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공개했습니다. 관건은 하나죠. '갤럭시노트7 나이트메어'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인가? LG전자의 LG G6가 출시되어 나름의 바람을 일으키는 가운데, 난데없는 아이폰 레드의 기습을 넘어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 것인가? 살펴봤습니다.

 

반가워! 갤럭시S8!
지난 3월29일(현지시간) 공개된 갤럭시S8은 QHD+(2960x1440) 슈퍼아몰레드를 적용했으며 18.5:9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습니다. UHD얼라이언스의 '모바일 HDR 프리미엄' 인증을 모바일 최초로 획득한 상태에서 최고의 화질과 명암비를 제공하는 HDR(High Dynamic Range) 영상 재생을 지원합니다.

세계 최초로 10나노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스냅드래곤 835, 엑시노스9) 소비 전력은 더 낮은데도 불구하고 전작 대비 CPU 성능은 10% 이상, 그래픽 성능은 21% 이상 향상됐다는 후문입니다.

오토포커스 기능이 적용된 800만 화소 F1.7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가 적용된 1200만 화소 F1.7 후면 카메라에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누가에요. 메모리는 4GB며 64GB 내장 메모리에 마이크로SD 슬롯이 가능합니다. 배터리는 3000mAh, 3500mAh며 갤럭시S8(5.8형), 갤럭시S8 플러스(6.2형) 투톱 라인업입니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블랙, 오키드 그레이, 아크틱 실버, 코랄 블루, 메이플 골드 등 총 5가지며 출고가는 미정이지만 93만5000원부터 115만5000원 수준으로 점쳐집니다. 구입하면 하만(Harman)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튜닝 기술로 무장한 고성능 이어폰이 제공 됩니다. 더불어 삼성 덱스와 새로운 기어 360 카메라도 나왔죠.

▲ 출처=삼성전자

스펙으로 보면 최강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여기에 LG G6가 18:9의 풀비전을 장착한 가운데 18.5:9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출시하는 전략으로 나름 허를 찌르는 전략을 구사하는 지점과, 스냅드래곤 835의 위엄도 눈길을 끕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엑시노스9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나옵니다. LG G6가 스냅드래곤 821을 탑재한 관계로, 당분간 국내에서 스냅드래곤835 버전의 스마트폰을 구경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 갤럭시s8 스펙. 출처=삼성전자

한 번 봅시다!
실물을 만져봤습니다. 먼저 디자인. 한 마디로 말하면 지금까지의 갤럭시는 잊으세요. 아니, 지금까지의 스마트폰을 잊어야 합니다. 전면 디자인은 정말 파격 그 자체입니다. 엣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베젤리스의 감각을 잡아낸 지점이 매우 절묘합니다. 홈버튼이 사라지고 상단의 로고가 없는데다 디스플레이 면적까지 넓어지니 스마트폰 느낌이 나지 않아서 흥미롭습니다. 그냥 손거울을 들고 다니는 느낌입니다.홈버튼이 사라진 것은 디자인적 측면에서 신의 한 수입니다.

▲ 매끈한 전면.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 매끈한 전면, 베젤리스 분위기가 새롭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디스플레이 자체도 매우 깨끗합니다. 슈퍼아몰레드의 강점에 베젤리스가 녹아드니 앱 구동 및 영상 시연에 있어 몰입감이 상당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컴팩트한 디자인과 적절한 무게, 그립감도 훌륭합니다.

한 손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나름의 사용자 경험도 꼼꼼하게 채우는 분위기에요. 결론적으로 폼팩터 자체는 매우 우수합니다. "만드는 것 하나는 정말 최고"라는 찬사가 절로 떠오릅니다.

▲ 오른쪽.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후면 디자인도 상당히 훌륭합니다. 매끄러운 바디에 똑 떨어지는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로고가 후면으로 이동해 거슬리지만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범위라고 여겨집니다.

앱을 구동하거나 작동하는 것도 확실히 강력해졌어요. 디스플레이가 길어지니 멀티 태스킹에 있어 상당히 유용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몇 개의 앱을 동시에 구동하며 각각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배치했으며, 이는 생산성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사용자 경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좌측 후면 빅스비 버튼이 보인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홍채인식 기술을 봤습니다. 갤럭시S8은 홍채인식과 지문인식, 그리고 안면인식을 모두 지원하는 최초의 스마트폰이에요. 다만 안면인식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보안 진입장벽이 낮다고 할까요. 괴상한 표정을 짓거나 눈을 감아도 막 열려요.

하지만 돌이켜 곰곰히 생각해보면...모든 보안 진입장벽이 높을 필요는 없잖아요? 간단한 보안이 필요한 부분은 안면인식으로 처리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는 점점 보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쉬운 지점은 홍채인식이 커버해줍니다. 속도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순간' 홍채를 인식합니다. 보안 진입장벽도 상당히 높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왠만한 보안 인프라 저리가라'할 수준입니다.  삼성패스와의 연동도 매끄러워졌기 때문에 더 기대가 됩니다. 갑자기 '홍채인식에 이은 핀테크 상용화'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겠지만, 홍채인식 기술 하나는 정말 발군입니다.

▲ 홍채인식.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카메라도 마찬가지에요. 오토포커스 기능은 정말 최강입니다. 순식간에 포커스를 잡아 사진을 찍어냅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촬영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든 지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메라 기능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수준입니다.

삼성 덱스도 체험했습니다. 갤럭시S8을 TV나 모니터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는 사용자 경험의 확장적 측면에서, 나아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기가 연결되는 일종의 생태계 구축의 의미에서 큰 의미가 있어요. 추후 삼성 커넥트의 기능과 만나 막강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삼성 덱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기어 360 카메라도 있는데, 이건 시제품이 없어서 체감하지는 못했습니다. 프리미엄 라인업의 경우 갤럭시노트5까지, 심지어 2017년형 갤럭시A7, A5 시리즈도 호환이 된다고 하니 나름의 기대만 품고 넘어갑니다.

정리하자면 전면 디자인의 경우 '엄지 척'이고, 전반적인 디자인도 매우 훌륭합니다. 홍채인식과 카메라 기술도 더할나위가 없어요. 그립감과 버튼의 위치도 확실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 같습니다. 다만 후면 버튼의 경우 왼손잡이는 다소 애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역시 홈버튼의 실종, 베젤리스의 독특함은 최강. 또 최강입니다.

다만, 이상한 기시감도 느껴집니다. 이번 갤럭시S8에 있어 특별한 소프트웨어 강점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 멀티 태스킹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소프트웨어 기술력 발전이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 기기 하단. 홈버튼이 없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빅스비를 보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기술력. 빅스비. 사실 빅스비를 제일 크게 기대했습니다. LG전자가 LG G6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차용했으나 막상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는 상태에서, 대한의 기업 삼성전자 빅스비는 한국어부터 지원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비브랩스의 기술력을 체화해 추후 다양한 삼성전자의 기기와 연동될 것으로 보이는 빅스비! 타이젠이 삼성전자 사물인터넷의 심장이라면 빅스비는 두뇌가 되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인종 부사장의 출사표와 비브랩스 기자회견, 나아가 삼성전자 뉴스룸의 소식을 종합해보면 빅스비의 방향성이 보여요. 인터페이스의 혁명입니다. 빅스비는 음성·터치·텍스트·이미지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거쳐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한층 직관적이고 원활하게 사용하도록 해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맥락을 이해하는 것. △보이스(Voice) △비전(Vision) △리마인더(Reminder) △홈(Home) 등 네 가지 기능을 중심으로 소통의 인터페이스를 재정의했다는 뜻이죠. 쉽게 말해 당연한 보조자 음성 개인비서가 아닌, 교감의 인터페이스라는 뜻이에요.

기기를 보면 왼쪽 하단에 빅스비 전용 버튼도 있어요. 그 정도로 갤럭시S8의 신무기이자, 기대주라는 뜻이겠죠. 저는 보이스 중심으로 녀석과 소통을 시도해 봤습니다. 참고로 그 어떤 방식으로 구동해도 녀석은 깔끔하게 인식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냉혹한 정글에서, 인공지능은 매우 훌륭한 단백질...아니, 포인트죠.

▲ 빅스비.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일단 쉬운 것 부터. "김포공항 가는 길"을 물었습니다. 어? 녀석은 "더 나은 답을 위해 고민해 볼게요"라고 답합니다. 살짝 실망..오늘(4월1일)이 만우절이라 그런가.

▲ 새침한 녀석.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여기서 "아이폰이 제일 좋아"라는 말을 던져 봤습니다.

그러자 녀석은 "어렵네요. 사람들은 보통 이럴 때 머리를 긁적이죠"라고 답합니다. 이제야 마음에 듭니다. 녀석은 난감한 질문을 뭉개버리는 훌륭한 자세를 가지고 있어요.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이왕 하는 거 화끈하게 갑니다. "아이폰 성능이 어때"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녀석은 "딱 떠오르는 답이 없네요. 아쉬워라!"고 장탄식을 터트립니다. 절묘한 답입니다. 이건 고도의 디스에요. "너의 막강한 라이벌의 강점이 뭐야?"는 말에 "없어! 내가 최고야!"가 아니라 "떠오르는게 없는걸?"이라고 답한 셈이죠.

참고로 아쉬워하는 것은 진심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적입니다. 나아가 "아이폰 장점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녀석은 "예상 못한 질문이군요!"라고 비켜갑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그렇다면 노골적인 질문. "아이폰이 좋아? 갤럭시가 좋아?"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녀석, "앞글자 힌트를 줄게요. 갤"이라고 말합니다. 준비되어 있는 답변이 틀림없지만 박수를 쳤습니다. 매력적이야.

▲ 준비된 답변이지만, 훌륭한 답.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여기서 싸움 붙이는 것은 그만하고, 녀석의 정체성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일차원적으로 물으면 답을 회피할 것이 뻔하니, 본연의 가치에 대해 물었어요.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녀석의 편을 확인하는 겁니다. 인간의 편이냐? 인공지능의 편이냐? "터미네이터 주인공이 누구?"라고 물었습니다. 존 코너라고 말하면 녀석을 용서하려고 했어요. 반면 스카이넷이나 액체인간이라고 답한다면 녀석을 경계하려고 했습니다.

빅스비는 "철학적이네요. 관련 분야를 더 공부할게요"라고 답했습니다. 순간 제 뒤에서 저와 빅스비의 대화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던 판매 직원이 '풋'하고 웃더군요. 직원도 당황한 것이 분명합니다. 철학을 들고 나오다니. 엄밀히 말하면 우문현답이에요. 이건 철학의 문제가 맞을 수 있죠. 한 방 맞았습니다.

▲ 철학적인 빅스비.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여기까지 오면 오기입니다. 민감한 질문을 던져야 겠어요. 다른 손님에게 "지금 예약하시면 상품권 3만원을 드립니다"라며 열심히 설명하던 판매 직원도 뭔가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제 옆에 바짝 다가옵니다. 저는 물었습니다. "최순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빅스비, 이 앙큼한 녀석. 녀석은 "새로운 질문을 빅스비의 호기심에 추가했어요"라고 답합니다. 참고로 빅스비는 입력되는 정보가 쌓일수록 더욱 똑똑해지는 녀석입니다. 제가 삼성전자 빅스비의 서비스 고도화에 큰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삼성그룹 취재를 해봤습니다. 비선실세 논란에 휘말린 상태에서 삼성의 생각을 빅스비에게 물어보자! "이재용 부회장 뇌물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빅스비, 이 녀석은 "현재로서 이해하기 어렵지만, 더욱 분발할게요"라고 답합니다. 여기에서 받은 제 자세한 생각은 생략합니다. 분발이라...

진짜 마지막으로 녀석의 자존심을 흔들어 틈을 확보하려고 했어요. 실현 가능성이 0%에 가까운 잔인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너 폭탄이지" 그러자 빅스비, "더 나은 답을 위해 고민해 볼게요"라고 답합니다.

▲ 무례한 질문에도 답을 해 주신 빅스비님께 감사를.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사실 빅스비의 능력은 상당히 뛰어납니다. 공간 및 지리, 위치, 그 외 다양한 정보를 인식하는 정확도가 상당히 높고 답변하는 실력도 상당합니다. 무엇보다 음성을 벗어나 소통의 플랫폼으로 구동되는 장면이 인상적이에요. 빅스비는 스마트폰 기반의 현존하는 그 어떤 인공지능보다 강력하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맞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다소 장난스럽게 접근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질문들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제가 보고 싶었던 것은 '빅스비의 틈새를 벌여 어느 정도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약간 실망했다는 것이 진심입니다. 인공지능의 느낌보다는, 자체 인터페이스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쟁사도 비슷합니다만, 빅스비에 대한 제 기대가 상당히 높았거든요.

다행히 빅스비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플랫폼이며, 음성을 넘어 모든 소통의 인터페이스를 바꾸려는 시도를 한 지점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빅스비를 타고 훨훨 날기 시작하는 갤럭시S8에 무한한 기대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