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며 삼성은 초유의 총수 유고 사태를 맞이했다. 삼성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으며 외부 소통 도구도 모두 문을 닫는 등 잔뜩 움츠러든 분위기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나날이 치솟는 상황에서 장밋빚 전망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KTB 투자증권은 28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기존 25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올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다. 각각 50조7678억원, 10조5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와 49.9%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 및 OLED 패널 공급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담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9조6000억원을 전망해 역시 10조원에 육박하는 호성적을 예상했다. 그리고 2분기에는 무려 12조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갤럭시S8의 등장과 반도체 호조세가 겹치며 대대적인 퀀텀텀프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44조9000억원에서 46조10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 삼성전자 부문별 실적 추정치. 출처=하이투자증권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변경 절차를 중단했으나 이와 별개로 주주환원정책의 강화가 이어지는 부분도 고무적으로 봤다.

이에 앞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4일 제48기 주주총회에서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진행한 뒤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면서 "다만 검토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나아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약속한대로 전년 대비 30% 증가한 4조원 규모의 2016년 배당, 총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올 1분기부터 분기배당 시행 등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올해 1분기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보는 배경에는 반도체와 갤럭시S8,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이 배어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IM부문은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중국 업체의 추격으로 나름의 리스크가 있다는 견해다. 하이투자증권은 IM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 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성 저하로 1조3000억원, 계절의 영향을 받는 가전의 CE부문은 2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IBK 투자증권의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27일 4차 산업혁명에서도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여전하다는 전제로 '우려는 있지만, 흔들림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에 대해 "인재영입과 인수합병으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으며 D램과 낸드플래시 1위, OLED에서 독주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은 소프트웨어에서 다양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반도체 분야에서 "올해 인텔의 아성을 넘을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강자인 인텔을 넘어서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에 갇힌 삼성전자의 '오래된 꿈'이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전자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25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6조7000억원, IM 12조3000억원, CE 2조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및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조사, 정경유착에 대한 기업의 평판 하락은 분명 리스크다. 하지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악재가 삼성전자의 기술적 장벽을 무너트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부품과 세트 사업부의 시너지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권오현 부회장. 출처=삼성전자

한편 삼성전자는 주총을 통해 지난해 사업별 현황과 5대 핵심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현황에 있어 먼저 DS부문. 지난해 DS 부문은 매출 78조원, 영업이익 15조 85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노트7 발화에 의한 단종 후폭풍으로 IM부문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역시 DS부문의 존재감이 강렬했다는 후문이다. 디스플레이도 호조다. LCD는 UHD, 60형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CE 부문은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2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조3800억원 향상됐다. TV는 2016년에도 전년 대비 시장점유율을 높이면서 11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반면 IM부문은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 발화로 판매가 중단되면서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도 영향을 받았다는 자기반성이 나왔다.

5대 핵심과제는 회사의 지속 성장과 주주 중시 경영을 중심에 두고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사업 고도화로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를 꾀하는 한편, 소비자의 본원적 니즈 발굴을 통한 새로운 기회 창출,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과 품질 경쟁력 확대와 주주와의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