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미지투데이

젊었을 때보다 부쩍 눈물이 많아지거나 성욕이 감퇴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남성갱년기. 과거에 비해 인식이 증가하며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남성갱년기는 단일 증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에서 가장 고민인 증상에 맞는 과를 찾아 치료를 받거나 전체적인 ‘기(氣)’를 보강하는 한방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중년 이후 신장기능 쇠퇴로 기력 허해져

남성들은 대략 45~65세 사이에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정신, 심리, 혈관운동성 증상을 보이게 되는데 이를 통칭해 남성갱년기라고 부른다. 동양의학의 가장 오래된 서적 중 하나인 ‘황제내경소문편’에서는 이와 유사한 증상을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남성은 40세 이후 신장의 기운이 쇠퇴하면서 머리카락이 빠지고 치아가 약해진다고 했다.

 

남성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인 성기능 장애는 모든 남성들의 큰 고민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음위(陰痿), 양위(陽痿), 음기불용(陰器不用), 음불기(陰不起) 등의 병명으로 표현한다. 보통 신장(腎臟), 간장(肝臟), 심장(心臟)의 이상에서 원인을 찾고 있고 기력의 허(虛)함이나 병적인 열(熱)을 병리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현대인 스트레스, 갱년기 악화 요인

현대인들을 둘러싼 환경은 남성갱년기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잦은 과로로 스트레스가 축적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술과 담배를 가까이 하게 된다.

고석재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현대인들은 선천의 정기를 지속적으로 손상당하고 있다”며 “특히 잦은 음주, 과음, 잦은 성생활, 화를 잘 내고 참지 못하는 성격,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 등은 남성갱년기 증상의 악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인이 겪는 스트레스 환경 등은 남성갱년기 증상을 겪는 남성의 연령을 낮출 수 있다.

고석재교수는 “사회가 복잡해지고 청년들의 사회 진출이 빨라지며 이런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늘고 있고 고령화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남성갱년기의 연령 범위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내과로 남성갱년기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는 대부분 40~6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따르면 주로 피로와 성기능 장애, 대사 증후군이나 혈관 질환으로 찾는 경우가 많고 남성갱년기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내원 후에 인식하는 경우도 많았다.

신장 기운 보충, 한방치료의 핵심

한의학적으로 신장의 기를 보충시키는 치료법이 남성갱년기의 주증상인 피로를 해결하는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신장을 보하고 정력을 개선시킨다는 보신익정(補腎益精)에 초점을 두는 처방을 많이 쓴다.

성기능 감퇴에도 역시 신장의 기운을 보강시키는 처방이 주가 된다. 숙지황, 마(산약), 산수유 등의 약재를 다용하며 증상에 따라 간의 기운을 보강하거나 심장의 열을 내리는 약제을 사용한다. 증상에 따라 복령, 택사 등 소변을 통하게 하는 약제를 쓰거나 복분자, 음양곽처럼 직접적으로 성기능을 돕는 약제를 가미하기도 한다.

한방에서의 남성갱년기 치료의 이점은 전립선비대증 환자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남성호르몬요법의 경우 전립선암이나 유방암환자에게는 금기사항이다. 전립선비대증환자에도 권장되지 않는다.

고석재교수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보통 잦은 배뇨, 잔뇨감, 배뇨통을 호소하는데 이는 한방에서 소변불리(小便不利)에 해당한다”며 “이에 쓰는 약제들이 신장의 기운을 보강하는 남성 갱년기 약제와 유사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립선비대증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약은 여러 가지의 약제를 혼합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남성갱년기와 전립선비대증을 함께 치료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중등도 이상의 운동은 혈중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유산소 운동과 함께 중등도 정도의 근육운동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신장 기운 보충엔 黑곡물·오미자 제격

부득이하게 병원을 방문하기 힘들다면 집에서도 간단하게 신장의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 신장(콩팥)의 기운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으로 흑색의 곡물이나 오미자의 섭취가 권장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흑색 곡물 중 검은콩과 검은깨는 신장의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이러한 흑색 식품에는 수용성 색소인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가 있는데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작용을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비만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방에서도 검은콩과 검은깨 등 검은 곡물을 신장의 허한 기운을 보충해준다고 보고 있다. 검은색을 내는 수용성 색소인 안토시아닌을 잘 섭취하려면 콩을 밥 등에 넣어먹을 때 콩을 물에 너무 오래 불려 색소가 빠지는 경우가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매운맛을 낸다고 해서 오미자(五味子)의 경우도 마트에서 쉽게 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오미자는 신장의 기능을 강화해 체내 영양물질을 일컫는 진액을 보충해준다고 본다. ‘동의보감’에서도 “오미자는 피를 맑게 하고 주독을 풀어주고 정력을 보강해준다”고 했다. 

[도움말: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