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모바일 AP는 시스템 반도체의 꽃이자 스마트 기기의 두뇌로 여겨진다. 초연결 시대를 준비하는 각자의 플레이어들이 매우 공을 들이는 영역이며, 그와 비례해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의 강자는 퀄컴이다.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바탕으로 시장을 대부분 장악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기술적 실험을 거듭하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난 1월 CES 2017에서 공개된 스냅드래곤 835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 강력한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이 열려 눈길을 끈다.

▲ 벤치마크 행사.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플랫폼, 스냅드래곤 835

퀄컴은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스냅드래곤 835 벤치마크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마이크 로버츠 퀄컴 전무는 "스냅드래곤 835는 단순한 AP가 아닌, 플랫폼의 가치를 가진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스냅드래곤 835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냅드래곤 835는 10 나노(nm) 핀펫(FinFET) 공정으로 만들어졌다. 프리미엄급 컨슈머 디바이스에 차세대 엔터테이먼트 경험과 커넥티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기에 최적화되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을 넘어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태블릿 및 모바일PC까지 아우르며 안드로이드 및 윈도10 등 운영체제 스펙트럼도 상당히 넓다.

▲ 출처=퀄컴

스냅드래곤 835는 기가비트(Gigabit)급 LTE 속도를 제공하는 X16 LTE 모뎀과, 2x2 802.11ac 웨이브 2(Wave 2) 와이파이 및 세계 최초로 블루투스5 를 지원한다. 특히 속도적 측면에서 보면 LTE 카테고리16(Cat.16)을 지원하고 초당 최대 1기가비트(1Gbps)의 다운로드 속도가 가능하다. LTE 카테고리 13 (Cat.13)로는 초당 최대 150메가비트(150 Mbps)의 업로드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2x2 802.11ac 와이파이는 멀티유저 MIMO (MU-MIMO)를 지원하며 멀티-기가비트 802.11ad 와이파이로 초당 최대 4.6기가비트(Gbps) 속도까지 낼 수 있다. 추가 칩 지원이 이뤄지면 802.11ad 멀티-기가비트 와이파이 규격까지 지원할 수 있다.

퀄컴 크라이요 280 CPU 및 퀄컴 헥사곤(Qualcomm® Hexagon™) 682 DSP로 프로세싱 전력 및 성능을 구현하는 것에도 최적화되었다는 후문이다. 머신러닝을 위한 구글의 텐서플로우(TensorFlow) 소프트웨어 및 이미지 프로세싱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할라이드(Halide)를 지원한다.

아드레노 540 GPU로 OpenGL ES 3.2, OpenCL 2.0, 벌칸(Vulkan) 및 DX12도 지원한다. 퀄컴 스펙트라 180 ISP로 퀄컴 아드레노 그래픽 서브시스템을 한 단계 상향시킨 지점도 눈길을 끈다. 카메라적인 측면에서 최대 32MP 및 16MP 듀얼 카메라, 2x ISP, 14-비트, 하이브리드 오토포커스, 퀄컴 클리어사이트 기술, 옵티컬 줌 기술, 하드웨어 기반 안면 인식 및 HDR 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생체인식기술 및 기기 인증 기능을향상시킨 보안 플랫폼 퀄컴 헤이븐도 관심사다. 퀵차지(Quick Charge) 4의 급속충전 기술과 4K UHD 지원에 영상 캡처 속도 30fps, 비디오 재생 속도는 60fps로 구현하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H.264(AVC) 비디오 압축 표준 및 H.265(HEVC) 고효율 비디오 코딩도 지원한다. 스냅드래곤 835에 탑재된 퀄컴 어쿠스틱(Qualcomm Aqstic™) WCD9341 오디오 코덱으로 오디오파일 등급 DAC, 32비트/384kHz 고음질 음원, 115dB의 신호대잡음비(SNR), -105dB의 뛰어난 전고주파 왜곡값 (THD+N)과 DSD 하이파이 음원 재생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거시적으로 스냅드래곤 835의 성능을 확인한다면, 먼저 배터리 수명의 경우 전작 대비 35% 줄어든 패키지 사이즈에 전력 소모는 25% 감소해 배터리 효율을 높였다는 후문이다. 크라이요(Kyro) 280 CPU는 전룍효율의 가치를 잡아냈으며 헥사곤(Hexagon) 682 DSP는 텐서플로우와 할라이드 프레임워크를 지원한다. 고성능 헤테로지니어(heterogeneous) 컴퓨팅 플랫폼에 퀵차지 4의 기능도 연결된다.

스냅드래곤 835를 소개하며 유독 강조된 지점이 몰입감이다.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구현에 필요한 높은 성능을 지원함과 동시에 온도 제한(thermal limit)및 전력 효율성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구글 데이드림(DayDream)을 지원한다. 25% 향상된 3D 영상 렌더링 성능과 아드레노 540 그래픽 처리 시스템을 통한 성능적 진화가 눈길을 끈다.

4K UHD 프리미엄(HDR10) 영상, 10비트 광색역 디스플레이, 객체 및 배경 기반 3D 음향과 함께 센서 융합을 통한 6DoF 포지셔닝 구현 등 탁월한 가상 및 증강 모션 트래킹도 지원된다.

더불어 스냅드래곤 835는 광학 줌 (Optical Zoom)과 고속 오토포커스 기술, 화질 열화를 최소화하는 비디오 압축 기술 및 HDR 색재현력을 바탕으로 삼으며 기가비트급 LTE 속도의 X16 LTE 모뎀과 2x2 802.11ac 웨이브 2(Wave 2)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자체로 연결성을 강화했다는 후문이다. 보안은 퀄컴 헤이븐의 가치에 있다. 지문, 홍채, 안면 생체인식 기술이 탑재된 보안 플랫폼이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35를 두고 모바일 AP가 아닌, 모바일 플랫폼이라 명명한다. 단순히 하나의 기기가 아닌, 다양한 초연결 인프라가 연결되어 판이 깔리는 '장터'라고 정의한 셈이다. 실제로 스냅드래곤 835를 보면 단순히 핵심 기기의 가치를 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 퀄컴 행사.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벤치마크 점수는 어떨까?
국내에서 스냅드래곤 835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당장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퀄컴은 지난 1월 CES 2017에서 스냅드래곤 835를 공개한 후 현재 양산을 시작했으며 상반기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이라 밝혔지만, 국내의 경우 탑재되는 기기가 나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LG전자는 LG G6를 출시하며 스냅드래곤 821을 사용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에 스냅드래곤 835가 들어가기는 한다. 하지만 갤럭시S8에는 삼성전자가 만든 엑시노스8889가 혼용되며, 국내에는 엑시노스8889가 들어가는 갤럭시S8이 출시될 전망이다. 같은 제품이지만 모바일 AP는 다르다는 뜻이다. 엑시노스8895도 10나노 핀펫 공정으로 탄생해 나름의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지점에서, 스냅드래곤 835의 벤치마크 성적은 어떨까? 이미 관련한 다양한 벤치마크 점수가 공개되기는 했으나 현장에서 실제 측정한 점수를 살펴보자. 기기는 퀄컴이 제공한 단말기며, 버전은 안드로이드7.1.1 기준이다.

먼저 긱벤치. 스냅드래곤 835는 싱글코어에서 2046점, 멀티코어에서 6445점이 나왔다. 최근 긱벤치가 자체적으로 자사한 결과에 따르면 갤럭시S8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35는 싱글코어 1929점, 멀티코어 6084점으로 나온 바 있다. 중국 현지에서 나온 점수가 다소 높지만 이는 충분한 오차범위다. 여기에서 긱벤치 자체 결과에서 본 엑시노스8889를 점수를 살피면 갤럭시S8 탑재 기준 싱글코어 1978점, 멀티코어 6375점이다.

▲ 긱벤치 점수.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긱벤치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기사를 쓴 일부 국내언론의 경우 해당 자료를 두고 엑시노스8895가 스냅드래곤 835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보도를 보면 싱글코어에서 49점, 멀티코어에서 291점의 차이를 보여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현지에서 직접 긱벤치를 통해 돌려본 결과 오차범위기는 하지만 스냅드래곤 835가 엑시노스8895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투투 벤치마크를 보자. 스냅드래곤 835는 17만5619점이 나왔다. 최근 알려진 안투투 자체 성적인 18만1434점과 비교하면 다소 낮게 나왔다.

▲ 안투투 점수.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안투투 자체 벤치마크에서 갤럭시S8 탑재 기준 엑시노스8895는 20만5284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멀티코어 및 메모리 능력에 있어 엑시노스8895가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PC마크는 7893점, 3D마크에서는 3517점이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 PC마크 점수.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 3D 마크 점수.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스냅드래곤 835의 세계로"
스냅드래곤 835의 성능을 더욱 확실하게 체험해보자.

X16 LTE 모뎀의 장착으로 LTE 카테고리16(Cat.16) 지원, 초당 최대 1기가비트의 다운로드 속도와 LTE 카테고리 13 (Cat.13)로 초당 최대 150메가비트의 업로드 속도 구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 속도 테스트.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스냅드래곤 835를 활용한 360도 영상도 현장에서 시연한 결과, 부드러운 터치감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HDR10으로 정리되는 초고화질 존재감도 발군이다.

흥미로운 점은 가상현실 존재감. 모션 트래킹의 경우 기대 이상으로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기기를 장착한 후 기본적인 상하좌우 움직임은 부드럽게 작동했으며, 앞으로 걸어가거나 뒤로 걸어갈 경우 모션 트래킹 기능이 원활하게 구동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위치가 변하면 해당 위치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가상현실 풍경 구현은 지금까지 쉽게 보지 못했던 기술로 보인다.

▲ 가상현실 트래킹 체험.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퀄컴 어쿠스틱 WCD9341 오디오 코덱으로 오디오파일 등급 DAC, 32비트/384kHz 고음질 음원을 지원하고 15dB의 신호대잡음비(SNR), -105dB의 뛰어난 전고주파 왜곡값 (THD+N)과 DSD 하이파이 음원 재생을 구현하는 대목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시장에 마련된 거대한 아날로그 장비가 할 수 있는 일을, 동전 크기의 스냅드래곤 835의 기능 중 '일부'가 해내는 지점이 놀랍다. 다만 음원 차이의 경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확실하게 잡아내기 어려웠으나, 참가자 일부에서는 "확실히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 음원 성능 확인.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홍채인식 기술은 속도가 인상적이었다. 사용자의 눈을 기기에 보여주는 순간 인식을 마친다. 보안을 위해 그림으로 그려진 가짜 눈동자를 대어보거나 심지어 정교하게 만들어진 실리콘 재질의 얼굴을 대어보았으나 인식이 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신속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을 해내는 능력이다.

▲ 머신러닝 기술력.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머신러닝적 측면에서는 강력한 인식 기술력을 보여줬다. 전시장에 준비된 사물을 대어보니 빠르게 인식, 해당 정보를 캐치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