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23일 열린 '2017년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기림 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초소형 OLED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IHS마킷이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2017년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22일~23일 양일간 열린 이 콘퍼런스에는 IHS 소속 디스플레이 전문 연구원들이 연사로 참석했다. 최신 디스플레이 산업 트렌드와 전망을 공유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정체 중이지만 디스플레이 시장은 조금씩 성장 중이다. 급성장 페달을 밟고 있는 중국 시장을 발판 삼아 자라고 있다. 허무열 IHS 테크놀로지 코리아 부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 중국이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중국 비보가 192%, 화웨이가 85%. 오포가 33%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을 빼면 할 얘기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허 부장은 “강력한 중국 로컬 시장의 요구로 중국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하다고 볼 수도 있다. 공격적인 투자로 기술면에서도 앞서가고 있다"며 "모바일폰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2015년 대비 1% 역성장 했다. 그럼에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 티안마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 OLED로 재편되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 사진=이코노믹리뷰 김기림 기자

◇모바일 디스플레이, 이제는 18대9 비율·OLED가 대세

18대9 비율은 스마트폰 크기는 같으나 큰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는 가로 측은 변화가 없으나 세로축은 20mm가량 커질 전망이다. 허 부장은 "사람들 손 사이즈는 변함없으니 스마트폰 크기 자체는 작은걸 원한다. 화면은 큰 화면을 선호 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로축이 고정되기 때문에 사이즈가 커지는 것에 대한 반감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부장은 "이제까지 디스플레이는 화면 비율과 해상도가 시장 성장을 이끈 주된 요소였다. 지난 4년~5년간 디스플레이 크기가 정체됐었다"며 "앞으로는 베젤을 줄여 80%까지 화면 비율을 높인 18대9 비율 디스플레이가 주류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화웨이, 오포와 비보 등도 올해 안에 18대 9 화면 비율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LG는 지난 10일 이미 이 화면 비율을 적용한 G6를 출시했으며, 삼성전자도 오는 30일 이 비율을 적용한 갤럭시 S8을 공개할 전망이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OLED 분야에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테리 유 IHS차이나 수석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은 LCD뿐 아니라 OLED 패널에도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OLED 탑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OLED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삼성전자 디스플레이가 시장의 95%를 점령하고 있다. 다만 허 부장은 "시장이 OLED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은 중국 기업들과 삼성전자간에 격차가 크지만 정부 지원이 집중적으로 들어가는 중국을 경계해야한다"며 "앞으로 실질적으로 한국 기업들에 얼마큼의 투자가 들어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8에도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허 부장은 이어 "올해는 와이드스크린도 인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풀 스크린 얘기도 나올 것"이라며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소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회로적인 측면을 개선하면 LCD보다 쉽게 풀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갤럭시S8 디스플레이 예상도. 사진=이코노믹리뷰 김기림 기자

◇추격하는 중국, 한국 기업들 돌파구는?

중국 스마트폰 패널 수요는 6억대로 세계 최고다. 화웨이, 오포, 샤오미, 비보, 삼성전자까지 고객군의 폭이 넓다. 중국과 대만 업체의 결합도 한국이 설 자리를 줄인다. 이들이 결합해 만들어진 일명 차이완(Chiwan)의 움직임도 한국 업체들엔 부담이다.

현재 중국은 이미 주요 부품 구매처를 한국이 아닌 대만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를 두고 사드 보복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시장은 자체 소비 비율이 높다. 삼성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은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다. 약 70%의 디스플레이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삼성전자 의존도가 60%로 떨어지고 애플에 납품하는 분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하락세를 띄고 있다. 중국 고객 확대가 필연적이라는 분석이다. 허부장은 "지금 스마트폰 시장을 보면 삼성전자, 애플이 1위고 나머지는 중국 업체다.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며 결국 중국 업체를 잡아야 양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의 돌파구는 중국 업체와의 협업이다. 허 부장은 "특히 LG 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 애플 공급률이 전제 LCD 디스플레이 공급량의 50%를 차지한다. 애플이 OLED 아이폰을 내놓으면 LCD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면 LG디스플레이의 공급량도 자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들, 결국 큰 고객을 잡아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