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전기차배터리로 쓰이는 리튬이온전지 수출량은 7708톤으로 전년대비 60.0%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중국으로의 수출 물량이 급감한 반면 미국, 독일로의 수출량이 크게 늘어났다.

 

1~2월 합산 중국향 수출량은 2686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4648톤보다 42% 감소했다. 반면 미국향 수출량은 3180톤으로 전년 기간 695톤 대비 358% 증가했고, 독일은 3357톤으로 전년 1474톤 대비 128%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비중은 2016년1~2월 기준 중국이 45%, 미국이7%, 독일이14% 였다. 2017년 같은 기간에는 미국21%, 독일22%, 중국18%로 중국 비중이 크게 감소하고 미국, 유럽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료=관세청, KITA, 유진투자증권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TOP6에 한국 업체 3곳 포함

이처럼 국내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2017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성장을 이끄는 지역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2차전지 수출량 증가로 중국에서의 감소분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의 성장이 가파르다.

전기차 및 2차전지 전문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6 미국시장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6.4GWh로 전년비 47.2%성장했다. 미국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75% 성장해 총 4.4GWh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NE리서치가 2016년 한 해 미국에 출하된 전기차에 적재된 배터리를 회사별로 집계한 결과, 일본의 Panasonic이 약 4.6GWh로 1위에 올랐고, 한국의 LG화학은 2015년 대비 61.3%성장하면서 2위의 자리에 올랐다. 삼성SDI는 4위,SK이노베이션은 6위에 올랐다. 

 

SNE리서치 유신재상무는 “중국의 자국산배터리 보호정책으로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이 한국배터리업계에 시장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글로벌 자동차OEM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에서의 한국산 배터리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 곽진희 연구원도 “2016년 4분기부터 미국향 수출이 급증하기 시작했으나 중국규제에 따른 물량감소로 합산기준으로의 수출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고, 이에 미국의 성장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은 것”이라며 “그러나 2017년 1월을 기점으로 최대 수출국이 역전됐고, 3월, 4월로 가면서 미국전기차 판매성장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수출 비중 다변화 바람직

SNE리서치 이제혁 상무는 “국내 기업들이 사업 초기 중국에 집중했던 것을 이제 다양화 하는 모양새다. 중국에서 보조금 이슈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잘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계속 다국적으로 활로를 개척하는 추세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현재 중국은 우리나라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도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2019년 정도까지는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지만 보조금 이슈가 해결되면 중국에서도 판매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대표 배터리 제조 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국가의 수출량이 늘거나 줄어들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을 비롯한 모든 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