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스마트폰과 연동해 각종 병을 진단할 수 있는 소형 기기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병원을 찾지 않고도 경증질환부터 중증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올지 모른다.사진=이미지투데이

머지않아 스마트폰이 진단검사의학과를 대체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한 진단기기 개발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불편한 남성불임검사, 집에서 5초만에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집에서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남성불임검사를 할 수 있는 진단기기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의학 학술지 ‘과학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장치는 정액 채취 용도인 1회용 칩과 스마트폰을 끼울 수 있는 광학 장치로 구성돼 있다.

광학 장치를 스마트폰에 부착한 뒤 채취된 정액 샘플을 일회용 칩에 넣고 스마트폰으로 칩을 촬영하면 5초 안에 검사결과가 나온다. 기존엔 불임검사를 위해 환자가 병원을 찾아 직접 정액을 채취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제품의 크기는 가로 8.2cm, 세로 15.2cm, 높이 3.4cm이며 무게는 75g다. 제작비용은 4.45달러(약 5000원)로 저렴하다.

연구팀은 350개의 임상 샘플로 장치의 성능을 평가한 결과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98%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제품은 현재 개발 완료 단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지카바이러스, 11만원에 진단…개도국에 '희망'

비싼 진단장치를 들여놓을 수 없는 개발도상국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신속하게 지카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장치가 개발됐다.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의 연구진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사이언티픽(Scientific Reports)지에 해당 장치를 통해 지카, 뎅기열, 치쿤구니야 병을 30분 이내에 100달러(한화 11만원)면 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카바이러스 검사는 실험실에 더불어 전자렌지 정도의 크기의 기기가 필요하다. 가격도 최대 2만달러(한화 약 2200만원)가 소요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등온증폭법(LAMP, 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을 기반으로 한다. 장치는 장치를 조작하기 위한 응용프로그램과 스마트폰을 올려놓을 수 있는 진단기기로 구성돼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센서로 기존의 시료분석도구인 형광등 센서를 대체했다. 사용자가 램프 상자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어플리케이션을 열면 어플리케이션이 히터를 켜서 램프 반응을 시작해 바이러스 유무를 진단한다.

중증 질환 ‘암’을 집에서도 진단한다고?

미국 워싱턴 주립대의 연구원들은 폐, 전립선, 간, 유방 및 상피암 등 다양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폰 분광계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말 바이오센서·바이오엘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기의 정확도는 99%에 달했다.

스마트폰 센서를 이용하면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인터루킨-6(IL-6)을 분광계로 검출할 수 있다. 분광계가 광스펙트럼을 측정해 시료의 화학 물질의 양과 유형을 분석하는 원리다.

기존에도 스마트폰 분광계는 있었지만 한 번에 하나의 샘플 만 모니터링하거나 측정해 비효율적이었다. 이 다중 채널 분광계는 한 번에 최대 8 개의 다른 샘플을 측정 할 수 있다.

해당 장치는 아직까지 아이폰5에서만 작동하지만 연구팀은 앞으로 모든 스마트폰과도 호환되는 디자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