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 부동산 시장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가져올 수 있는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금리인상은 향후 1년간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따랐다. 

22일 한국을 찾은 글로벌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라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디 모크레인(Mahdi Mokrane) 유럽 리서치 총괄 책임은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 지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브렉시트 투표 이후 유럽연합(EU)과의 향후 관계 등 불확실성이 증가했으나 영국은 앞으로도 전세계에서 가장 투명하고 유동성이 풍부하며 안정적인 부동산 투자 시장 중 하나일 것이다”라고 평했다.

다만 그는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EU 완전탈퇴)가 예상되는 상황 하에서 변동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임차인들의 대규모, 장기 임대차 계약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이 약화된 파운드화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감행하지 않을까하는 질문에는 모크레인 책임은 향후 1년간 금리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하기도 했다. 

라살이 발표한 2017년 연간 투자전략 보고서(Investment Strategy Annual)에 따르면 영국 및 유럽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안정적인 시장이다. 최근 영국 부동산 시장의 임차 수요는 브렉시트 투표 직후 우려했던 수준 대비 훨씬 견조한 상태이며, 우량 자산(Prime Asset)의 시장가치는 브렉시트 투표 이전과 유사하거나 하락폭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보고서는 투자 지역 및 기회에 따라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2017~2018년 발생할 수 있는 높은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통해 라살은 영국 부동산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양호한 성과가 예상되는 투자 대상으로 장기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리테일 자산 민간임대주택 런던 오피스 메자닌(Mezzanine) 대출을 꼽았다. 먼저 뛰어난 접근성 및 적정한 임대료 수준을 가진 리테일 자산에 대한 임차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에 시장 변동에 대비한 방어적 투자 전략이 될 수 있고,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영국 내 만성적인 주택 공급부족 상황 하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 런던 입주율(入住率) 추이와 전망. 출처=라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그리고 브렉시트에 따른 런던 오피스의 가격 조정은 단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메자닌 대출은 저금리 환경 및 엄격한 금융규제로 인해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이 더 보수적이고 위험 회피적인 투자를 선택하는 가운데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간담회에서 에이미 아스나 라살 유럽 부동산 대출투자 총괄 책임자는 “유럽은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더욱 긍정적이고 성숙한 시장 환경을 갖춰 나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럽 부동산 대출 투자는 매력도가 높다. 기관투자자들은 민간부문 부동산 대출을 통해 더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 내 상업부동산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대출투자는 2015년 기준 1조3500억 유로 규모를 넘어섰으며, 시장 규모가 크고 안정성이 높아 기관투자자들에게 채권투자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부동산 투자 기회에 대해서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독일과 프랑스, 더 높은 경제 성장세인 스페인, 폴란드, 스웨덴과 이보다 조금 낮은 수준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네덜란드에서 임차인과 부동산 투자자들은 브렉시트 투표 이전에 수립했던 사업계획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에서는 특히 수익 창출형 코어 자산에 대한 투자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라살은 지난 15일 네덜란드에서 치러진 총선 결과로 인해, 유럽 대륙 전반에 미치는 정치적 리스크는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파리,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뮌헨 등 도심코어 오피스 투자는 EU 지역 평균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프랑스 등 유럽 내 쇼핑 중심지와 스웨덴, 독일 등 노동인구 유입이 높은 시내 쇼핑가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고 했다. 

도심 물류(Urban Logistics)에 대해서는 인구 증가 및 도시화에 따라 토지 가치가 상승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네덜란드와 독일 내 주거단지는 인허가 리스크를 헷지(hedge:변동 위험 회피)할 경우 개발 후 보유 전략이 선호된다고 전했다. 

아시아의 경우 불확실과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전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일본과 호주는 강력한 부동산 관련 권리 보장 및 양호한 수익성으로 인해 코어 자산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안정적인 투자지역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다 높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코어자산 투자 증가 추세가 코어자산으로의 가치부가 전략 및 코어자산 개발 전략에 대한 투자금 회수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라살은 보유 중인 국내 부동산 투자자산과 해외에서의 다양한 위험 대비 수익률을 보유한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의 배분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비핵심 자산 보유를 줄이고 레버리지를 낮추는 한편 대출 규제에 대비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 투자 기회와 관련해서는 시장 확대 국면에서 임대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공급 제한과 높은 수요를 보유한 시장으로의 개발투자 및 경기 하강기를 버텨낼 수 있는 전략적 장기 투자를 검토하라는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 존스랑라살 그룹의 자회사인 라살은 세계 최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중 하나로, 16년 4분기 기준 미화 580억원(약 65조5000)을 운용 중이다. 라살은 부동산 관련 대출, 지분 및 상장 주식 투자 등을 통해 부동산 투자자금을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