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공기가 느껴져, 요즘엔 치마 아래 스타킹을 꼭 챙겨서 신는 편이다. 얼마 전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며 오래 전에 사다 두었던 스타킹을 새로 꺼내 신는 순간, 스타킹의 ‘쨍’한 광택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져 결국 포기하고 바지로 갈아입고 나온 적이 있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스타킹의 광택이 왜 부담스럽게 느껴졌을까?

그 답은 바로 스타킹의 변화에 있다. 최근 2~3년간 스타킹은 최대한 있는 그대로에 가까운 ‘자연스러움’을 추구해 왔다. 패션 전반과 메이크업을 포함해, 스타킹도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다 보니 특유의 번들거리는 광택마저 점차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번들거림의 원인인 빛의 난반사가 적은 소재를 사용해 마치 맨살 같은 느낌을 주는 스타킹도 선보이고 있다. 기존보다 8배나 가는 원사를 사용해 안 신은 것 같은 투명한 느낌을 연출하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살색’ 스타킹을 선호하면서 스타킹 색상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졌다. 비비안에서는 누드, 라이트베이지, 소프트베이지, 누드베이지 등의 미세한 톤의 변화를 준 4가지 ‘살색’ 스타킹을 운영하고 있다. 색상의 옅고 짙음은 물론, 붉은 기운이 많이 도는 ‘웜톤’ 또는 차가운 기운이 도는 ‘쿨톤’의 피부색에 최대한 맞는 색상을 고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반면, 멋진 커리어 우먼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커피색 스타킹은 더욱 보기가 어려워졌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피부색에 최대한 가까운 색의 스타킹을 선호하고, 오히려 피부보다 어두운 커피색 스타킹은 피하기 때문이다.

패셔너블함의 상징이었던 패턴 스타킹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다리를 가득 채웠던 화려한 기하학, 꽃무늬 패턴은 온 데 간 데 없고 그저 다리를 온전히 보여주는 민무늬 스타킹만이 거리에 가득하다. 실제로 이처럼 패턴 대신 민무늬 스타킹을 선호하는 경향에 따라 매년 출시되는 스타킹의 구성에서 민무늬 스타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어, 올해는 80%에 달할 만큼 높아졌다.

▲ 고투명 스타킹

 

디자인이나 색상은 최대한 자연스러워진 반면, 스타킹의 기능은 더욱 다양해졌다. 다리 라인을 보정해주는 압박 스타킹은 물론, 스타킹을 신을 때 아쉬웠던 점을 개선한 제품이나, 상황에 알맞은 기능을 제공하는 기능성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아무리 얇은 스타킹을 찾아 신더라도 한낮의 더위에 지치고 땀으로 찝찝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런 날은 스타킹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착용감과 촉감을 개선한 스타킹을 신으면 된다.

스타킹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올 나감’일 것이다. 특히 작은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나중에 걷잡을 수 없이 올이 나가버린 스타킹을 발견했을 때는 당혹스럽다. 이를 막기 위해서 올 풀림 방지 가공을 한 스타킹도 있다. 기능성 원사에 열 가공을 통해 조직력을 강화해 스타킹에 상처가 나더라도 올 풀림이나 상처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한 기능성 스타킹이다.

늘어나는 야외 활동에 대비한 ‘자외선 차단 스타킹’도 있다. 골프, 나들이 등 장시간 야외활동을 위한 멋도 중요하지만, 자외선에 노출되는 다리 피부 건강에도 신경 써야 한다. 기존 스타킹 대비 약 1.5배 더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용도에 따라, 혹은 자신의 피부색에 따라 스타킹의 선택 영역이 다양해진 것은 좋지만, 스타킹은 구입할 때 직접 신어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대부분의 매장에는 샘플용 스타킹이 따로 구비되어 있어, 이 샘플에 손을 넣어 당겨보면 정확한 색상을 확인할 수 있다.

▲ 자연스러운 피부톤을 살린 비비안 살색스타킹

또한 스타킹을 신을 때 발가락이 있는 안쪽 부분까지 끝까지 걷어서 발 끝과 뒤꿈치에 가지런히 맞춘 후 신기 시작하면 편리하다. 한 발씩 발목부터 무릎까지 충분히 잡아당겨 신고 서서히 허리까지 잡아당기면 되는데, 다 신은 후에는 발목에서 허벅지 방향으로 한 번 쓸면서 다듬어주면 색상의 뭉침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