번 분석을 위한 데이터는 5년 생존율을 기준으로 했으며 빅데이터는 (주)현대카드와 (주)나이스지니데이타의 도움을 받았다.

생존율은 5년을 기준으로 했는데 이는 통상 창업 후 5년이 경과하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물론 창업성공에는 다양한 내‧외부 요인이 있지만 다른 변수는 통제하고 생존기간만으로 분석했으므로 분석방법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는 있으나 하나의 흐름을 짚어보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우선 남성이 여성보다 유리한 업종으로는 안경점, 중국 음식점, 미용실, 일식, 자동차 경정비업 등이다.<표1> 대부분 기술기반 업종이거나 노동 강도가 높은 업종에서 남성이 유리함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 창업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미용실 업종에서 남성 창업자가 더 우세하다는 점이다. 남성의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이어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남성만이 미용실 창업에 도전하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된다.

 

5년 생존율이 가장 높은 업종들을 다시 연령대별로 분석해본 결과 남성 창업자의 연령대는 모두 40대로 나타났다. 이는 어느 정도의 경력과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창업에서도 유리함을 알 수 있다. 창업환경이 우리나라와 비교적 비슷한 일본에서도 남성 창업자의 비율이 높은 업종으로는 체력과 기술력이 요구되는 업종에서 여성보다 비율이 앞서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건설업(14.6%), 전문서비스업(12%), 정보통신업(6.0%), 금융‧보험‧부동산업(4.8%) 등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젊은 층에서 창업이 활발한 편인데 그 비중을 보면 30대(39.2%) 비율이 가장 높고, 40대(28.4%), 50대(17.7%), 20대(8.2%), 60대(6.6%) 순이다.

이번에는 여성이 창업하면 남성에 비해 더 생존율이 높은 업종을 분석했다. 창업 후 5년간 생존율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 순위를 보면 부대찌개, 죽 전문점, 노래방, 예체능학원 그리고 호프맥주 등이다.<표2> 일반적으로 섬세함과 서비스 마인드가 필요한 업종에서 여성 우위가 두드러진다.

 

일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 있다. 데이터의 한계 때문에 세분류로 나눠 분석할 수는 없었지만 업태별 소분류로 나눠본 결과 여성 창업자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는 소매업, 음식‧숙박업, 교육‧학습지원업, 생활 관련 서비스업 순이며 그 비율은 40%에 달한다. 특히 남녀 창업자 수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업태는 교육서비스업인데 모든 업종 창업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15.9%인 데 반해 남성 창업자는 2.1%에 불과했고, 소매업에서도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21.9%이었지만 남성은 11%에 그쳤다.

반면 남녀 공히 5년 생존율에서 큰 차이가 없는 업종도 있는데, 대표적 업종으로는 편의점, 피자, 치킨, 토스트, 아이스크림, 수산물 판매점 등이다. 이들 업종의 특징은 창업자가 직접 관여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들이다.

창업은 단지 업력이나 성별로 성공확률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충전해주는 역할로는 충분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