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월트 디즈니/에버렛 컬렉션

리메이크라고 해서 다 같은 건 아니다.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는, ‘미녀와 야수’에서부터 ‘파워 레인저스’, ‘기동 순찰대’(CHIPS) 등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영화가 전국 국장을 휩쓸며 압도적 흥행을 보였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 중 1위는 단연 월트 디즈니의 실사 영화 ‘미녀와 야수’. 개봉 이후 두 번째 주말을 맞은 이 영화는 8830만달러(984억원)을 기록하며 간단히 1위를 차지했고,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 영화사의 ‘파워 레인저스’는 4050만달러(451억3천만원)의 수입을 올려 2위에 올랐다. 워너브라더스의 R등급(준성인용, 19세 미만 관람 불가) 영화 ‘기동 순찰대’는 데뷔 첫 주 760만 달러(84억 7천만원)의 수입을 올려 7위를 기록했다.

1990년대 우스꽝스러운 TV 드라마를 PG-13등급(13세 이상 관람가)으로 찍은 ‘파워 레인저스’는 잘 알려지지 않은 10대 신인들을 여러명 캐스팅해 원래의 스토리를 다양하게 변화시켰는데, 이 영화 관객의 60%는 남성으로, ‘미녀와 야수’ 관객 대부분이 여성인 점과 대조를 이루었다. 관객이 이와 같이 나뉘어 진 것이 관객 몰이에 성공을 거둔 이유라는 것.

사실 ‘파워 레인저스’는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점을 받지 못했지만, 관객들은 앞으로 계속 관객을 끌어 모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의 ‘유망 A’(promising A) 평점을 주었다.

반면, 댁스 셰퍼드가 1970년대와 80년대 TV 드라마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를 토대로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은 액션 코미디 ‘기동 순찰대’는 관객, 비평가, 스튜디오 모두로부터 실망스런 평가를 받았다.

2500만 달러(278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기동 순찰대’는 최대의 위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760만 달러의 수입은 데뷔 성적으로 자못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 영화의 관객 평점은 ‘가망 없는 B-‘(deathly B-)였다.

컴스코어의 선임 미디어 애널리스트 폴 더가라비디언은 이렇게 말한다.

“영화의 브랜드 인지도가 있다면 매우 유리하지요. 출발하기도 전에 미리 점수를 따 놓은 셈이니까요. 하지만 결국에는 영화 자체로 평가받게 됩니다. 특정 제목에 브랜드 인지도가 있다 하더라도, 진정한 시험은 비평가들과 관객들이 그 영화에 얼마나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지요.”

그는 또, “관객들로 하여금,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의 영화를 보러 가려고 힘들게 번 돈을 쓰게 만들려면, 탄탄한 영화를 내 놓아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건 디즈니가 성공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녀와 야수’는 북미 시장에서 개봉 10일만에 3억 1700만 달러(3500억원)을 벌어들였고, 전 세계적으로는 6억 9030만달러(7690억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디즈니는 ’미녀와 야수’로 수십년 간의 영업권과 디즈니 브랜드, 그리고 단순한 지적 재산권 이상의 여러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쉽게 보이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지요.”

이번 주말에는 또 SF 스릴러 ‘라이프’(Life)도 개봉됐는데 1260만 달러(140억 4천만원)의 수입에 그쳐 1440만 달러(160억 5천만원)의 수입을 올려 3위를 차지한 ‘콩: 스컬 아일랜드’(Kong: Skull Island)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일부 영화들이 기대에 못미치긴 했지만 2017년 3월 박스오피스는 ‘로건’(Logan), ‘콩: 스컬 아일랜드’, ‘겟 아웃’(Get Out), ‘미녀와 야수’의 흥행 약진으로 지난 주말에 10억 달러를 넘어 역대 3월 기록으로 최고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