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주체계를 완성한 종근당홀딩스가 저평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종근당그룹은 젊은 인사들을 영입하면서 변화를 꽤하고 있다. 이에 지주 체계 완성 이후 기업 가치 재평가가 가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종근당홀딩스, 지주 체계 완성

오는 30일 종근당홀딩스는 종근당산업 38만4152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이로써 종근당홀딩스의 지주 체계가 완성됐다.

종근당홀딩스는 2013년 지주사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회사를 분할한 이후 지난해 1월 지주사 전환을 위한 법적 요건을 충족했다. 올해 말까지는 행위제한 요건을 달성해야 한다. 요건 중 하나는 자회사 지분율 확보다. 상장사는 20%, 비상장사는 40% 이상을 보유 해야 한다. 

이번 종근당산업 주식 취득은 이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일환이다. 종근당홀딩스의 상장 계열회사는 종근당, 경보제약, 종근당바이오다. 비상장사는 벨이앤씨, 벨커뮤니케이션즈, CKD창업투자, 벨아이앤에스다. 여기에 비상장사인 부동산 임대업체 종근당 산업의 지분만 확보하면 지주사 체제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9월 기준 종근당홀딩스가 보유한 종근당 산업 지분은 13.7%다. 종근당산업은 비상장사로 종근당홀딩스가 40%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종근당홀딩스가 오는 30일 38만주를 추가 확보하면 지분율은 57.55%가 된다.

▲ 종근당홀딩스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주가는 하락세..."저평가 됐다"

지주 체제의 완성으로 향후 종근당홀딩스의 기업 가치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종근당홀딩스는 다른 제약지주사에 비해 저평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종근당홀딩스의 경우 주력 자회사 주가 대비 제약 지주사 주가 상대 강도를 점검해 봤을 때 종근당 대비 주가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3년 지주전환 이후 종근당홀딩스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2015년 6월 1일 종가 기준 12만1500원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에는 하락세를 그리다가 지난 26, 27일간 기관투자자 매입량이 늘어나면서 다시 상승했다. 26일은 전일 대비 8.4%, 27일은 5.7% 올라 6만8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이틀간 주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주 전환 이후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이다.

종근당홀딩스의 주력 자회사인 종근당은 지난 2월 27일 종가 기준 11만55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가 이달 27일 종가는 11만원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또 "종근당홀딩스 시가총액이 자회사 지분가치에 미달한다"며 "저평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근당홀딩스의 시가총액은 27일 기준 3407억원이고 종근당은 1조350억원이다. 한미사이언스 시가총액은 3조7243억원, 한미약품은 3조3658억원, 녹십자홀딩스는 1조3121억원, 녹십자는 1조8406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인 것에 비하면 종근당홀딩스의 시가총액은 주력 자회사인 종근당 대비 매우 낮은 편임을 알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주가가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했고 PBR은 1배 미만으로 상승 여력이 높다"고 전망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종근당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8배다. 주가수익비율(PER)은 10.34배로 업종PER인 17.46배 보다 낮은 편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14년 6.2%, 2015년 6.8%, 2016년 9.0%로 매년 상승 중이다.

한편 지주사는 자회사를 지배하고 관리하는 업무만을 영위하는 순수 지주사와 동시에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 지주사로 나뉜다. 종근당홀딩스는 순수 지주사다. 따라서 사업가치로는 브랜드 로열티, 경영자문료, 배당금이 대부분이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종근당홀딩스는 순수 지주사이기 때문에 사업가치는 창출되는 매출과 이익이 적어 순수 사업가치만 두고 보면 가치가 크지 않다"며 "자회사 지분가치가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종근당홀딩스의 향후 기업가치는 자회사 지분가치로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지주사 체제가 완성된 이후 다양한 성장모델이나 사업 시너지로 지주사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병건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 출처=종근당홀딩스

‘젊은피’ 수혈...신약 개발에 박차

종근당홀딩스는 올해 신임 대표이사로 이병건 전 녹십자홀딩스 대표를 선임했다. 종근당바이오는 대웅제약 바이오연구소장 출신의 의약품개발 전문가로 알려진 이정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주력 자회사인 종근당은 지난 2015년 JW중외제약부터 릴리, 노바티스 등을 거친 김영주 대표를 영입했다.

그룹에 젊은피를 수혈한 종근당홀딩스는 앞으로 신약개발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잇따라 영입된 인사들은 연구개발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종근당홀딩스의 주력 자회사인 종근당은 올해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CKD-519와 CKD-506(류마티스 관절염)의 글로벌 임상 진입으로 R&D 비용이 1200억원(전년 대비 17.8% 증가) 가량 소요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된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종근당 매출액은 8987억원, 영업이익은 628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또 "CKD-506의 경우 2018년 초 임상 2a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R&D 추가 모멘텀이 발생한다면 신약 회사로 재평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종근당홀딩스 관계자는 "종근당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투자를 담당하고 종근당은 사업회사로서 사업부문을 담당하게 된다"며 "경영과 사업의 분리로 각각 전문성을 갖추고 기업 투명성을 높여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전략을 설명했다.

이어 "어떤 투자를 하게 될지는 아직 정확하게 말 할 수 없지만, 종근당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어느 방향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신사업 추진 부분도 고민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