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생명보험업종이 금리상승 전망에도 주가 움직임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회계표준(IFRS17) 도입으로 인한 자본규제 강화가 시작되는데다 배당성향마저 감소하면서 투자매력은 더욱 하락하고 있는 상황. 근본적인 생보업종 경쟁력 취약 문제와 더불어 정책 불확실성이 본격적으로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보업종 결산배당금 지속 하락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주주들에게 환원되는 배당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주당 배당금을 12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1년 전 1800원과 비교해 600원 감소한 금액이다. 배당성향은 27.5%에서 23.0%로 4.5%포인트 떨어졌다.

한화생명은 180원이던 주당 배당금을 80원으로 낮췄다. 배당성향은 27.0%에서 19.1%로 7.9%포인트 하락했다.

배당성향은 ‘배당금/당기순이익X100’의 공식을 가진다. 즉 배당금 규모가 줄어들면 배당성향 역시 감소하게 된다.

삼성생명의 결산배당금 규모는 지난 2014년 3403억원에서 2015년 3327억원, 지난해 2154억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같은기간 한화생명은 1488억원, 1352억원, 601억원으로 감소했다. 동양생명의 경우 2014년 561억원에서 2015년 632억원으로 뛰었지만 지난해 204억원으로 풀썩 주저앉았다.

반면 생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대체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1조3370억원에서 2015년 1조2096억원, 지난해 2조1499억원으로 3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한화생명은 4051억원에서 5300억원, 8451억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 생보사별 결산배당금 규모(위)와 당기순이익 추이. 당기순이익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결산배당금은 줄어들고 있다(단위 : 억원, 출처 FN가이드)

당기순이익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요 생보사들이 배당을 축소하는 것은 자본확충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배당금을 축소하고 이익잉여금을 늘린 뒤, 자본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IFRS17이 도입될 경우 부채평가시점을 과거시점에서 현재의 시장가격(시가)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결국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 때문에 보험사가 지불해야 할 부채 규모가 커지게 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자본금 규모를 늘려야 한다.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도 강화되기 때문에 배당축소는 불가피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 환원이 낮아진 것은 올해 예정된 IFRS17 기준서 공개와 한국형 신지급 여력제도 도입 관련 규제 불확실성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라며 “이익 유보를 통해 제도 변화에 대비하려는 모습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정책 불확실성이 강화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만약 신지급여력제도가 2018년부터 시행된다면 현금 배당 축소 기조는 2017년에 일단락 될 수 있지만 시행 시기가 2018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제도의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배당에 대한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근본적인 경쟁력 약화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총자산비율을 매출액으로 나눈 ‘총자산 대비 매출비율’을 살펴보면 삼성생명은 지난 2011년 9.93%에서 2015년 8.14%로 하락했다. 같은기간 한화생명은 10.41%에서 9.96%, 동양생명은 22.98%에서 15.97%로 주저앉았다. 미래에셋생명도 13.11%에서 10.14%로 하락했다.

▲ 생보사별 총자산 대비 매출비율(출처=FN가이드 자료 재구성)

"시장환경은 생보사에 유리"

자본확충 문제로 인한 배당축소가 나타나지만 시장환경 자체는 생보사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경기 회복, 인플레이션 기대감으로 장기채 상승 압력이 높다”면서 “선진국의 물가 지수 반전, 경기 회복 기대,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장기채의 상승 전환이 생보업종의 주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도 “ 제도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나 그 와중에 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생보사들의 부담은 적어지고 있다”며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하면 주가는 역사적 최저점이기 때문에 생보주에 대한 투자매력이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