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로 부상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 시절 파산관재인 이력을 문제삼아 논란이 되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28일 "문 후보가 변호사 시절 고(故)유병언의 계열 회사로부터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됐다"며 "유병언의 업체에 1153억원의 채무를 탕감해줬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이와 같은 취지로 논평을 했다.

이같은 홍 지사의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홍 지사가 파산관재인이 무엇인지 몰라 중언부언한다고 지적한다.

파산관재인은 파산신청한 채무자의 재산을 모아 관리하면서 채권자들에게 배분해 주는 역할을 하는 자다.

정상영 변호사(법무법인 한별, 전 서울회생법원 파산관재인)은 “파산관재인은 채무자가 선임하는 것이 아니고 법원이 선임한다”며“파산관재인이 채무자의 재산을 모두 채권자에게 나누어 주고, 그래도 남는 채무가 있다면 비로소 법원이 탕감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홍 지사가 파산관재인의 업무와 기능도 제대로 모른다는 설명이다.

문 후보측 대변인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 지사와 자유한국당의 논평이 가짜 뉴스의 출처다. 문 후보를 세월호 사건과 억지로 엮은 거짓 논평”이라며“자유한국당 소속 신연희 구청장등을 통해 장기간 대량 유포시킨 SNS글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봐온 익숙한 내용이다” 고 논평했다.

실제로 문 후보는 유병언 측 세모그룹의 파산관재인이 아니라 세모그룹에 대출한게 빌미가 돼 파산한 신세계종금의 파산관재인이었다.

홍 지사는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29일 “문 후보는 유병언 회사가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아니라 유병언 관련회사가 선임한 파산관재인이다”이라고 정정했다.

채권회수 못한 것이 파산관재인 잘 못?

홍 지사는 전날 발언을 정정하면서 “문 후보가 신세계 종금의 파산관재인을 하면서 유병언과 그 회사에 대한 재산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았다”며“이 때문에 유병언이 미국에 숨겨 돈 540만달러(약 60억) 상당의 돈을 숨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지사의 발언은 지난 16일 미주 한인 언론<선데이저널>에 제기된 보도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산관재인이 유병언과 그 회사에 재산을 회수하지 못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파산관재인은 파산선고 받은 채무자의 재산을 모아서 빚잔치를 한다. 당시 신세계종금은 파산선고를 받고 문 후보가 파산관재인이 됐다.

문 후보는 파산관재인으로서 신세계종금의 재산을 모으는 과정에서 유병언과 그 회사에 대출해 준 돈을 회수하려고 재판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문 후보가 집행을 하려고 보니 유병언의 재산을 조회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유병언이 이미 재산을 빼돌린 것.

정 변호사는 “파산관재인이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내는 것은 비교적 수월하지만, 채무자를 대신해서 받은 돈을 회수하는 것은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리면 쉽게 집행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민사소송에서도 상대방이 부동산 등 눈에 보이는 재산이 없는 한, 숨긴 재산은 단서가 없으면 찾기 힘들다는 것이 법조인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문 후보가 당시 유병언이 재산을 숨겼다는 단서를 포착하고도 그의 재산을 회수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단순히 승소 판결을 받고도 유병언의 재산을 집행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논란이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인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