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관절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 중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은 고령의 환자는 어느 순간 반드시 걸릴 것이라 생각되는 질환이다. 때문에 '어차피 닳을 연골 쓸 때까지 쓴 다음 수술하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사진=이미지투데이

무릎관절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매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무릎관절증(M17)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3년 247만명에서 2016년 271만명으로 10% 증가했다.

무릎관절증 환자는 특히 고령에서 급증했다. 2016년을 기준 연령대에 따른 환자 수를 살펴보면 60세~69세에서 무릎관절증 환자가 제일 많았고 이어 70세~79세가 뒤를 이었다. 총 환자수 271만명 중 60세 이상 환자만 187만명으로 절반 이상의 무릎관절증 환자가 고령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관절염, 나이 들면 당연히 생기는 질환?

무릎관절증은 무릎에 염증이 생기는 모든 질환으로 퇴행성관절염 등 관절의 노화로 인한 일차성 무릎관절증과 외상, 세균감염 등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무릎관절증이 있다. 실제 무릎관절증 환자 중 노인 환자가 많다는 점과 퇴행성관절염의 ‘퇴행’이라는 단어 때문에 나이든 사람은 관절염에 반드시 시달린다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다.

퇴행성관절염은 영어로 osteoarthritis(골관절염)이라고 부른다.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모두를 총칭하는데 유독 노인환자가 많은 것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이 같은 명칭은 골관절염으로 수정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병현 아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이라는 병명은 잘못됐다”며 “나이가 많은 사람한테 많이 생기니까 늙으면 당연히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개념이 바뀐 지가 10년”이라고 지적했다.

퇴행성관절염(이하 골관절염)은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최종적으로 연골이 마모되는 질환이다. 때문에 염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생긴 염증을 잘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민병현 교수는 “연골에 생긴 염증을 방치하지 않고 치료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적어도 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며 “운동과 체중관리로 예방하고 염증이 발생했을 땐 약물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골관절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성별, 체중, 유전 등 세 가지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 체중만이 관리가 가능한 요인이다. 골관절염은 무릎, 손가락, 고관절 등에 생기는데 이 중 무릎과 같이 하중이 많이 실리는 곳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물리적인 하중이 관절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비만환자의 지방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adipokines)이라는 물질이 염증을 일으키고 골관절염 발생에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골관절염, 운동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

운동은 체중을 줄이고 관절 주변에서 관절을 지탱하는 근육을 강화시켜 관절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골관절염 예방법이자 관리법이다. 무산소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골에 부드러운 자극을 줄 수 있어야 하며 갑작스런 자극은 좋지 않다. 대표적인 운동으로 자전거와 수영, 스쿼트 및 런지를 추천할 수 있다.

자전거의 경우 밖에서 타는 자전거보다는 실내에서 타는 자전거가 좋다. 자전거도로가 잘 닦여있지 않은 경우 무리하게 자전거를 세우는 과정에서 땅을 발로 짚는데 이 때 무릎연골에 큰 충격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은 물속에서 체중에 대한 부하가 물 밖에서 보다 줄어들어 노력하지 않아도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스쿼트나 런지와 같이 발에 땅을 계속 대고 무릎을 굽혀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좋다. 단 무릎을 굽힐 때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가면 오히려 무릎 관절에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중년 여성이 즐겨하는 에어로빅의 경우 춤을 추며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발을 모두 땅에서 떼고 발을 ‘쿵쿵’거리는 듯한 동작은 무릎 관절에 나쁘다.

걷기와 뛰기 중에서는 발이 한 쪽이라도 지속적으로 땅에 닿아있는 걷기가 좋다. 계단을 이용한 운동의 경우 무릎의 앞쪽 관절이 상한 환자에게는 오르내리는 것 모두 좋지 않다. 특히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최소 3배에서 최대 10배 이상 무릎에 무리가 간다. 때문에 산을 오르내릴 때도 내려올 때만큼은 보조지팡이를 쓰는 것이 권고된다. 부득이하게 경사진 곳에서 내려오는 운동을 할 때는 뒤로 걸어 내려오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염증 줄이고 통증 경감하는 ‘소염’진통제…처방 따라야

골관절염으로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면 염증을 줄이는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대표적인 약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염진통제다. 소염진통제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갖고 있는데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소염진통제의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복약순응도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소화불량,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장애가 제일 흔한 부작용이다. 하지만 의사에게 처방받은 소염진통제는 환자 임의대로 복용을 하지 않거나 중단하면 안 된다.

민병현 교수는 “염증이 일단 생겼다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소염진통제”라며 “소염진통제의 경우 에전에는 남용하는 것이 문제였는데 요즘에는 안 먹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염진통제의 역할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 작용도 있는데 환자들은 여기서 소염작용은 빼놓고 진통작용만 생각한다”며 “실제로 환자에게 약을 처방해줘도 환자는 ‘통증을 가라앉히는 정도만 하는 약이라면 안 먹고 넘어가자’고 생각해서 임의대로 먹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단 소염진통제를 먹었을 때 천식과 두드러기 등 이상증상을 겪었다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중증환자 ‘인공관절치환술’, 꼭 받아야 할까?

소염진통제를 먹은 이후 쇼크가 왔었거나 소염진통제를 복용해도 극심한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골관절염의 수술은 기존 관절을 인공관절로 완전히 갈아치우는 인공관절치환술과 관절의 일부만 성형하는 부분관절성형술 및 관절내시경 등이 있다. 인공관절치환술은 가장 유명하면서 고령의 환자가 자주 고려하며 궁금해 하는 수술이다.

골관절염은 관절의 상태에 따라 1단계에서 4단계까지 나눌 수 있는데 4단계는 연골이 아예 마모돼 뼈만 남은 상태를 말한다. 60세 이상이면서 4단계인 중증 골관절염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지만 이에 해당하는 환자 모두가 인공관절치환술을 모두 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술을 받더라도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고 오히려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릴 수 있다. 이를 ‘언노운 페인(unknown pain)'이라고 하는데 엑스레이와 같은 각종 검사를 해봐도 의사조차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지속되는 것이다.

수술은 감염의 위험도 있다. 한 번 수술 부위에 균이 들어가면 무릎에 넣었던 인공관절을 다시 빼낸 뒤 병원에 최소 6주 이상 입원해야 할 수 있고 재수술 결과는 전보다 못할 확률이 높다.

민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괜찮아진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수술을 안 한 상태의 통증과 수술 이후 언노운페인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을 양쪽 저울에 올려놓고 신중하게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세먼지 심한 날, 집에서 할 수 있는 하지운동 3선

▲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골관절염 운동법 세 가지를 추천한다.도움말=고대구로병원 재활의학과 이요한 물리치료사

[도움말: 아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민병현 교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이요한 물리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