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PEXEL>

디자인은 물건을 제작하기 위한 제안이나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결과다. 물건을 만드는 행위라고도 한다. 그러나 디자인은 단순히 우리가 생각하는 ‘제품에 미적 감각을 추가해주는 과정’에 머물지 않는다. 이보다 더 포괄적인 단어다. 만들어내고 개발해내는 계획을 뜻하기도 한다. 계획에 맞추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행위 자체라고 말하기도 한다. 즉, 완성하려는 사물이나 행위를 위한 준비계획의 결정 과정. 그것이 디자인이다.

형태, 점, 선, 면, 입체, 색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결정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은 디자인이라는 명목으로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다. 다만 가치평가는 선택과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르기도 하다. 이성적인 측면에서 고도로 세밀한 설계를 통해 제품이 가지는 최선의 기능성을 고민하는 한편, 인간과 제품을 감성으로 잇고 본질적인 미학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디자인 평가에는 여러 요소를 이용하여 결과에 반영한다. 때문에 그 많은 요소를 가려 평가하는 기준이 있고, 우리는 이 기준을 잡아주는 3가지 디자인 어워드를 일컬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라 말한다.

 

디자인계 국제영화제

◇ 독일 하노버 소재 iF 협회의 ‘iF(International Forum) 디자인 어워드’

▲ iF 디자인 어워드 로고 <출처=위키커먼스>

iF 어워드는 1953년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디자인 어워드다. 매년 60여개 국가에서 5000~6000건의 작품이 출품된다. 프로덕트, 인테리어, 콘셉트 등 7개 부문에 출품된 작품은 심사를 통해 선정된 제품만이 iF마크를 붙일 수 있는 본상(iF Label)으로 선정된다. 여기서 재심사를 거쳐 본상 수상작 가운데 우수한 작품 단 75점만이 골드 어워드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골드 어워드 수상까지는 총 4번의 심사를 거쳐야만 한다. 그만큼 까다로운 심사 과정 때문에 ‘iF 골드 어워드’는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오스카 디자인 상’이라 불린다.

올해는 59개국으로부터 접수된 총 5575개의 출품작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지난 1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심사를 거처 경연을 펼쳤다.

우리나라는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1954년부터 2017년까지 총 68개 골드 어워드와 1737개의 본상을 배출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iF 디자인 탤런트 어워드는 총 222건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매년 1만건 이상이 접수되는 디자인 탤런트 어워드는 출품비가 무료이며 수상할 경우 해당 어워드에 따른 상금이 지급된다.

골드 어워드는 삼성이 27개, LG가 14개, 아이리버가 4개 순이다. 다른 한국 기업은 대부분 1개 작품만 수상했다. 국내 최초 골드 어워드 수상은 2003년 LG 휴대폰이 기록을 갖고 있다. 정부기관 최초 수상은 ‘정부 3.0 국민디자인단 프로젝트’로 행정자치부가 서비스 분야에서 받았다. 학교 기관 첫 수상의 영광은 2017년 건양대학교가 콘셉트 부분에서 받았다.

한국은 올해 237개의 본상과 6개의 골드 어워드를 수상했다. iF 디자인 어워드에 3년 연속 수상한 작품에 주어지는 2017 iF 랭킹에서는 삼성이 1위, LG가 3위로 국내 두 기업만이 순위권에 올랐다.

‘iF 디자인 어워드 2018’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6월 29일부터 조기접수를 받는다. 9월 29일까지는 일반 접수, 10월 20일까지 라스트 찬스 접수를 받는다. 

 

◇ 독일 에센 소재 독일 디자인 협회가 주최하는 ‘레드닷(red-dot) 어워드’

▲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부문 로고 <출처=위키커먼스>

레드닷 어워드는 독일 노르트하임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1955년부터 제품, 커뮤니케이션, 콘셉트 등 3개 부문으로 나누어 디자인을 평가하는 시상이다.

제품 디자인 어워드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어워드는 이미 발표된 커뮤니케이션 관련 디자인 작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디자인 콘셉트 어워드는 경쟁작으로 출품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아직 대량 생산되지 않고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 서비스 또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대상으로 한다.

선별된 3개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작품은 4가지 종류의 상을 수상할 수 있다. 먼저 세부적인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작품은 장려 격인 아너러블맨션(Honourable Mention)이 있다. 최고의 디자이너에게는 위너(Winner), 위너 안에서 재심사를 거쳐 연 평균 1.5%에게 주어지는 베스트오브베스트(Best of the Best)가 있으며 해마다 단 한 작품에만 수여되는 레드닷 최고의 영예 루미나리(Luminary)도 있다.

한국 기업으로는 한국타이어가 2015년에 최고의 상인 루미나리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지난해에는 총 161개의 우리나라 작품이 레드닷 라벨을 받았다. 수상작은 세계에서 가장 큰 디자인 박물관인 독일 에센(Essen)에 위치한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에 전시된다.

지난해 레드닷 디자인 순위는 KT그룹이 1위로 차지했으며 바디프랜드(Bodyfriend)가 4위, 한국타이어가 7위, LG전자가 9위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해마다 지역별 상위 15개의 기업, 디자인 스튜디오 및 디자인 기관을 선정하는 레드닷 디자인 순위는 디자인 분야의 업적 및 역량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의 각종 디자인 어워드 시상 횟수와 시상식의 명성에 가중치를 적용하여 계산된다.

2017 레드닷 어워드는 지난 1월 1일부터 3월 22일까지 바이오닉스, 커뮤니케이션, 에너지 등 34가지 카테고리에서 디자인 평가를 접수받았다. 최종 심사결과는 6월에 공개된다. 지난해는 1만8000건이 넘는 작품이 몰렸다. 그만큼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 디자인 교류의 장으로 평가된다.

 

◇ 미국 산업디자이너 협회(IDSA)가 주관하는 ‘IDEA 디자인 어워드’

▲ IDEA 디자인 어워드 로고 <출처=IDSA>

IDEA는 1980년부터 시상됐다. ‘미국 산업디자이너 협회(IDSA)’가 주관하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인 어워드다. IDEA 디자인 어워드는 ‘디자인계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IDEA는 ‘좋은 디자인과 똑똑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상품을 훌륭하게 만들어 내는지 정확하게 표현해낸 것’에 주안점을 두고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 대회는 수상 부문에 골드, 실버, 브론즈가 있고 전부 위너(Winner) 칭호를 부여하며 장려격인 파이널리스트도 있다. 대회 종료 후 제작되는 연례 우수 디자인 연감(Year Yearbook of Design Excellence)은 전 세계의 디자인 및 비즈니스 임원들에게 배포된다.

해마다 대회 최우수 작품은 헨리포드(The Henry Ford) 박물관에 영구 컬렉션으로 분류되어 전시된다. 20개 카테고리로 출품작을 분류하는 이 대회는 디자인 혁신, 사용자경험(UE), 사용자 혜택, 사회적 책임, 적절한 미학 요소 등 4가지 심사기준을 통해 최고의 디자인을 선정한다.

한국은 지난해 서울 디자인재단이 출품한 ‘대통령 기록관’이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IDEA를 주최하는 IDSA는 ‘대통령 기록관’에 대해 “국새 보관함을 모티브로 석재와 유리라는 현대적인 재료로 상징화하여 역사와 현재를 아우르는 디자인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2017 IDEA어워드는 지난 1월 3일부터 신청을 받아 3월 17일에 마감했다. 온라인 배심원의 심사가 3월 22일부터 4월 7일까지 이루어지며 최종 후보자는 5월에 발표된다.

▲ 대륙별 대표 디자인 어워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3상 3색 어떻게 다른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는 각 어워드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어워드의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3대 어워드 공모전에는 출품 시 제출해야 하는 ‘패널(Panel)’에 차이가 크다. 디자인 어워드에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이자 이력서라고 할 수 있는 패널은 대회마다 각각의 특색을 강조하며 요구한다.

레드닷 같은 경우에 자신이 지원하는 어워드 성격에 맞춰 패널을 제출해야 한다. 레드닷 콘셉트 어워드 같은 경우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를 디자인 못지않게 중요시한다. IDEA는 탄탄한 프로세스와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IDEA는 패널을 6장씩이나 받기 때문이다. iF는 오히려 한 장의 패널만 받는다. 이 때문에 레드닷의 아이디어, IDEA의 프로세스 두 가지를 한 장의 패널에 표현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까다로울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공모전을 위한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마스터했다면 나머지 두 곳 또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들 어워드의 공통적인 특징은 하나같이 심사위원의 전문성이 뛰어나고 까다롭다는 점이다. 모두 1년에 한 번 접수를 받아 작품을 평가하고 수상 여부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이들 어워드가 특유의 별명과 함께 ‘국제영화제 시상식’이라고 비유되고 있다.

대회 개최지는 IDEA를 제외한 두개의 어워드가 독일에서 열린다. 세계 2대 어워드가 독일에서 태동한 배경은 지난 1953년 독일 정부가 독일 디자인위원회(German Design Council)를 설립하며 국가 차원에서 디자인과 관련된 모든 산업을 적극 지원하면부터다. 독일 정부는 좋은 디자인을 장려하기 위해 전시, 세미나, 포럼 개최를 비롯해 독일 유명 디자인 어워드 다수를 앞장서 주관하며 차세대 디자이너를 발굴의 인도자 역할을 자처했다. 현재는 정부가 주관하지 않고 민간으로 이양, 개인 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