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디자인을 주목하고 있다.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말이다. 그들은 디자인을 경제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세계 추세에 발맞추고, 경재발전을 꾀하기 위해 디자인산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있다. 현재는 애플, 나이키, 필립스 등 디자인으로 세계 이목을 받는 기업과 디자인 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나타내며 한국의 디자인 파워를 과시하고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의 경쟁력은 북미와 유럽국가에 비해 다소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신흥 공업국들과 대결에서도 열세를 면치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디자인 어워드를 꾸준히 개최, 디자인 경쟁력 제고와 국가 경쟁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발전 동반자로서 디자인 어워드의 첫 시작은 조일광고창작상(조선일보, 1964), 중앙광고대상(중앙일보, 1965)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어서 상공부 주최로 1966년 시작된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는 현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전신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 어워드는 미술계와 산업계를 직결시켜 디자인 개선을 시도한 최초의 디자인 어워드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디자인 어워드에 대한 관심은 그저 미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디자인 어워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인식이 점차 바뀌었다. 국가 제품 경쟁력 면에서 디자인이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들어와서는 여러 디자인 관련 협회 및 학회가 연이어 창립되었다. 디자인 어워드 숫자도 늘어났다. 각 협회는 산미전국공모전,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대한민국트랜드대전 등을 개최했다. 기업도 디자인 어워드를 잇달아 개최했다. 리바트디자인 공모전, LG전자국제디자인 공모전, 삼성에버랜드 국제조경 디자인 공모전 등이 생겨났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1995년 이후엔 서울시를 시작으로 도시디자인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자체마다 공공디자인 어워드를 실시했다.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공모전, 다양한 디자인
2000년대에 들어서는 국내 공모전도 출품 카테고리나 방향성 면에서도 다각화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지원자도 출품 신청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디자인 어워드 개최 횟수도 꽤 많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약 1300회 개최했다. 2014년에는 약 2300건이나 열리기도 했다. 디자인 어워드 수준도 날로 발달하고 있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 질세라 국내 디자인 어워드는 카테고리와 수상부문, 심사요소를 늘리며 참가자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일부 디자인 어워드는 ‘아시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 K-디자인어워드 컨퍼런스 현장 <출처=K-디자인어워드 홈페이지>

◇ K-디자인 어워드

‘아시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라고 불리는 K-디자인 어워드다. 이는 홍콩의 ‘디자인포 아시아 어워드’, 대만의 ‘골든핀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아시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그만큼 공신력이 크다. 대회는 7개국 18명의 심사위원과 함께 전 세계 디자이너와 회사, 디자인 기관, 디자인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한다. 다양한 디자인 실무진을 비롯하여 나이키, HTC 등의 기업 CEO를 심사위원으로 초빙하기도 한다.

대회는 심미성과 콘셉트 전달력을 중시하는 전문 디자인 공모전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실제 시장 경쟁력에 가장 중점을 두어 디자인을 평가한다. 제품화되기 위한 요소가 담긴 디자인이 이야말로 디자인 경쟁력과 함께 실질적인 국가 경쟁력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제51회 대한민국 디자인 전람회 포스터<출처=한국디자인진흥원>

◇ 핀 업(Pin-up) 디자인 어워드◇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는 1966년부터 50년간 매년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졌다. 그만큼 깊은 역사와 전통으로 인해 그 권위를 국내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미래를 선도할 새로운 디자인 컨셉과 혁신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디자인 컨셉이 편견 없이 디자인 자체로만 평가될 수 있도록 프로 디자이너에서부터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참여자가 작품을 출품하는 공정한 플랫폼 마련하고 있다.

‘핀 업 디자인 어워드’는 1997년부터 시작됐다. 한국산업디자인협회(KAID)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디자인 시상식이다. 국내 생산 제품의 디자인 확산 및 산업디자인 발전을 위해 우수 디자인으로 검증된 제품을 선발한다. 특히, 이 상을 받으면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되는데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로고 <출처=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홈페이지>

◇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Asia Design Prize)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는 사회적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개념 디자인을 선정하는 아시아 최초의 공익적인 디자인 어워드다. 이에 비정상적인 기후, 양극화, 인종 차별, 식량난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혜택, 자연적 요소, 사용자 이용환경 개선 등 폭넓은 심사분야를 투입하였다.

 

▲ 굿디자인 어워드 로고 <출처=한국디자인진흥원>

◇ GD 어워드

산업통상자원부(MOTIE)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이 주최하고 주관하는 디자인 어워드다. 우수한 디자인 상품 개발을 장려하여 국가경쟁력 확보 및 국민 삶의 질 향상. 창의 디자인 강국 구현을 위한 세계적 인증가치 구축. 유니버설디자인, 서비스디자인, 전통시장ㆍ산업단지 디자인을 고도화(우수디자인 선정·장려 등)함으로써 사회적 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한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심사 기준에 ‘상업적 생산에 적합하고 경제성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할 정도로 비즈니스적인 요소 또한 경쟁력으로 인정해 심사하고 있다. 물론 외관, 사용 목적, 적합한 재료 등을 고려하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다.

 

국내 디자인 어워드 규모는?

한국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디자인 어워드 개최 횟수는 ▲2010년 1938건 ▲2011년 1645건 ▲2012년 1739건 ▲2013년 1728건 ▲2014년 2299건 ▲2015년 2065건 ▲2016년 1371건이다. 특히, 2014년에는 2299건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디자인 어워드가 개최되기도 했다.

▲ 2010~2016년 국내 디자인 공모전 개최 회수<출처=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DB>

디자인 어워드 분야와 주최측도 다양했다. 2013년에 조사된 『국내 디자인 공모전의 현황 연구』에 따르면 공모분야는 시각정보디자인이 139개(59.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산업디자인, 환경디자인, 섬유디자인 순이었다. 디자인 어워드 주최기관은 중소/벤처 기업 111개 (47.6%), 중앙정부/기관 32개(13.7%), 대기업 25개(10.7%) 순으로 나타났다. 공모일정은 3월과 5월에 33개(14.2%)로 가장 많은 공모전이 개최되었고, 1월이 18개(7.7%)로 가장 적은 공모전이 개최되었다.

▲ 디자인 어워드 분야(좌측) 및 주체기관(우측)<출처=2013 국내 디자인 공모전의 현황 연구>

상금 규모는 총상금 500만원 이하의 공모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대기업, 중앙정부, 기관, 지자체에서 대규모의 디자인 공모전을 주최한다는 기존의 상식에서 벗어난 결과다. 총상금 30만원 미만의 공모전, 상금이 없이 기부 차원의 공모전, 특전만 있는 공모전 등 다양한 유형의 공모전이 개최되기도 했다.

▲ 공모전 시상식 규모<출처=2013 국내 디자인 공모전의 현황 연구>

자료를 종합하여 볼때 국내 디자인 어워드는 디자인 분야 비전을 제시함과 동시에 새로운 디자이너 발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역 문화의 이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해결방안 모색, 친환경 공간 조성 및 인간 환경의 질적 향상에도 힘쓴다. 또한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기존 디자이너에게 공모전의 참여를 통해 거액의 상금, 해외답사, 취업 특전, 외국대학 입시가산점 부여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Good 디자인보다 Great 디자인
이처럼 다양한 디자인 어워드가 국내에서 열린다. 이는 규모, 수준, 성향 등에 따라 디자인 어워드 색깔이 다르다. 현재 디자인 공모전은 ‘좋은 디자인(Good Design)’을 위한 국내 디자인협회와 기업, 단체 등이 앞장서고 있다. 다만 디자인 어워드에서 같은 아이디어라도 수상의 영광을 얻거나, 얻지 못하는 제품이 탄생하는 일은 불가피하다. 디자인 어워드 자체가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모전에 당선되지 못한 디자인이라도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사람들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디자이너에게 제품 개발 열정에 불을 붙이므로 좋은 디자인이다. 최근 디자인 공모전에는 어느 때보다 좋은 디자인이 많이 접수된다. 좋은 디자인에서 발전된 것이라는 기본적인 인식보다 복잡한 인간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차이점을 알고 제대로 활용하면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얻을 수 있다.

디자인은 어떤 방향이든 사람을 널리 이롭게 만들기 위한 초석에서 시작되는 일이다. 이에 국내 디자인 어워드는 계속해서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의 기준’을 제시하며 ‘대단한 디자인(Great Design)’을 만들 수 있는 자세를 유도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뛰어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나와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지, 국내 디자인 어워드와 디자인산업 귀추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