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에 의한 단종이라는 초유의 위기와 직면했으나, 프리미엄 시장에서 나름 성공적인 방어전에 나섰다는 발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일 지난해 4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점유율 38.7%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탄 유저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최대 경쟁자 갤럭시노트7 단종 반사이익도 톡톡히 누렸다는 설명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7 플러스로 전환하거나, 더 높은 메모리 사양을 선택한 유저가 많다”며 “이는 타 경쟁사들이 자사의 플래그십 부문에서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애플이라는 브랜드에 가치를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눈길을 끄는 지점은 삼성전자의 점유율 방어다. 19%로 2위를 기록한 가운데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갤럭시노트7이 단종됐으나 대부분의 홍보와 프로모션을 갤럭시 S7과 엣지로 빠르게 전환하며 한 숨 돌렸다는 후문이다. 중저가인 J시리즈의 선전도 큰 역할을 했다.

▲ 갤럭시s7. 출처=삼성전자

중국의 활생돌풍은 점점 거세지는 분위기다. 특히 ZTE는 미국 이동통신사 메트로PCS 와 크리켓(Cricket)의 선불폰 유통망 확장과, 저렴한 패블릿 스마트폰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4분기에 처음으로 두 자리 수 시장점유율인 10.7%를 기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의 틈에서 고통받고 있지만 스마트폰 측면에서는 의미있는 성장을 해내는 분위기다.

구글의 첫 자체 제작 스마트폰인 픽셀과 픽셀XL도 시장에 연착륙하고 있다. 구글 픽셀은 미국의 이동통신사 빅4 중 하나로 꼽히는 버라이즌(Verizon) 전용 스마트폰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며, 물량 부족만 아니었으면 훨씬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프리미엄 시장의 대명사인 미국에서도 200달러이하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판매가 증가한 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베스트바이(BestBuy), 월마트, 아마존 등 대표적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가 이루어지는 중저가 라인업의 강세가 조금씩 프리미엄 시장에도 스며들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