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이 스마트 워치를 만들었다. 이름부터 강렬하다. 서밋(Summit), 우리말로 ‘정상’이다. 캐치프레이즈도 당차다. “Don’t just move forward. Be ahead(그저 전진하지 마라. 앞서가라).” 그 외침에서 서밋에 대한 몽블랑의 포부와 자신감이 절로 느껴진다. 과연 얼마나 매력적일지 궁금해졌다. 겉모양은 어떻게 생겼을지, 지원하는 기능과 배터리 수명, 방수 능력은 얼마큼 일지. 곧바로 브랜드로부터 서밋의 기술력과 디자인,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

 

▲ 서밋은 손목시계 고유의 매력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출처=몽블랑

제롬 랑베르 몽블랑 CEO는 서밋의 기획에 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2013년, 제가 몽블랑에 합류했을 때에요. 당시 스위스에서 등산을 즐겨 했는데, 제 러닝 시계가 아웃도어에 필요한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더라고요. 고급 시계는 말할 것도 없죠. 시계 분야에 11년 이상 몸담아온 저로서는 좌절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곧이어 명품 시계 시장에 이런 필요를 채워줄 시계가 없다는 걸 깨달았고 그게 바로 서밋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몽블랑 최초의 스마트 워치 서밋은 이렇게 태어났다.

 

▲ 서밋은 스마트 워치로는 최초로 곡면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적용했다. 출처=몽블랑
▲ (왼쪽부터) 티타늄, 블랙 스틸, 블랙 스틸 베젤, 스틸 버전 서밋. 출처=몽블랑

겉모습부터 살펴보자면, ‘이게 스마트워치라고?’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기존의 몽블랑 시계와 차이점이 없다. 직경 46mm, 두께 12.5mm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장착한 서밋은 포멀한 수트에 착용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 점잖은 모습이다. 직경이 다소 크다고 느낄 수 있지만 가벼운 무게 덕에 부담이 덜하다. 보다 가벼운 착용감을 원한다면 티타늄 모델이 좋은 대안이 되어줄 것이다. 서밋은 크게 네 가지 버전으로 출시한다. 블랙 스틸 모델, 블랙 스틸 베젤을 적용한 모델, 스틸 모델 그리고 티타늄 모델이 그것이다. 스트랩 선택지는 보다 다양하다. 블랙, 블루, 그린, 레드 러버 나토 밴드부터 블랙, 브라운, 네이비 소가죽 혹은 악어가죽 중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몽블랑의 설명에 따르면 케이스, 스트랩, 워치 페이스의 조합을 통해 총 300여 개 이상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몽블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디자이너, 엔지니어들이 협업해 ‘나만의 다이얼’을 제작할 수 있는 고품격 맞춤 서비스도 유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서밋은 스마트 워치 최초로 디스플레이를 곡면의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덮어 훨씬 ‘시계 다운’ 인상을 완성했고, 3시 방향의 크라운은 몽블랑 1858 컬렉션의 디자인과 동일하다. 

이제 속을 들여다볼 차례. 몽블랑 서밋은 안드로이드 웨어 2.0으로 구동한다. 이는 안드로이드와 iOS 체제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구글의 가장 최신 스마트 워치 OS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 iOS 기기 사용자도 불편함 없이 서밋을 활용할 수 있다. 서밋은 내장 마이크를 이용해 정보 검색 및 번역, 음성 명령을 통한 이메일 회신이 가능하며 시계 뒷면에 심박수 및 활동량 측정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다양한 피트니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나침반, 기압계, 환경에 따라 스크린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광 센서, 스마트폰 없이도 음악을 동기화하고 재생할 수 있는 4GB 용량의 플래시 메모리 등이 탑재되어 있고, 이동이 잦은 현대인들에게 유용한 월드 타이머 앱과 내비게이션 기능, 포스퀘어 시티 가이드 앱 기능 또한 눈에 띈다. 

배터리 용량은 하루, 방수 등급은 IP68이다. 완전히 충전하는 데 4시간가량 소요된다 하니 매일 밤 잠들기 전에 충전을 해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수심 1.5m에서 30분 동안 견딜 수 있는 방수 성능을 갖췄으니 그 정도 귀찮음은 눈 감아 줄만 하다. 이쯤 되면 가장 궁금한 건 역시 가격과 출시일 일 터. 몽블랑 서밋은 온라인 스토어 미스터포터에서의 프리 론칭을 거쳐 오는 5월 출시 예정이며, 예상 가격은 890유로(약 107만원)다. 국내 소비자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서밋은 몽블랑 최초의 스마트 워치인 동시에 리치몬트 그룹이 내놓은 첫 번째 스마트 워치다. 태그호이어가 커넥티드 워치를 출시하고, 프레드릭 콘스탄트가 오를로지컬 스마트 워치를 선보이며 스마트 워치 시장의 문을 열어놓은 바 있지만 명품 시계 브랜드가 주를 이루는 리치몬트 그룹이 스마트 워치를 내놓았다는 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게다가 몽블랑 서밋 출시와 같은 날 리치몬트 그룹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스위스 최대 시계 그룹인 스와치 또한 스마트 워치 출시를 예고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닉 하이예크 스와치 그룹 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시계 브랜드 티쏘가 2018년 하반기에 스마트 워치용 자체 OS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양대 시계 그룹의 참전으로 머지않아 (실리콘밸리가 아닌) 스위스발 스마트 워치 전쟁을 목격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몽블랑 서밋 이미지 컷

▲ 몽블랑 1858 크로노그래프 워치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한 서밋. 출처=몽블랑
▲ 서밋은 심박수 및 운동량 측정 센서를 탑재해 손목 위 트레이너로 제격이다. 출처=몽블랑
▲ 블랙 PVD 스틸 케이스와 그린 러버 나토 밴드를 장착한 서밋. 출처=몽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