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트컷. 출처: 동원 홈푸드

# 직장인 이승연(32세) 씨는 최근 독립한 자취방으로 친구들을 초대해 ‘완벽한 한끼’를 대접했다. 예전에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할 때 주로 배달 음식을 시켰지만, 요즘에는 가정간편식이 국이나 찌개는 물론 다양한 요리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준비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자 친구들을 위해서는 갓 지은 오곡밥에 도라지, 고사리 등 다양한 나물이 들어있는 ‘오곡나물밥 세트’를 준비했다. 닭가슴살과 다양한 야채로 구성된 편의점표 ‘다이어트 도시락’은 약 400㎉로 부담이 없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찌개랑 밥이 최고라는 ‘아재 입맛’ 남자친구들에게 대접할 음식으로는 사골국밥과 안주로도 가능한 부대찌개를 내놨다. “한 끼 잘 먹었다”는 친구들의 인사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국내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의 수요가 2010년 77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식품업체들을 중심으로 불이 붙은 ‘간편식 전쟁’은 관련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는 만큼 불황을 뚫을 수 있는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가정간편식이 한끼를 먹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간편하다’는 의미가 컸다면, 이제는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고 영양학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완벽한 한끼’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즉석조리식품의 경우 삼계탕, 사골육수, 해물탕 등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식사에서 ‘몸보신’을 떠올릴 수 있는 메뉴는 물론 깐풍기, 난자완스, 해물 누룽지탕 등 중식당 고급 요리메뉴까지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

여기에 맛과 건강을 고려해 ‘MSG(합성조미료) 무첨가’, ‘무방부제’, ‘무색소’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온 간편식은 물론 지역 대표 먹거리나 단백질 구성을 높이고 저염식 식단으로 구성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짠맛 줄이고 영양 고려한 간편식으로 승부

최근 건강을 고려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저염식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의 나트륨 일일 섭취 권장량 2000mg(소금 5g)에 맞춘 식단은, 짠맛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먹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에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HMR 전문 온라인몰 ‘차림’은 일반적인 식사보다 나트륨 함량을 20% 이상 줄인 건강 간편식 ‘솔트컷(Salt-cut)’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솔트컷은 일반적인 식사보다 나트륨 함량을 20% 이상 줄였으면서도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짠맛을 줄인 대신 단맛, 쓴맛, 신맛, 매운맛 등 4가지 맛을 활용해 음식 맛에 허전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했다는 게 동원홈푸드 측의 설명이다.

오뚜기가 2015년 7월 선보인 ‘오뚜기 볶음밥’도 출시 1년 여만에 국내 냉동밥 시장에서 2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 호응도가 높다. 출시 이후 차별화된 제품력과 마케팅을 통해 출시 1년 만에 시장점유율 19.4%(2016년 1~9월, 금액 기준)로 1위인 풀무원(20.6%)에 1.2%p 차이로 다가서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오뚜기 관계자는 “다른 회사 제품보다 스크램블 에그를 더 넣고 영양을 고려해 냉동밥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면서 “이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도시락의 경우 그동안 열량이 높고 나트륨 함유량이 많아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편의점 역시 가성비는 기본으로 ‘건강’ 콘셉트를 지향하는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다이어트 도시락 ‘유어스 가벼운 한 끼’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닭가슴살, 치킨소시지김밥, 삶은 계란, 고구마, 샐러드, 곤약면 등으로 구성돼 열량은 낮추면서 영양소와 포만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도시락 열량은 400칼로리 이하로, 성인 하루 섭취 권장량인 2000~2500㎉칼로리의 16~20% 수준이다.

BGF리테일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정갈한 반찬으로 영양을 고려한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선보였다. 이 메뉴는 가정식을 콘셉트로 검은콩 멸치볶음, 호박볶음 등 건강반찬에 불고기, 계란말이 등 단백질을 더해 영향의 균형을 맞췄으며, 완도산 김도 별첨해 엄마가 차려준 듯 한 든든한 식사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이마트는 자사 식품 브랜드 피코크의 어린이 전용 자체상표(PL)인 ‘엄마기준’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피코크의 주요 고객은 1~2인 가구뿐 아니라 바쁘고 요리를 잘 못하는 주부라는 점에서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간편식 시장에 대한 이들의 호응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마트는 어린이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피코크 ‘엄마기준’으로 볶음밥, 라면 등 식사류부터 쿠키, 잼, 와플 등 간식까지 총 50종의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신뢰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식품 PL 상품군을 만들기 위해 2014년 초부터 식품영양전문가인 한영실 숙명여대 교수 연구팀과 산학협력 방식으로 ‘피코크 엄마기준’을 개발해왔다.

이마트 측에 따르면 ‘엄마기준’ 제품은 빨강, 초록, 노랑, 검정, 하얀색의 채소와 과일 등을 주재료로 하고 인공첨가제는 가능한 한 넣지 않았다는 게 강점이다.

한편, 일부 간편식이 높은 나트륨 함량 수치로 지적된 바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이 시중에 유통 중인 새우볶음밥 9종(냉동)과 육개장 제품 9종(레토르트)을 조사한 결과, 일부 간편식 제품은 지나치게 나트륨 함량 높고, 영양성분 표시가 기준에서 정한 오차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새우볶음밥과 육개장의 1회 제공량에 포함된 나트륨 함량이 성인 1일 권장 나트륨 함량의 평균 37%, 56%인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나트륨이나 당이 적은 제품을 선택하려면 제품의 영양성분 표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