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링컨 내비게이터 콘셉트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국내 최대 자동차 축제인 ‘2017 서울모터쇼’가 30일 언론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이번 모터쇼는 다음달 9일까지 진행된다.

27개 완성차 업체가 참여해 세계 최초 공개 신차 2종, 아시아 최초 공개 17종, 한국 최초 공개 13종 등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번 모터쇼의 관람 포인트는 ‘친환경차’와 ‘체험행사’로 압축된다는 분석이다. 각 브랜드들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 트렌드에 맞게 다양한 친환경 양산차와 콘셉트카를 경쟁적으로 출품했다. 서울모터쇼만의 특장점을 살리기 위해 다양하게 조성된 부대행사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0%가 친환경차···새 시대 ‘성큼’

이번 모터쇼에 출품된 친환경차는 총 50종이다. 이는 총 전시차종(243종)의 20%에 달하는 수치다. 관람객들을 맞는 자동차 5대 중 1대는 친환경차인 셈이다. 현대차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월드프리미어로 선보이기도 했다.

▲ 현대차 수소전기차 FE 콘셉트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 토요타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특히 미래 수소전기차 시장을 두고 ‘삼파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토요타-혼다가 현장에서 맞붙어 주목된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현대차의 FE 수소전기차 콘셉트는 단연 가장 많은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올해 초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이 차는 가장 진일보한 수소차로 평가 받고 있다. 혼다는 2015 동경모터쇼에서 공개된 수소차 ‘클래리티 퓨얼 셀(CLARITY FUEL CELL)’을 들고 나왔으며, 렉서스는 수쇼연료전지 콘셉트카 ‘LF-FC’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 기아차 스팅어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캠시스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이 밖에 하이브리드차(HEV) 23종, 전기차(EV) 13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10종이 전시됐다.

특히 ‘생활과 밀접한’ 전기차들이 많은 이목을 끌었다. 한국지엠이 최근 ‘완판 신화’를 성사시킨 쉐보레 볼트(Bolt), 르노삼성의 초소형전기차 트위지, 배터리 용량을 늘려 주행거리를 확대한 BMW i3 94ah 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전문기업인 파워프라자와 자동차 전장 기업 캠시스는 평소 보기 힘든 로드스터 기반의 전기차, 전기트럭, 전기차 콘셉트카 등을 선보여 모터쇼 참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실제 구매 가능성이 높은 이들 모델은 일반인 관람객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 만트럭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벤츠 더 뉴 E-클래스 카브리올레 실내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서울모터쇼에 처음 참가한 상용차 브랜드 만(MAN)은 천연가스 연료버스인 ‘MAN Lion's City’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삼천리자전거, 선명 등 자전거 업체들도 ‘전기자전거’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기자전거 분야는 최근 관련 규제가 개선돼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한국환경공단은 정부의 전기차 보급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모터쇼에 참가해 작은 부스를 마련했다. 이 곳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관련 상담과 절차에 대한 설명 등이 펼쳐졌다.

▲ 삼천리자전거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푸조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갈 길은 멀지만···” 자율주행차 ‘눈길’

최근 모터쇼의 단골 손님으로 자리잡은 자율주행차 및 관련 기술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통해 자사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 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EA)가 분류한 5단계(레벨1∼5)의 자율주행 기준 레벨에서 레벨 4를 만족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차량 레이더와 카메라 등 기존 양산차에 적용된 인지 센서에 레이저 레이더(LiDAR)를 추가해 기술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 현대차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 쌍용차 전시관에 전시된 G4 렉스턴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1전시관에 부스를 마련했다. 네이버는 기술 연구개발(R&D)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기반의 미래차를 경험할 수 있는 ‘스마트 존’을 마련했다. 관람객들에게 간접적으로 자율주행차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 곳에서는 증강현실(VR)을 통해 전자동 자율 주차, 고속도로 자율주행 등을 경험해볼 수 있다.

▲ 현대모비스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자동차 부품 기업 만도 역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무선 자동주차 시스템,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AEB) 등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했다.

“가족 관람객 잡아라” 부대 행사의 ‘진화’

킨텍스 곳곳에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됐다는 점은 이번 서울모터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30일은 행사가 언론 공개와 프레스 브리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콘텐츠들이 이목을 잡았다.

▲ 1전시관과 2전시관 사이를 이어주는 메르세데스-벤츠 뉴 스프린터. 관람객들은 이 차를 타고 전시관 사이를 편하게 오갈 수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다임러트럭은 1전시관과 2전시관 사이를 이어주기 위해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자사의 프리미엄 밴 메르세데스-벤츠 뉴 스프린터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킨텍스 1전시관과 2전시관 사이가 멀다는 점에서 착안, 관람객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기획됐다. 제1전시장 5홀 앞에 설치된 메르세데스-벤츠 모바일 큐브에서도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을 위해 제2전시장 7홀을 ‘자동차생활문화관’으로 구성했다. 캠핑카 전시는 물론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체험·놀이 공간이 마련됐다. 스톡맨코리아, 카인드캠핑카 등 5곳의 캠핑카 전문업체들도 모터쇼에 동참했다.

▲ 기아차는 부스 내에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기아차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자동차 안전체험코너’에서는 안전벨트 시뮬레이터와 3D안전교육체험버스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체험버스 안에서는 3D영상으로 안전상식을 배울 수 있게 해 어린이들에게 유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 초기까지의 국내 자동차 모습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동차역사코너’ 역시 VR 시어터 등을 마련해 어린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관람객들이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를 체험하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 바디프랜드는 이번 모터쇼에 참가, 1전시관에 부스를 꾸미고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고프로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제2전시장 9홀에도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있다. 나비타월드가 유통하는 브루더, 시쿠, 롤리토이즈, 하바 등 4대 유명 독일 완구브랜드가 참가하는 ‘어린이 자동차 놀이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아이들은 다이캐스트 미니카, 실제 동작하는 승용·상용 자동차완구 등을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국내 유명완구업체 7개사도 참가했다.

자율주행차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시승행사가 운영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대학교가 개조한 K7을 타볼 수 있는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기준(레발 0~4) ‘레벨 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시승코스는 킨텍스 주변 일반도로를 포함해 약 4km다. 체험객들은 약 15분간 운전자 조작 없는 차선유지주행, 장애물 감지, 회피주행 등을 직접 느낄 수 있다. 31일부터 4월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관 밖에서는 아이오닉 EV 등 친환경차 8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승행사도 마련됐다.

▲ 마세라티 부스 전경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 캐딜락 신형 에스컬레이드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당초 이번 모터쇼는 월드프리미어 차량이 적어 ‘알맹이 빠진 행사’라는 지적은 받은 바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 현황과 모터쇼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 신차가 출품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조직위원회는 대신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마련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다른 해외 모터쇼들과의 차별화를 꾀하며 ‘서울모터쇼’만의 진정한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