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현대경제연구원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성장으로 한국은 일본을 빠르게 추격하면서 양국 간 격차도 크게 축소됐으나, 다시 두 나라 간 경제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한국경제, 얼마나 일본을 따라잡았나’에 따르면 세계 GDP 대비 비중은 1980년에 한국이 0.6%, 일본이 9.8%로 양국 간 격차는 9.2%p였으나, 2016년에는 동 각각 1.9%, 6.3%로 4.4%p로 축소됐다. 1인당 GDP도 1995년에는 3만 달러 이상 차이가 있었으나, 2016년에는 1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한국이 최근 6년 연속 GDP 갭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불황기 일본과 유사한 수준으로까지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016년에는 양국 간 경제 격차가 재확대됐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 대해 연구원은 리스크 대응력, 산업·기술 경쟁력, 기업성과 등 3개 측면에서 일본과 한국의 차이점을 짚어냈다. 

리스크 대응력 측면에서 한국의 국부 규모는 아직도 일본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의 국부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축소된 후 증가세로 전환되어 2015년에는 약 10.9조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이는 일본의 약 40.2%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2016년 기준 3711억 달러로 일본 1조2168.4억 달러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 출처= 현대경제연구원

산업·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한국은 일본을 빠르게 추격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미국이나 EU와 같은 선진국 시장 내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세계시장 내 한국의 對日 상대적 비교우위 품목 수는 5개로 변함이 없다. 중국시장에서는 IT와 정밀기기, EU시장 내에서는 철강제품이 對日 상대적 비교우위 상품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미국과 EU 시장 내 기계, 자동차, 정밀기기의 상대적 對日 비교열위가 지속되는 등 선진국 시장 내에서의 경쟁력 정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부가가치 경쟁력도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격차가 확대됐다. 한국의 최종수요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율은 2000년 45.1%에서 2014년 40.2%로 하락했고, 일본도 동기간 53.6%에서 51.8%로 낮아졌으나 한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 지속되었다. 더욱이 대일(對日) 부가가치율 격차도 동기간 8.5%p에서 11.6%p로 확대되었다. 

▲ 출처= 현대경제연구원

기업 성과(매출액)로 본 성장성은 일본 기업들의 회복력이 미약한 가운데 한국이 최근 0%대 증가율로 하락하면서 양국 모두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수익성) 매출액 영업이익률로 본 수익성 격차는 축소됐지만, 이는 일본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0년 5%대 초반에서 2015년에는 4%대 후반으로 낮아진 반면 일본은 동기간 2%대 후반에서 3%대 후반으로 개선됐다.

한국은 경제 규모나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일본을 빠르게 추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고, 국내 여건 악화로 향후 격차 재확대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더욱이 한국과 비교되는 시점이 일본의 장기불황기 즉. ‘잃어버린 20년’이 반영된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한국경제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전략 재설정이 시급하다.

이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 이부형 동북아연구실장은  “경제 운영 전반에 대한 방향성을 재설정함으로써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시켜야 한다. 시장경제원리와 성과보상주의 확립은 물론 도전과 실패의 사회적 자산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민간의 산업·기술 투자 확대, 서비스업 선진화 등을 통해 내수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코피티션(Coopetition) 전략 추진을 통해 주변국들의 경쟁력을 내재화하는 한편 동반 성장을 꾀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