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Genesis, 37.5×37.5㎝ Korea Lacquer Painting with Nature Materials on Hemp Cloth, 2001

 

Rhee, Jeong-Yoen has reached here. When I first saw her work in last May, I just felt that she had reached here. It was for sure that she made a circular pilgrimage and returned to the starting point.

화가 이정연은 여기까지 와 있다. 금년 5월, 서울에서 그녀의 작품을 처음 봤을때, 나는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기까지 이르렀다’라고 직감적으로 생각했다. 편력(編曆)의 원을 그리고 난 뒤 나선상의 하나 위의 위치의 ‘원점’으로 되돌아 왔다. 그런 분위기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 53×45.5㎝(each)

 

Her early work confirmed my thought. Her change from Eastern painting to Western painting. Her pilgrimage from styles of Fauve, Expressionism, Surrealism in her study in the States, through abstract styles of more freedom and bright colors to styles of thick brush strokes and unfilled spaces in the latest work.

작품을 본 다음, 과거 작품자료를 보았더니 역시 그러한 나의 생각을 확고하게 해 주었다. 학생시절에 동양화를 공부하고, 후에 서양화로 바꾼 것. 서양화 중에서도, 미국 유학 중에 몇 가지 상징적인 형태를 중심으로 한 fauve적, 표현주의적, 초현실주의적인 양식에서, 마치 어떤 굴레에서 벗어난 것 같이, 색채가 밝아지고, 모습이 추상적으로 옮겨져 간 양식으로, 그리고 다시 1990년대 후기의 큰 필치와 모습, 마치 동양화처럼 바탕을 공백으로 남기는 양식으로 변한 편력.

 

▲ 112×162㎝

 

After all those changes she finally found what suited her best. In such a way, she has reached here. What suits her best - her own origin where she came from and where she will return at last. She is at the half of her life even in terms of physical age.

대략 그러한 변화, 변천, 편력을 거친 끝에 그녀는 아마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에 도달한 것이다. ‘여기가지 이르렀다’라는 것은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자신의 ‘뿌리’, 근원, 자신이 나온 곳, 그리고 언젠가는 돌아갈 곳을 의미한다. 연령적으로도, 그녀는 인생의 중반에 와 있다.

 

▲ 132×162㎝

 

Painting is the image or the flat space made of several materials. And there are some figures and the background. Rhee, Jeong-Yoen has been changed to apply natural materials, such as lacquer, clay, ashes of charcoal and stone, clothes and so on. Thus her work has unique texture of the earth.

회화라는 것은 물질로 만들어진 이미지 혹은 평면공간인 것이다. 그리고 그 평면공간 혹은 이미지는 바탕과 그림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정연 작가가 작품을 만드는 물질은 나선이 한 둘레위로 올라온 곳에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들은 옻, 흙, 숯이나 돌의 재, 면포 등 모두 자연의 소재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한눈에 바로 알 수는 있듯이 이정연 작가의 현재 작품은 흙 느낌의, 대지의 감촉의, 거칠지만 눈에 낯설지 않은 독특한 표면을 이루고 있다.

 

▲ 136×102㎝

 

Such a texture hints so strongly the mother earth and reminds at least people of East Asia of their own origin and memories. Painting is more than texture, however. There should be something drawn or something not drawn.

이 텍스처(texture)의 충격력은 강하다. 강할 뿐만 아니라, ‘모체(母體)인 대지(大地)’라는 것을 당연히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적어도 동아시아 지역의 사람에게는 자신의 뿌리의 깊이, 옛날 기억과 연관되는 것에 호소하는 요소를 틀림없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회화는 텍스처(texture)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또한 그려져 있지 않은지, 그것이 회화라는 것이다.

▲글=지바 시게오/미술평론가(Chiba Shigeo/Art Critic)

 

▲ 66×81㎝(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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