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마인드> 스탠 비첨 지음, 차백만 옮김, 비즈페이퍼 펴냄

심리학자 스탠 비첨의 저서다. 일반화하기는 힘들지만, 그는 탁월한 성공이란 타고난 재능이나 환경에 의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흔히 말하는 정신의 힘만으로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독보적 성공을 거둔 이들을 분석해 그들만의 특별한 정신의 힘, 즉 ‘엘리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기 안에 잠재된 최대 능력인 엘리트 마인드를 이끌어내려면, 의식과 무의식 측면에서 이기고 싶다는 열망(Desire), 이기겠다는 의도(Intention), 이길 것이라는 기대(Expectation) 등 3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제언은 대략 이러하다. ‘결코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아 두려움이 몰려들 정도의 목표를 세우라. 그로 인한 심리적 저항을 이겨낼 때 자기 안에 잠재된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다. 더 나은 것(Better)에 만족하기보다 가장 좋은 것, 최고의 것(Best)을 추구할 때 최고가 될 수 있다. 세상사의 모든 경쟁에서 남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가장 뛰어난 모습,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 자체에 몰입하라. 경쟁의 진정한 목적은 경쟁자를 누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경쟁에서 오는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는 데 있다.’

책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저자의 주장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 히에이(比叡)산에는 매우 기이한 방식으로 수행하는 수도승들이 있다. 이들은 산봉우리를 1000일간 달리며 도는 천일회봉업(千日回峰業)이라는 이름의 가혹한 수행을 한다. 마키노 신지의 저서 <생명의 물 파이 워터>(국일미디어 펴냄)에 의하면, 천태종의 총본산 히에이산의 수행승들은 하루 30㎞씩 산길을 구보한다. 천 일(千日)이면 약 3년이다. 하지만, 중도에 폭포를 만나거나 40㎞에 달하는 긴 산기슭을 내려오는 경우도 많아 실제로는 7년이 걸린다. 이들 수도승의 총 수행거리는 4만6572㎞로 지구의 둘레(적도 기준·4만75㎞)보다 길다.

더욱 놀라운 것은 히에이 수행승의 음식이다. 원래 영양학은 ‘연소(燃燒) 과학’이다. 자동차가 주입된 가솔린의 열량만큼 달리듯, 인체도 섭취한 음식물의 열량만큼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영양학의 대전제다. 그런데, 히에이 수행승은 일즙일채(日汁日菜)의 원칙을 지킨다. 하루 국물 한 그릇, 채소 한 점을 먹는 가혹한 정진(精進) 식사법이다. 수행승이 산길을 구보하며 소비하는 실제 열량은 하루 수천 ㎉인데, 식사로 섭취하는 양은 하루 수백 kcal에 불과하다. 이들을 보며 영양학계에서는 ‘영양학의 불가사의’라고 부른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음식물 이외에 ‘우주에너지’를 흡수한다고 추정한다.

저자는 히에이 수행승의 수도법을 이렇게 해석한다. ‘이들은 목표를 가지고 산에서 살아간다. 그들에게 이 과정은 시합이 아니라 수행이다. 그들에겐 이겨야 할 시합도, 물리쳐야 할 경쟁자도, 들어 올릴 트로피도, 막대한 계약금이 걸린 연봉계약서도 없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오로지 ‘불가능한 자신’과 싸운다. 자신뿐만 아니라 중생 모두를 변화시키고 깨달음에 이르게 하겠다는 원대한 목적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들은 산행을 완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목을 매기 위한 밧줄과 할복용 단검을 지니고 길을 나선다. 산행을 완주하지 못할 경우 자결로써 남은 이들의 수행을 격려하기 위함이다. 그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도 없거니와, 완주에 대한 의지로 전념을 다해 걷고 달린다.’

읽다 보면 일단 부담스럽다. 결코 불가능한 일이란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하필 히에이 수행승이기 때문이다. 홍보 문구를 보니, “가능하다고 믿는 수행승과 불가능하다고 믿는 일반인은 바로 ‘마인드’, 즉 ‘한 끗 차이다”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그 ‘한 끗’은 하늘과 땅만큼 큰 차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주장들은 꽤 설득력이 있다. 탁월한 성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의 성공은 마인드만 제대로 갖춰도 달성 가능한 범위 내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