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젤월드 2017의 불가리 부스. 출처=불가리

외출을 앞두고 오랜만에 옷장에서 셔츠를 꺼내 입었다. 간단하게나마 스타일링을 마치고 현관 앞에서 익숙한 향수와 시계로 마무리하며 외출 준비를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오늘의 스타일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변수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간만에 입어 어색한 셔츠가 아닌 매일 차던 시계가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툼한 케이스가 셔츠 소매를 꼬깃꼬깃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재킷 위로 툭 튀어나와 눈에 거슬렸다. 결국 시계는 손목을 떠나 재킷 속주머니로 씁쓸히 퇴장했다. 한 가지 위안은 시계 두께가 스타일링에 영향을 꽤나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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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스 두께가 5.15m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셀프와인딩 시계인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출처=불가리

언젠가부터 시계를 고를 때 두께보다 시계의 직경, 디자인, 소재, 컬러 등을 염두에 두게 됐다. 하지만 말한 사례처럼 두께는 스타일링은 물론 착용감까지 연결돼 시계 선택에 빠져서는 안 되는 선택지다. 일부 럭셔리 워치 브랜드에서는 극단적인 두께를 갖춘 울트라 씬 시계를 선보이기도 한다. 언급할 불가리 역시 울트라 씬 케이스에 재주를 보이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바젤월드 2017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울트라 씬 셀프와인딩 시계를 내놓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이란 이 시계는 두께가 5.15mm에 불과하다. 무브먼트 자체의 두께는 2.23mm로 예거 르쿨트르의 898C 칼리버와 비교해 대략 1mm정도 얇아졌다. 불가리 매뉴팩처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셀프와인딩 시계란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거듭했다. 칼리버 BVL 138이라는 인하우스 무브먼트는 시간은 물론 중심에서 벗어난 스몰 세컨드를 장착해 보는 재미 역시 배가했다. 여기에 기능적으로 나무랄 곳이 없다. 시간당 21,600회 진동수를 기록하며 시계에 안정적인 동력을 제공하고 최대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역시 가능하다. 칼리버 BVL 138은 단순히 기능에만 충실한 무브먼트가 아니다. 보석 세공에 일가견이 있는 불가리 매뉴팩처가 만든 만큼 코드 드 제네브, 서큘러 그레인 피니싱 등 다양한 수공 장식이 적용돼 슬림한 몸매는 물론 수려한 외관까지 갖추게 됐다.

칼리버 BVL 138을 탑재한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은 외관 역시 불가리스럽다. 불가리는 매년 과감한 변신보다는 수정 보완을 통해 옥토를 비롯한 컬렉션을 운영한다. 덕분에 첫 출시 당시 낯설었던 독특한 케이스 구조는 이제 옥토 특유의 캐릭터로 자리 잡으며 시계 마니아를 사로잡고 있다. 옥타곤과 라운드가 결합된 이 케이스는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파텍필립의 노틸러스 등과는 더불어 팔각 케이스의 좋은 예로 꼽힌다. 케이스는 골드와 스테인리스 스틸에 이어 티타늄이 적용돼 한결 가벼운 착용감을 제공한다. 스트랩은 티타늄과 악어가죽 등 두 가지가 마련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 컬렉션 최초 가죽 스트랩이 적용된 뉴 세르펜티. 출처=불가리

불가리는 이번 바젤월드에서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외에도 세르펜티 컬렉션과 루체아 컬렉션, 불가리 불가리 레이디 등을 강화했다. 특히 컬렉션 최초로 가죽 스트랩을 장착한 뉴 세르펜티는 다양한 컬러의 스트랩과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이 시계는 커브 형태의 27mm 케이스와 취향에 따라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세팅이 가능해 화려함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나만의 세르펜티 기능이 가능해 300개(312개)가 넘는 다양한 스타일의 뉴 세르펜티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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