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인생 명예를 건 리뷰배틀이 시작된다. 헤드폰 데스매치 승자는?

▲ QC35를 착용한 조재성 기자(좌)와 PXC550 Wireless을 착용한 김태환 기자(우).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 QC35를 착용한 조재성 기자(좌)와 PXC550 Wireless을 착용한 김태환 기자(우)가 팔씨름을 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젠하이저 PXC550 Wireless "스마트한 조작과 균형잡힌 음색" - 김태환 기자

겉모습부터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무광 검정색의 헤드폰. 연결부는 은색으로 처리돼 고급스러움을 더했네요. 알고보니 지난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제품이네요. 무게도 227g으로 헤드폰 치곤 가볍네요. 젠하이저 PXC550은 이렇게 제 마음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우선 사용자들을 위한 소소한 배려가 눈에 띕니다. 전원버튼이 없지만 헤드를 90도 비틀어 펴면 자동으로 켜집니다. 음악감상을 하다가 헤드폰을 잠시 벗으면 자동으로 곡 재생이 멈추는 ‘일시정지’ 기능도 있습니다.

▲ 출처=젠하이저

오른쪽 헤드를 손으로 터치할 경우 다양한 조작이 가능합니다. 볼륨을 올리거나 줄이고, 재생 중인 음악을 앞으로 넘기거나 뒤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전화가 올 때는 간단한 터치로 통화 시작과 종료를, 전에 걸었던 번호로 재다이얼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통해 차음성을 더욱 강화시켰습니다. 독자적 기능인 ‘노이즈가드’를 통해 바깥 소리를 효율적으로 막아줍니다. 단계 조절도 가능합니다. 0에서 1, 2로 올릴수록 차음성이 더욱 커지죠. 이 노이즈캔슬링이 켜져 있는 와중에도 오른쪽 헤드를 터치해 아래로 내리면 음악이 일시정지돼 잠시 대화가 가능합니다.

음질과 음색을 살펴볼까요? 무선이 유선보다 음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정말 음질에 민감한 분이라면 제품 구매시 동봉된 유선단자를 이용해 음악을 감상하면 됩니다. 유선의 불편함을 버리고 무선연결을 했을 때도 저는 큰 차이를 모르겠더군요. 실제 aptX 코덱을 지원합니다. 가장 음 손실이 적은 코덱 중 하나죠.

▲ 출처=젠하이저

음색은 선명한 축에 속합니다. 음 분리도와 해상도가 이어폰 뺨칠 정도로 명료합니다. 저음부가 다소 약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닙니다. 단단하게 잡아주는 느낌이네요. 기존 헤드폰들이 강한 저음을 추구하다 음색이 답답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점을 잘 보완했다고 생각됩니다. 음장모드를 지원합니다. 영화모드, 강의모드, 클럽모드가 있습니다. 아울러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받으면 다양한 미세조정도 가능합니다. 저음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생각되면, 이퀼라이저 보강을 통해 원하는 음색을 맞출수 있습니다.

보스 QC35요? 굉장히 저음이 강합니다. 결국 중음과 고음이 묻히는 현상이 나타나네요. 전반적으로 소리가 뭉개진다는 느낌입니다. ‘붕붕~’하면서 울리죠. 음색은 취향의 문제이지만, 제 취향은 아니네요. 부담스러운 소리입니다. 볼륨이나 전원버튼 등이 모두 물리 버튼입니다.

▲ 출처=젠하이저

간단히 터치로 할 수 있는 조작이 불가능하네요. 헤드 전면을 터치하는 PCX550과 달리 헤드 아래에 위치한 버튼은 음악 감상 중 조작이 불편합니다. 플라스틱 재질이라 그런지 ‘장난감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QC35는 강력한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다고 자랑합니다. 실제 두 제품을 비교해보니 확실히 보스 제품이 뛰어난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너무 소리가 격리되다보니 이질감도 느껴지네요. 같은 값이면 고급스럽고 스마트하며 균형 잡힌 음색이 나오는 젠하이저 PCX 550이 압승이라 생각됩니다.   

 

보스 QC35 “노이즈캔슬링 헤드폰=보스” -조재성 기자

무선 헤드폰 라이벌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습니다. 유저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는 제품 둘이죠. 간혹 둘중 뭐가 더 뛰어난가를 두고 피 튀기는 설전이 벌어집니다. 비교하기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둘다 ‘노이즈 캔슬링(소음차감) 기능을 지원하는 50만원대 유무선 겸용 헤드폰’이니까.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칩시다. “PXC550과 QC35 중에 하나만 줄게요. 뭐 가질래요?” 전 이렇게 답할 거예요. “QC35요! 무조건 QC35요!” 두 헤드폰을 번갈아가며 무한반복으로 사용해보고 내린 판단입니다. 디자인, 사용성, 음질 등을 고려했을 때 제 선택은 QC35입니다.

▲ 출처=세기HE

일단 노이즈캔슬링 기능부터 들여다보죠. 이게 뭐냐고요? 외부소음을 차단해주는 기술입니다. 이어컵 바깥에 달린 소형 마이크로 주변소음을 받아들여 사용자에게 반대되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를 통해 소음을 상쇄시키는 원리죠. 보스는 40년 넘게 장인정신을 발휘해 노이즈캔슬링 기술을 연구해왔죠.

보스를 설립한 아마르 보스 박사는 40여년 전에 항공기를 탔다가 충격받았습니다. 항공기 소음 때문에 헤드폰에서 나오는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 자리에서 펜을 꺼내 ‘소음을 없애는 헤드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었습니다. 이후 보스는 18년간의 노력 끝에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을 만들어냈죠. 이 기술은 미 공군 파일럿은 물론 NASA 우주왕복선 조종사와 함께했습니다. 역사의 순간에 보스가 있었죠.

▲ 출처=세기HE

소비자들 머릿속엔 자연스럽게 ‘노이즈캔슬링=보스’라는 등식이 자리잡았어요. 실제로 사용해보니 1%의 실망감도 없었습니다. 착용하는 순간 현실세계와 격리된 느낌을 받았어요. 지하철과 차량 소음 같은 게 하나하나 사라졌습니다. 주변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 목소리가 귓속말보다 작게 들리더군요.

신세계였습니다. 음악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죠. PXC550이요? 역시 소음을 잘 차감해줍니다. 다만 번갈아 실험해보면 보스 손을 들어주게 되더군요. 더 완벽하게 소음을 차단해주는 느낌입니다. 마치 QC35가 “노이즈캔슬링은 이런 것!”이라고 외치는 느낌.

음질의 경우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취향 차이이기도 하죠. 제 취향엔 분명 QC35가 뛰어나게 들립니다. 각각 특징이 뚜렷합니다.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C35가 디젤차라면, PXC550은 가솔린차입니다. QC35가 오프로드에서도 끄떡없는 SUV라면 PXC550은 우아하게 도로를 달리는 세단 같네요.

QC35는 심장을 두드릴 정도로 박진감 있는 중저음 전개가 압권입니다. 그러면서도 고음을 뭉개짐 없이 깔끔하게 들려줍니다. 반면 PXC550은 부드럽고 차분해요. 깨끗한 소리를 들려주지만 파워풀한 느낌이 떨어지죠. 신나는 음악도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사용성을 생각해보죠. 피상적으로 보기엔 젠하이저가 더 신경을 쏟은 것 같아요. 헤드에 터치로 작동하는 컨트롤 패널을 넣었으니까요. 헤드를 꺾으면 전원이 꺼지는 것도 신기하네요. QC35는 특별할 것 없이 심플합니다. 별도 노이즈캔슬링 온오프 버튼도 없고 전원을 켜면 자동 활성화되는 식이죠.

▲ 출처=세기HE

직관성에 있어 QC35에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터치패널이 신기하긴 하지만 온전히 활용하려면 설명서를 펼쳐놓고 하나하나 공부해야 합니다. 반면 QC35는 포장을 풀어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사용성을 자랑합니다. PXC550은 터치패널 활용법을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활용하면 자꾸 실수를 하게 됩니다. 다음곡으로 넘기려 했는데 뒤로 돌아가곤 했어요.

배터리 지속시간도 QC35가 앞섭니다. 무선 기준으론 둘다 20시간이지만, 유선으로 사용하면 QC35가 40시간, PXC550이 30시간을 버팁니다. 디자인도 QC35가 더 멋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광 블랙에 심플한 디자인이 고급스럽죠. 부담없이 어떤 차림에든 어울릴 것 같습니다. PXC550이요? 은색 테두리와 포인트가 부담스럽네요. 제 또래는 열이면 열 QC35쪽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