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모 관련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과거 5060세대 남성들의 주요 고민이었던 탈모가 스트레스와 미세먼지 등 다양한 이유로 2030세대 젊은층에게서도 나타나면서, 기능성 탈모 관련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연령층이 확대됐다. 이처럼 시장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 역시 탈모 방지 제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불황기 ‘블루오션’ 영역으로 탈모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5월 30일부터 개정 화장품법과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기능성 화장품 심사 규정 등이 시행되면, 기업들의 관련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시행령을 통해 탈모 제품이 기능성 화장품 범주에 포함되면, 업체들이 식약처로부터 탈모 방지 제품에 대한 시판 허가를 받는 게 덜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사실, 탈모 예방등 관련 산업은 계속해서 성장해 왔다. 지난해 탈모 관련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으로 2004년에 비해 10배 이상 올랐다. 특히 현재 식품업계에서 큰 규모로 성장하는 가정간편식(지난해 2조 3000억원)보다도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5000만명 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1 이상이 탈모 예방 제품을 필요로 하거나 구입할 수 있는 잠재적 소비자인 점도 주목해볼 만 하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탈모인구는 1000만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030세대의 탈모 고민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탈모는 예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샴푸를 구입할 때 기능성 제품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탈모 산업에 관심을 갖고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관련 산업 규모가 점점 거대해지고 있다.

탈모방지 위해 모발 관리하는 소비자...기업들 본격 진출 ‘활발’

▲ 출처: LG생활건강

우선 탈모 관련 제품을 내세워 새롭게 시장 진출에 나선 기업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LG생활건강은 이달 탈모관리 전문 브랜드 ‘닥터그루트(Dr. Groot)’를 통해 본격적인 탈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닥터그루트’는 한국인의 두피와 모발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과 고민을 바탕으로 두피 케어와 탈모 방지를 돕는 제품이다. 

롯데제과의 건강기능식품사업부인 헬스원도 탈모 관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헬스원 관계자는 “2002년 건강식품 시장에 진출한 헬스원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사업 진출을 모색해 왔으며, 이번에 국산 맥주효모를 활용한 탈모 예방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헬스원이 선보인 탈모 브랜드는 ‘골든캐치’로, 맥주효모를 원료로 만든 국산 맥주효모분말 100%의 골든캐치 맥주효모와 의약외품인 골든캐치 샴푸액이다.

롯데 헬스원은 관계자는 “홈쇼핑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이후 편의점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출처: 롯데 헬스원
▲ 출처: 애경

생활뷰티기업 애경은 지난해 헤어관리 브랜드 케라시스를 통해 ‘네이처링 스칼프 테라피 탈모방지 라인 4종’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실리콘, 파라벤, 색소, 이소치아졸리논, 석유계 계면활성제 등을 제외해 두피에 부담을 덜어주는 저자극 제품이다. 비타민 B3, B5, B7의 복합체를 함유해 모근과 모발 영양을 채워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해외 대표 탈모 관련 기업도 국내 공략에 나섰다. 112년 역사의 독일 탈모예방 샴푸 브랜드 알페신도 국내에 진출했다. 알페신 샴푸는 독일의 코슈메티컬 기업 볼프그룹이 제조한 제품이다. 알페신은 과거 한울바이오라는 유통사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상품을 공급해오다, 관련 수요가 커지자 올해 유통사 디케이에스에이치와 파트너십을 맺고 직진출한 것이다.

탈모인 증가에 가발 산업도 덩달아 빛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규모의 가발 생산업체 하이모는 매출 규모가 지난 2010년 530억원에서 2014년 667억원으로 5년 사이에 25.8%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7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이모 관계자는 “젊은 층과 여성 탈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발에 대한 수요가 많다”면서 “지난해 전체 고객 수에서 20∼30대 고객의 비율이 24%, 특히 이 중 여성 고객비율이 전년보다 12%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기존 주고객인 4050대 남성층에서 젊은 여성층까지 소비자층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새롭게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기능성 탈모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쌓는 것은 기업들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탈모 방지샴푸·앰플 등 탈모 방지제를 사용한 경험자 4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사용 후 기대만큼 만족했다’는 응답은 13.5%(66명)에 불과했다.

이는 사용하는 인구는 늘고 있지만,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낮다는 점을 반증하는 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